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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 걷는 길 ㅣ 담쟁이 문고
이순원 지음, 한수임 그림 / 실천문학사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강릉시내 변두리에 있는 할아버지 댁까지 대관령 꼭대기에서부터 아버지와 함께
걸어가기로 한 상우는 이제 겨우 초등학교 6학년이다. 이제 겨우?
물론 초등학교 6학년이면 아버지와 제법 먼 길도 걷기에 무리가 없겠지만, 대관령에서
강릉시내까지 굽이굽이 산길을 걸어 내려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어림잡아 다섯시간 반.
그 어린나이에 다섯시간 반동안 산길을 걸을수 있을까?
저자 이순원 선생은 다소 무리일수도 있는 산길을 일부러 아들과 함께 걸어가며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된다. 집에서 볼때면 마냥 어리게만 보이는 아이들. 하지만 가끔 밖에서
보이는 모습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어떤 한 모습에서 우리애가 벌써 이렇게 자랐나
싶기도 한게 부모들 마음이다. 이제 일곱살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나도 항상 보아온
아이지만 한번씩 깜짝 깜짝 놀라곤 하는 말을 듣는다. 아~ 어리게만 보아왔던 이 아이가
속이 이렇게 깊구나..정말 말조심 행동조심 해야겠구나..싶은 생각. 이제 우리 아이와도
속깊은 얘기를 나눌때가 된것인가 싶다. 밖에 나가 자연스레 자연속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면 집에서는 할수없었던 얘기들이나 아버지가 아들, 딸들에게만 꼭 해주고 싶은 말들도
자연스레 할수있을것 같다.
다섯시간 반동안 아버지 이순원과 아들 이상우는 그렇게 서로간에 벽을 허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 있었다. 단순히 먼거리니까 차를 타고 갔더라면, 또는 다른 식구들과
함께 였다면 나눌수 없었을 값진 시간들이었음에 틀림없다. 저자 이순원님의 기억속에
각인된 아버지의 모습은 항상 엄하고 두려운 존재였다. 나이가 들어 아버지가 된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아들에게만큼은 꼭 그런 어려운 모습말고도 언제까지나 기억될
따뜻한 아버지의 모습을 남기고 싶다.
이 이야기는 2011년 초등학교 5학년 개정교과서에 <우정에 대하여>란 제목으로 수록된
글이라고 한다. 우리는 아버지와 어떤 추억이 있을까? 아버지는 그냥 과묵하고 무서운
존재일수도 있고, 자상하고 따뜻한 존재일수도 있다. 어떤 경우일지라도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많은 대화를 나눌수 있다면 불필요한 오해도 없을것이고, 가족의 소중함도,
또는 인생의 도움말을 받을수도 있지 않을까? 혹여 우리가 어렸을때 아버지와 그런 시간을
갖지 못했다면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는 오랫동안 가슴속에 기억될 좋은 시간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아들이건 딸이건 간에 말이다.
이순원님의 방법대로 산길을 걸으면서 대화하는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