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월드컵 경기가 오전에 해서 월드컵을 하는지도 몰랐던 나에게도 소식이 들려온다. 안물안궁. 조별 3위 중 9등으로 탈락했으면 좋겠다. A매치가 싫다!!!!! 아묻따 A매치 열광이 전쟁 같은 것도 일으키는 거 아닌가? 월드컵을 보느니 천만 구독자를 가진 먹방 유튜버의 먹방 영상을 보는 게 낫겠다고 생각한다. 


의식적으로 잠을 충분히 많이 자려고 한다. 10시간 9시간 9시간. 적어도 7시간 30분 이상은 자려고 한다. 잠을 자는 1시간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이 귀하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잠자는 시간을 줄여서 실력을 쌓고 자산을 늘리려고 하는 요즘 시대에 나는 실력에도 자산에도 큰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잠과 건강= 존버에만 관심 있다. 


기분 좋게 9시간을 푹 자고 일어나서 의사 유튜버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아침부터 더블!! 초코쿠키와 함께 커피를 마셨다. 모닝홈트를 하고 신선한 채소와 렌틸콩과 닭가슴살을 섞은 샐러드를 먹고!!!  마지막으로 드립커피와 함께 약간의 초코쿠키를 먹었다 ㅋㅋㅋㅋ 이것이 공자가 말한 중도일까?


오늘은 영화관에 갈 예정. 조금 전에 볼 영화들을 예매했다. 신민아 주연의 <눈동자>도 보고 시네마테크 특별전도 봐야지. 유감스럽게도 최신 영화보다는 최소 20년 전 영화들이 더 내 마음에 와닿는다. 그래서 요즘은 시네마테크 영화를 더 많이 보는 듯. 


A도서관에서 빌린 <박태웅의 AI강의 2026>과 B도서관에서 빌린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와 C도서관에서 빌린 <절창>은 도대체 언제 다 읽고 반납할지. 그리고 내가 매달 구입하는 서너 권의 책들까지. 책을 사는 이유는 절판될지도 모르니까. 사실 전판된 책 빌리러 B도서관에 갔다가 그 책을 못 찾고(직원한테 찾아달라고 하기 귀찮) 걍 눈에 보이는 안드로이드 전기양 빌려 옴. 유명하지만 안 읽어본 책(SF를 좋아하진 않음).


잠자고, 책 읽고, 영화 보고, 일기를 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매일 진지하게 틈이 날 때마다 퇴직을 생각하지만, 역시 출퇴근이 주는 강제 활력(활동)을 자력으로는 구현을 자신이 없어서 계속 우물쭈물 중이다. 주 5일 다음의 토요일, 일요일은 정말 맛나니까 그 맛도 소중하고. 


아무튼, 즐거운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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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만: 잘나서 나를 증명할 수 없을 땐 망가져 나를 증명한다.


여전히 모자무싸 1화를 곱씹고 있다. 유튜브에서 정신과 의사들과 동종업계 종사자들이 황동만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을 여러 개, 여러 번 봤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본 영상은 유튜브 뇌부자들 영상이었다. 유튜브 진행자들은 황동만의 구구절절 사연(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나?)과 황동만도 인생이 잘 풀렸다면 저 지경의 성격파탄자는 되지 않았을 거라고 했다. 우쭈쭈 우리 동만이 힘들어쪄요? 


왜 황동만은 망가져서까지라도 자신을 증명하고 싶을까? 인정 욕구의 유무 혹은 강약이 예술지망과 예술안지망의 차이인걸까? 


황동만에게 물어보고 싶다. 왜 세상에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지. 나는 살면서 한 번도 '나를 증명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나를 증명해야 할 기회조차 가져본 적이 없는 건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으로 무언가를 해 본 적도 없다(인정받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정도의 냉소를 가득 안고 살아가는 건지도, 시인 백석의 나타샤식 패배주의 ㅋㅋㅋ 그게 난가?). 그렇기에 나는 나 자신의 무가치함(?)을 인식하지도 못한 채 그저 하루를 존버하고 있는 것에 만족하며 하루하루 살아내는 건지도.  그런데 말입니다, 존재가 무가치한 것, 그 무가치함을 인식하는 게 생존(살아가는 것)과 무슨 상관이죠? 자신이 가치가 있냐 없냐를 생각하는 거 자체가 핑계(안일함, 나태) 아닌지? 무엇에 대한 핑계냐면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업무들을 하지 않는(해낼 능력이 없는) 자신의 게으름에 대한 핑계.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열광했다는 사실에 실망 중이다. 드라마의 인기가 말해주는 건 세상은 황동만들로 가득하다는 거니까 실망이지. 그저 그런 재능을 타고났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주제파악 못한 채 인정해 달라고 징징대기만 하는 사람들.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칭찬을 주세요. 사랑을 주세요. 10살짜리 애도 아니고 서른 마흔 먹어서도 칭찬은 나를 춤추게 해, 사랑은 유일한 동기부여 하고 있으면 어쩌자는 건가? 거기다 감정시계까지 차고서 내 감정이 이런데, 네가 좀 내 감정에 맞춰라라고 진상을 부리는 거 최악 아닌가.


어느 해외 영화제에 갔다가 구제샵인지 벼룩시장인지에서 구입한 가슴 부근에 구멍이 있는 길고 무거운 가죽 코트를 2차 대전 때 어느 군인이 입어서 총구멍이 난 옷이라고 구차한 소개를 하는 황동만은 그 옷을 입으면 역사의 센터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고 했다(진심 한심!). 황동만은 왜 역사의 정중앙으로 들어가고 싶을까? 센터가 되고 싶은 욕망은 도대체 뭘까? 황동만이 학원강사를 하는 것도 센터가 되고 싶은 욕망을 채워줘서일까? 내 목소리가 가 닿는 곳까지 다 내 거라는 건 영향력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망의 표현인 건가?


+어떤 종류 건 창의적인 작업을 못 한 날은 잃어버린 날이라 할 수 있다. 예술가, 진짜 예술가라면 일을 해야 한다.


+돈 생각 때문에 심란해서 행복하지가 못하다. 돈이 없으니 오로지 돈 생각만 한다. 오전 10시에 아메르 전기회사의 담당자 루이스를 만났다. 엔지니어들은 오전 10시에 출근한다. 그는 나를 고용하고는 싶은데 주당 25달러 이상은 주지 못한다고 했다. 나는 주당 25달러로는 기본적인 생활도 힘들다고 말했고 우리는 목요일에 다시 만나보기로 했다. 신규 여자 직원 2만 명을 뽑아야 한다는 패터슨의 윌러드 주식회사에서도 일하고 싶다. 일단 돈부터 벌어야겠다.

<퍼트리사 하이스미스 일기와 노트 1941-1950>


황진만: 언제까지 집구석에서 놀 건데?

황동만: 노는 거 아니라고. 다 생각하는 거야. 글이 그렇게 쉽게 나오는 줄 알아? 다들 나처럼 일해. 5년에 한 편 10년에 한 편씩 하면서.

황진만: 5년에 한 편, 10년에 한 편 하는 게 그게 일이야? 취미지? 일은 아침에 눈뜨면 씻고 나가서, 어금니 꽉 깨물고 죽기 살기로...

황동만: 한다고 죽기 살기로

황진만: 매일! 될 때까지!

황동만: 매일 죽기살기로 하면 진짜 죽지!


황동만이 20년 동안 영화감독(사실 무직)이라고 착각하면서 글 끼적대면서 살 수 있었던 것은 황진만이라는 비빌 언덕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빌 언덕이 없는 사람은 20년 동안 생각만 하는 걸 '업'으로 삼아서 살 수가 없다고. 2~3년 하다가 안 되면 눈 낮춰서 취업하는 거라고. 장기 취준생도 특권이라는 걸 왜 모를까. 20살의 나에겐 그 특권이 없었지. 내 부모는 전혀 비빌 언덕이 아니었고, 언니나 오빠도 없었으니까. 먹고 살만 하니까 영화 전공 하는 거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황동만은 철부지 십 세 같다. 황동만 같은 특권을 가져보지 못한 나로서는 저렇게 철없이 지 좆대로 살면서도 굶어 죽지 않을 수 있는 황동만의 조건이 부럽기도 하다. 예술한다고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평생 먹고 놀면서 잘 나가는 친구들한테는 악플 달면서 스트레스 풀고. 어찌 보면 부러운 삶이지. 어머! 나 지금 황동만이 부러워서 이렇게 졸라 까고 있는 거???? 나도 저렇게 살아보고 싶었는데 그걸 못해봐서 황동만에 긁혀서 이러는 건가? 나도 비빌 언덕이 있었으면 소설 쓴답시고 집에서 먹고 놀면서 "노는 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라고!!"라고 저러고 싶었는데 말이다. 개부럽네, 황동만.  


어쨌든 황동만은 주인공이고 드라마의 인기를 보면 많은 동정표와 공감표를 얻은 듯한데(유튜브, 특히 동종업계 사람들이 나도 황동만이다라고 외치는 걸 보면) 1화를 꼼꼼히 다시 한 번 더 본 지금도 나는 황동만이 싫다. 딱 10살 특히 남자애들이 하는 짓거리다. 내가 못하든 잘하든 무조건적인 지지와 칭찬을 바라는 그런 애들. 그걸 40살 먹고도 하고 있는데, 그걸 본 시청자들이 황동만에게 몰입하고 공감하고 저건 내 얘기야 하는데... 박해영 작가는 전국의 황동만들을 격려하고 싶어서 이 드라마를 쓴 걸까? 내 드라마가 너의 변PD가 되어줄게 하는 마음으로 이 드라마를 쓴 거라면 100% 성공한 듯. 전국의 황동만들이 위로받았을 테니. 


최대표: 안 되는 거 붙잡고 있으면서 남 잘되는 거 배 아파하지 말고 이제 좀 건설적으로 생산적으로 살자, 응?

황동만: 내 인생이 왜 네 마음에 들어야 되는데요?


황동만의 이 대사를 듣는데 진짜 가슴 깊은 곳에서 빡이 쳐 올라왔다. 같은 말로 돌려주면 "내 영화가 왜 네 마음에 들어야 하는데요?" 


장미란(한선화 배우): 어휴, 아무것도 아닌 새끼가, 쯧. 


아무것도 아닌 새끼들이 깝치는 거 진짜 싫다. 


사람들은 종종 내 앞에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매운맛이라고 앓는 소리 또는 자화자찬을 하곤 한다. 너한테 매운맛인 대소사들이 나에겐 그저 순한맛이었다는 걸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그걸 말하면 너는 "왜 내 인생이 니 맘에 들어야 하는데요?"라는 악다구니나 하겠지. 그런 악다구니와 함께 니가 그렇게 잘났어? 잘나지도 않은 게. 하는 소리는 토핑으로 듣겠지(경험담). 


결론은 모자무싸 1화를 보고 나서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는 거. 에휴... 황동만을 곱씹으면서 내 안을 뒤져봤다. 아무리 뒤져봐도 내 안에는 자신을 증명하지 못해서 안달하는, 인정 받고 싶어서 미쳐버린 황동만이 없었다. 아, 그래서 나는 지금처럼 그저 안빈낙도에 만족하면서 일기나 끼적대면서 사는 거였구나.


그런데 말입니다, 퍼트리사 하이스미스의 일기는 왜 이다지도 재미가 있는 걸까요? 아무 내용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건 아마도 대문호라는 후광 탓일까요? 얼마 전에 구매했는데, 출판된 지 반년 지났는데 초판 1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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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생인 왕가위 감독은 일대종사(2013년) 이후로 이렇다 할 영화를 만들고 있지 않다. 왜 영화를 만들지 않는지는 알 수가 없다. 왕가위보다 3살 많은 1953년생 짐 자무쉬 감독은 계속 영화를 만들고 있는데 말이다(데드 돈 다이(2019) 마더 파더 시스터 브라더(2025)). 1920년에 태어나 2010년에 죽은 에릭 로메르 감독은 80살이 넘었을 때에도 영화 3편을 만들었다. 물론 일대종사 같은 대형 액션 영화가 아니기에 가능했던 일일지도. 왜 왕가위 감독은 영화감독을 더 이상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1946년생인 현재 한국나이로 81세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디스클로저 데이>라는 영화로 설명해 주었다. 영화를 보면서 '뭐야 아직도 이티? 바로 두 달 전 전 인류는 <프로젝트 헤일메리>에서 로키를 봤는데? 아직도 사람의 형상을 한 외계생명체를 상상하는 관객이 있다고?' 황당 그 자체였다. 이티 같은 생김새의 외계인에 여태 머물러 있는 건 지구상에서 스티븐 스필버그가 유일할 듯. 심지여 이티가 늙으면 저런 모습일 거 같은 외계인이 등장한다. 하... 스티브 완전 감 다 떨어졌네... b급 아니 c급 SF 갬성이라는 건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쓴 소설가가 극우 할배가 되어 조선일보에 칼럼을 쓰는 꼴으 보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왕가위 감독은 감이 다 떨어진 자신의 창작의 우물의 바닥을 알았던 것 일지도. 그래서 <일대종사>를 마지막 필모로 하기로 결심했는지도 모를 일!!!  <파벨만스>(2023)가 스티븐 스필버그의 마지막 작품이었다면 완벽한 마침표 였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81세의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다음 작품이 없을 확률이 더 높은 텐데 마지막 필모가 <디스클로저 데이>라는 게 참... 아쉽다. 이 영화에서 가정 웃겼던 게 외계인이 있다는 사실이 전지구를 뒤흔들 엄청난 폭로가 될 거라는 전제였다. 풉. 동심을 간직한 80살 할배라고 우쭈쭈 해야 할지, 저렇게는 나이 먹지 말자라고 반면교사 삼아야 할지... 퇴행적 영화였다. 

ps. 조지 오코너는 '영' 전문 배우가 되려는 건가? <키메라>(알리체 로르와커 감독, 2024, 내가 좋아하는 영화다. 이 영화에서 조지 오코너 역할 좋음)에서도 '영'이 충만한 역할이었는데. 한국 오면 신천들의 표적이 될지도. "영이 맑아 보이세요." 


도널드 트럼프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동갑이다. 1946년생. 여기까지만 알아도 충분하련만 어제는 도널드의 생일을 알아버렸다. 내가 왜 81살 먹은 백인 할배의 생일까지 알아야 하는지 와놔. 팔순 생파는 잘 했냐? 생일 선물은 레고 받았고?? 그래서 전쟁은 진짜 끝나냐고?!!!! 스티븐 스필버그는 너무 늦은 은퇴로 인해서 자신의 커리어에 먹칠을 했고, 도널트 트럼프는 전 인류에 생활과 목숨에 먹칠을 하고 있다. 도널드 너는 참교육 좀 받아야겠다. 지구인권보호국이 있다면 백악관에 나화진 감독관 좀 보내봐라.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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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모자무싸 1화를 봤다. 2화를 볼 일은 없을 거다. 1화 보다가 오정세(박경세)에 빙의해서 누구 하나 죽일 뻔했다. 내 인생에 잠시라도 있었던 거지 같은 황동만들 시발 다 죽여버리고 싶다(드라마 도입부 오정세의 시나리오 구상에 따르면). 진짜 싫다, 황동만들! 꺼져라, 다시는 나타나지 마라. 내 오해겠지, 내가 너무 예민한 거겠지, 내가 자뻑인 거겠지, 내가 오만한 거겠지 생각했는데, 그 사람들의 언행을 죄다 황동만이 하고 있었다. 씁쓸했다. 그 사람들 전부 내 앞에서는 황동만이었다는 게 씁쓸했다. 


내가 먹는 것을 싫어해서 사람을 만나지 않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주변에 죄다 황동만 뿐이어서 사람을 만나지 않는 거라는 걸 어제 모자무싸 1화를 보고서야 깨달았다. 인생을 하향지원했더니 주변에 황동만만 드글드글한다. 살면서 처음으로 인서울 하지 않을 걸 후회했다(서울엔 잘난 놈들이 많을 테니 황동만을 덜 만나게 될지도). 한국에서는 애초에 지방에 산다는 거 자체가 황동만이라는 걸지도 몰라! 심지어 나보다 더 잘 나가는 놈들도 내 앞에서는 황동만 짓거리를 했다. 천하를 제패한 알렉산더 대왕도 황동만을 만들어 버리는 거지 철학자 디오게네스 같은 재능이 나에게도 있는 건지도 모르지. 


보다 만 드라마 <은중과 상연>을 보면서도 친했다고 생각했던 친구들에게 나는 상연이었구나 하는 걸 깨닫고는 그 드라마를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다. 너는 다 잘하잖아, 어차피 합격할 거면서 뭘 그래, 합격한 거 축하해가 아니라 합격할 줄 알았어, 너는 머리도 좋고 운도 좋은 거 같아 같은 말들을 들을 때마다 좀 황당했었는데, 다들 황동만과 류은중 사이 어딘가의 심정이었구나. 나는 그걸 몰랐네. 


TWS가 부르는 업타운걸을 들을 때마다 웨스트라이프가 부른 업다운걸이 내 주제가라고 했던 친구가 생각났다. 업타운걸 노래를 들을 때마다 내가 떠오른다고 했다. 도대체 왜? 난 부잣집 외동딸(난 가난한 집 K 장녀, 정작 부잣집 외동딸은 너잖아!)이 아니고, 그 친구가 적어도 우리 집보다 두 배는 더 잘 살았을 텐데 말이다. 이 친구도 황동만이어서 내가 업타운걸로 보였던 걸까? 


나에게는 놀라운 재능이 있는데 그건 바로 사람들을 손민수 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생각이든 취향이든 패션이든 물건이든 뭐든. 사람들은 나를 따라 한다. 사소하게는 내가 다이소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으면 지나가던 사람이 내가 고르고 있는 물건을 집어 가고, 백화점에서도 사람 없는 매장에 가서 내가 물건 고르고 있으면 갑자기 사람들이 막 들어온다. 심지어 어떤 병신은 내가 쓰는 자동차 타이어 따라서 사기도 했다지 ㅋㅋㅋㅋ 국제시장에서 파는 짝퉁 디올도 진품처럼 보이게 하는 재능이 내게 있다는 걸 살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하는 건 다 좋아 보인다는 간증도 많이 들었다. 이 세상은 황동만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기껏 한다는 게 나를 손민수 하는 것 정도인 것이다. 좋아 보여서 따라 하고 카피하고 마치 처음부터 자신의 취향이었던 듯 리플리 행세를 하면서도 따라하던 대상이 어떤 성취(?)를 이뤘을 때는 진심으로 축하하지 못하는 그런 찌질한 황동만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다. 


언제는 "너는 다 잘하잖아." 라고 하면서 도움을 얻으려 했다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에게 긁혔다는 느낌이 들면 "니가 그렇게 잘 났어? 넌 니가 되게 잘 난 줄 아는데." 라고 열폭하는 사람들이 당최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황동만을 보고 나서야 납득이 되었다. 태생이 황동만이면 어쩔 수가 없는 거였다.  


인간 존재의 디폴트가 황동만이라면(이 드라마의 인기를 보면 전국의 황동만들이 드라마를 지지한 듯?)

어째서 나는 황동만이 아닌가가 더욱 미스터리!! 

약간의 답을 찾아보자면 나는 알렉산더 대왕보다는 디오게네스가 더 좋기 때문이다. 

하향지원과 안빈낙도. 이것만 있으면 적어도 황동만은 되지 않을 수 있다. 


황동만을 견디면서 볼 자신이 없어서 모자무싸는 안 보기로 함. 

황동만들과 절연하다보니 주변에 인간이 한 명도 없게 된 사람이라서 이 드라마를 화병 없이 볼 수가 없다. 

황동만들과는 다시는 상종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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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오세훈이 당선되었을까? 그건 봄 다음에 여름이 오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었다. 오세훈의 당선에 충격을 먹고 비분강개한 내가 병신이었다. 쯧쭛. 영화 <두 검사>를 보면서 쯧쯧 풋내기 녀석 ㅉ ㅉ 무덤 파고 있네 했는데, 그 풋내기 병신이 나였다. 세상은 열악한 바보들로, 병신들로 가득하다는 걸 망각하고 있었다. 

서울 시내(?) 중심지(?)에서 150여명의 사람이 압사 당해서 죽어도

서울 중심지를 지나는 GTX 지하 철로에 기둥(철근) 50%를 누락하는 공사를 해도

내란을 옹호해도 

열악한 바보들이 국힘당을 지지한다는 것은 자연현상 그 자체라는 것을 망각했다.

어쩌다 가끔 행운처럼 일어나는 일을 진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진보는 없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타투라도 해야 할까?


이 세상은 바로 그 열악한 바보들에게 최적화 되어있을 뿐이다. 

그걸 '악'이라고 규정하고 '선'하게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망상이고 미친 거지.


이명박 때문에, 일베 사이트 때문에 극우 이대남이 생겼을까? 글쎄...

진짜 극우 독재에게 쳐맞아보지 못한 야들야들은 정신상태의 (특히 1990년 이후 출생한) 극우 이대남(이것은 대명사임. 80대도, 여자도 이대남 사상을 가지고 있다면 이대남st)이 당연한 거 아닐까?

아버지 뭐하시노 하면서 귀싸대기 쳐맞는 식의 학대를 죽도록 당해야만 깨닫는 인간들이 다수라는 걸 왜 모른 척 했을까.

열악한 인간들은 몸으로 통증을 느껴야 깨닫는 것일 뿐.


염상섭의 <두 파산>이 읽고 싶어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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