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 마음이 외로운 당신을 위한 따뜻한 위로
A.G 로엠메르스 지음, 김경집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세계 160개국에서 출판되어 8천만부가 판매된 셍텍쥐베리의 '어린왕자'.

셍텍쥐베리는 1943년 어린왕자를 세상에 내보였고, 이듬해 1944년 공군 조종사로

정찰비행에 나섰다가 독일군 전투기에 격추되어 세상을 떠나게 된다. 일평생 하늘을

사랑했고, 하늘을 날며 상상의 나래를 펴다, 하늘에서 죽은 비운의 작가다.

그의 사후부터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서 '어린왕자'는 책 좀 읽는다는 사람들에겐

최고의 찬사를 받는 명작이 되었고, 독서를 시작하는 어린 아이들에게는 항상 추천

도서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입문서가 되고있다. 어린왕자란 이름을 사용한 아류작들도

넘쳐나지만, 그 어떤 책이 정말로 '어린왕자'란 이름을 떳떳하게 사용하며 원작과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었겠는가. 그런데 이번에 신간 '어린왕자 두번째 이야기'가 출간됐다.

어린왕자의 이름을 빌려쓴 아류작이 아니다. 정식으로 셍텍쥐베리 재단으로부터 어린

왕자란 이름의 사용을 승인받고, 재단 회장이자 셍텍쥐베리의 손자인 프레데릭 다게

로부터 책의 추천서까지 받은 제대로 된 '어린왕자'가 출간된 것이다. 그 두번째 이야기

라는 이름으로...

 

 

 

 

작가는 알레한드로 길레르모 로엠메르스다. 이름 참 길기도 하다. 셍텍쥐베리란 이름은

한번 들으면 절대 잊혀지지 않을 이름인데 알레한드로길레르모로엠메르스는 절대 외울래야

외워지지 않을 이름같다. ^^;

 

어린왕자가 자기 별로 돌아간 이후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지구를 찾아오고 마침, 고속도로를

달리던 '나'와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작가가 아르헨티나인이어서인지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은 아르헨티나 남부 파타고니아 지방이다. 어른인 '나'는 우연히 만난

정체모를 소년과 벗삼이 이야기 상대를 하며 지루하기 짝이없는 고속도로 운전을 하게된다.

대화를 하면 할수록 순진하다 못해,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소년이 답답하기도 하지만, 나는

최대한 친절하게 세상 살아가는 방법,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법, 문제가 닥치면 해결하는법

등을 가르친다. 좋은 얘기를 들려줄때마다 고개를 끄덕거리며 뭔가를 생각하는 소년을 보고,

나는 신이나서 떠들어 댄다. 문제가 생기면 피하려고 하지말고, 문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슬기롭게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살면서 영혼이 죽은듯이 침묵해서는 안되고, 기계

보다 살아있는 동,식물에 대해 애정을 느껴야 한다고, 그리고 과거와 미래를 돌아보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지금 현재에 최선을 다하라고. 이따금씩 돌아오는 질문과 대답은 소년이 너무

순수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라는 것만 알려주는 말들일뿐. 그렇게 삼일동안 어른과 소년은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으며 목적지를 향해 운전해 가는데 나중에야 어른은 이 정체모를 소년이

그 옛날 '어린왕자'임을 알아 차리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하자, 어린왕자는 또 우연히 만난 술주정뱅이 부랑자와 대화를

하고, 그를 따라 가기로 결심한다. 어린왕자와 헤어지는 순간 두사람은 진심으로 서로를 위하는

마음에 가슴아파 하고 그제서야 어른은 깨닫게 된다. 아니, 이 책의 독서를 마치는 순간 '나'는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이다. 뭘?

 

(부랑자와 어린왕자) 두 사람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니 그들이 아직 잠들어 있는 거리를

새로운 빛으로 비추는 듯 했어. 갑자기 모든게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어. 어쩌면 지금까지

어린왕자가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질문을 던져서 나를 이끌어 왔다는 생각이 들었어.

문제에 압도되지 않으려고 바둥거린건 바로 나였고, 기계보다 동물에 대해 더 애정을

느껴야 하는 사람도 나였으며, 과거와 미래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에 살아가는 사람도,

뭘 갖느냐 하는것 보다는 지금의 모습에 충실한 사람, 수단 보다도 목표에 자신의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사람, 그리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랑속에서 성장해야 하는 사람도 바로

나였던 거야. 어린왕자는 내안에 있는 최고의 것을 찾아낼수 있게 해주었어...

 

아마 다들 '어린왕자'란 책은 한번씩 읽어본 기억이 있을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하도 오래전

읽었던 책이라 그때 느꼈던 감정이 남아있지 않을 터. 그건 어쩌면 나이가 들면서, 살아오면서

어릴때 읽었던 어린왕자의 순수한 마음이 퇴색되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어린왕자는 그런 우리들

을 만나기 위해 다시 지구로 돌아왔다. 이제 우리가 그의 얘기를 들어주고, 내 얘기를 그에게

해주는 일만 남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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