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과 마흔 사이 나를 되돌아볼 시간 - 인생의 전환점에서 만나는 자기 발견의 심리학
미리암 프리스 지음, 박지희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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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진정한 나를 찾아라! 이 미션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사람이니까. 요즘 사춘기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성장기를 보낼 때의 사춘기란 ‘내가 누구인가’를 고민하는 시기였다. 나라는 존재는 정말 어떤 사람인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런 고민들... 굳이 성장기가 아니라도 일생에 한번쯤은 반드시 누구나 저런 고민 앞에 발을 걸리지 않는가?

 인생에 어떤 크게 어려운 일을 당하게 되어 깊은 성찰과 자기 발견의 길로 접어드는 경우도 있겠지만 크게 어려운 일이 없더라도 이런 고민은 들 수 있다. 과연 내 삶이 이 모습이 최선인가 싶을 때도 있고, 그냥저냥 살아가고 있기는 한데 뭔가 잘못되었다든가 묘하게 불안정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서른과 마흔 사이 나는 되돌아볼 시간]을 쓴 미리암 프리스 박사는 그런 느낌이 드는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 말이 이상하게 들릴 거라는 걸 안다. 분명 당신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떻게 내가 나 자신이 아닐 수 있지? 내 느낌과 생각이 내 속에 있으니 내가 느끼는 나 자신일 수밖에 없는데.
 하지만 그건 당신이 아니다. 당신이 그렇다고 여길 뿐이다.
 25쪽 
 


 우리는 자주 모순을 경험하며 산다. 경험하는 일상이 고통스러운데도 아무것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우리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으면서도 결국은 그 반대의 행동을 하거나 반대되는 상황에 머무른다. 우리 자신을 위하지 않으면 우리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상황을 고수한다.
 이런 모순이 바로 발전이 없고, 자신을 억압하고 고통을 느끼게 되는 가장 큰 이유다. 당신이 행복해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이 모순을 해결하지 못하면 상담 치료를 비롯한 다양한 치료를 받아도 내가 주인인 삶을 살지 못한다.
 36쪽

 


 우리 사회 전체의 공통 고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빅이슈! 바로 자존감이다.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사람들, 우울증이나 분노조절장애 혹은 대인관계 어려움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 사회 전반에서 이미 위험수위를 보이고 있는 울화증. 많은 기관에서 그리고 서적이나 방송 프로그램 등과 같은 콘텐츠를 통하여 위와 같은 마음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들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그리고 이와 같은 문제는 아마 국경을 초월하나보다. 독일 최고의 정신과 의사인 미리암 프리스 박사는 이런 어려움이 생기는 이유를 개인 내면의 거짓 자아에서 찾는다. 프리스 박사는 그동안 그가 상담한 내담자들의 사례와 세미나에서 강연해온 내용들을 모아서 내 속에서 거짓 자아가 어떻게 발동하고 활동하며 어떤 방법으로 내 안의 거짓 자아를 다스릴 것인지를 책으로 썼다.

 

 이 책은 올해 들어서 가장 먼저 만난 책인 동시에 가장 공들여 읽은 책이다(4월기준으로^^). 저자는 거짓 자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안 되며 반드시 거짓 자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자기 내면에 대한 끊임없는 관찰과 소통을 거쳐 거짓 자아가 나의 일생을 방해하는 것을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정한 나를 찾아야 한다. 내가 내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자기 부정과 자기 기만, 자기 파괴와 자기 혐오의 습성을 고쳐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쉽지 않다. 저자는 아주 고통스러울 수 있고 어려운 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어렵다고 하여 거짓 자아를 그대로 두면 결국 가까운 미래에 지금보다 더 큰 어려움의 구렁텅이에 빠지고야 말 것이기에, 지금 당장 너의 내면을 되돌아보라고 조언한다.  이 책의 뒷 부분에 저자는 이 책을 마무리하는 맺음말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는 당신 인생의 진정한 변화가 이뤄지길 응원하며, 책을 마치기 전에 몇 가지 더 생각할 거리를 주고 싶다.
 만약 모든 사람이 의미 있는 삶을 살기로 결심하고 건강하게 대화하고 관계 맺는 능력을 지니게 된다면 세계가 어떻게 변할지 상상해 보라.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 및 우리가 사는 세계를 관심과 열린 마음, 공감과 객관적 태도,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한다면 사회가 어떻게 될까?
 만약 우리 사회의 경제, 정치, 사회 분야의 결정권자들이 이런 대화의 원칙으로 중요한 문제를 결정한다면 어떨까?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건강한 대화를 통해 결정한다면? 지도 계층이 거짓 자아를 퇴출시켜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감정이 아니라 이성을 바탕으로 일한다면 환경과 경제 상황은 어떻게 될까? 공감과 존중이 환경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모두가 진정한 교제를 부모의 품에서부터 경험하게 된다면 일상과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까?
 인생은 ‘관계’에 달려 있다. 관계의 시작은 대화다. 바로 여기에 변화의 힘이 있다.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
 우리는 정말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주저하고 있는가?
304쪽

 

 

이 맺음말을 읽고 나면 이 책을 여러사람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확고해진다. 나의 변화는 나에게서 그치는 바람이 아니다. 나의 변화는 사회의 변화로, 세계의 변화로 이어진다는 이 원리를 설명한 저자가 이 책을 통하여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 너무나 분명하다. 우리는 정말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주저하고 있는가?

만약 우리 사회의 경제, 정치, 사회 분야의 결정권자들이 이런 대화의 원칙으로 중요한 문제를 결정한다면 어떨까?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건강한 대화를 통해 결정한다면? 지도 계층이 거짓 자아를 퇴출시켜야 할 대상으로 여기고, 감정이 아니라 이성을 바탕으로 일한다면 환경과 경제 상황은 어떻게 될까? 공감과 존중이 환경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모두가 진정한 교제를 부모의 품에서부터 경험하게 된다면 일상과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까?
인생은 ‘관계’에 달려 있다. 관계의 시작은 대화다. 바로 여기에 변화의 힘이 있다.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
우리는 정말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주저하고 있는가?
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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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이디어는 발견 이다
박영택 지음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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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혹시 다른 사람도 이런 생각해 본적 있을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창의력이 아니라는 것. 남이 보지 못한 것을 내가 보는 것이 창의력이라는 사실. 브레인스토밍은 실은 크게 효력이 있지 않다는 것. 보수(돈)는 간단한 문제를 해결할 때에는 동기부여가 되지만 창의력을 발휘해야 할 때는 어쩌면 장애물일 수 있다는 사실.

 

 나는 이런 생각을 못해보았다. 아마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겠지. 저자 박영택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길어 올리는 패턴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6가지 코드로 정리해서 강연했다. [결국, 아이디어는 발견이다]는 그 강연을 지면으로 옮겨 발간한 책이다.

 

 이 책의 좋은 점은 구성도, 내용도 너무나 간단하다는 점이다. 창의력을 계발한다든가, 획기적인 발상을 꺼낸다든가 하려면 뭔가 뇌 근육을 유연하게 만드는 준비라든지 여러 가지 남다른 관찰과 분석기법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전에 없었던 것, 그러면서 우리에게 지금 필요하고 유익한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창의발상의 패턴만 알면 된다.

 

제거 – 궁극의 정교함은 궁극의 단순함과 다름 없다. 핵심 혹은 비핵심 제거.
복제 – 요소를 복제하거나 비즈니스 형태를 복제하거나. 맞불을 놓아 산불을 잡듯 블랙 해커는 화이트 해커가 잡는다.
속성변경 – 외부 조건에 따른 속성 변경이나 시간에 따른 속성 변경 등
역전 – 위치, 내외, 순서, 이동, 관점 등 역전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역전시켜 보자.
용도통합 – 그릇까지 먹는 스프나 충전기가 되는 마우스패드 그리고 세제로 활용하는 과일스티커까지.
연결 – 꽃병으로 만든 미니 소화기, 만화천자문 등 생소한 것들을 연결해보기.

 

 저자는 이 여섯 가지 패턴을 각각을 주제로 본문을 쓰고 이를 활용한 창의로운 제품(혹은 사건이나 상황, 경우)을 제시하여 설명한다. 복잡하거나 어렵게 설명하는 부분은 없다. 독자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지극히 단순하고 지극히 실물적인 창의적 발상의 세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책의 초입에 저자는 생텍쥐베리 같은 창의적 명사들의 말을 인용한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가 ‘창의성’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부담과 인지적 장벽을 부수기 위해서다. 결국 저자의 말대로 창의성이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능력이 아니다. 눈앞에 있는 것에서 어떤 것을 빼거나, 다른 것을 결합시키는 것. 빼거나 결합시킬 것을 발견하는 능력을 다른 말로 아이디어라고 칭하는 것이 아닌지. 어쩌면 창의성이란 이토록 단순한 것일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은 그런 점에서 창의성의 핵심을 관통하는 멋진 말이 아닌가 한다. 결국, 아이디어는 발견이다.

 


 창의성에 대한 이들의 공통된 생각은 “창의성이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능력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독창성이란 단지 사려 깊은 모방일 뿐이다”라는 계몽주의 작가 볼테르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창의성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예전에 없던 것, 무언가 독창적인 것, 전혀 새로운 것을 연상하기 때문에 창의성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듣지도 보지도 생각지도 못했던 것, 전혀 새로운 것, 무언가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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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철학 - 질문으로 시작하여 사유로 깊어지는 인문학 수업
함돈균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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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들 땡땡이 무늬 양말 하나에 구조주의가 숨어 있는 줄 미처 알았을까?
[사물의 철학]은 참 재미있는 책이다. 일단 이야기마다 잡은 소재들이 매우 친숙하고 친밀하다. 냉장고, 축구, 가로등, 포스트잇, 팝콘.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만나는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들에 대하여, 내 생활에 아주 당연하게 들어와 있어 그것이 거기 있는 줄 제대로 인식하지도 못하고 있던 것들에 대하여 저자는 글을 썼다. 그들의 쓰임에 대하여? 글쎄, 그것도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겠다. 그 사물의 타고난 쓰임에 대하여기도 하고, 그 쓰임에 내재된 인간의 성질에 대하여기도 하고, 인간의 욕망이 그 본연의 쓰임을 어떻게 바꾸었나에 대하여기도 하다. 그리고 어떤 것은 ‘그 사물의 쓰임으로 말미암아 인간이 어떻게 바뀌었나에 대하여‘ 이기도 하다.

 

 이 300페이지짜리 책 한 권을 읽으면서 나는 저자와 참 많은 줄다리기를 했다. 때로는 저자가 잡아 끄는 줄에 훅 딸려가기도 하고, 때로는 저자와의 팽팽한 힘싸움을 하며 내 쪽으로 줄을 당기기도 했다. ‘너무 확대해석하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고, ‘아, 이건 정말 기가 막히네.’ 싶을 정도로 공감되는 부분도 있다. 줄다리기는 꽤나 피곤했지만 이런 책은 어쨌건 읽는 즐거움을 준다. 나는 왜 이에 대하여 동의하는가 혹은 나는 왜 이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는가. 이 두 가지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자문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굳이 저자와 줄다리기를 하며 읽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면 저자가 이끄는 대로 술술 따라가 보는 것도 좋겠다. 저자는 아주 흥미롭게 사물을 바라본다. 뒤집어보고 던져도 보고 굽혀도 보고. 양말 하나에 얼마나 집요한 시선이 얽혀 있는지, 냉장고 하나에 얼마나 많은 생명의 원한이 얽혀 있는지 깜짝 놀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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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정석
장시영 지음 / 비얀드 나리지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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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짧은 영어 문장을 동원하여 작업을 해야 할 때가 생긴다. 그럴 때 내가 만든 영어 문장들을 읽고 교포 친구들이 가장 많이 피드백 했던 말이 있다. ‘너무 한국식 영어야.’ 실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한국식 영어는 뭐고 미국식 영어는 뭔가? 영어면 다 똑같은 영어지.

 

 아마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찾아 읽고 배우고 싶어했던 것 같다. [영어의 정석]의 저자 장시영은 한국식 영어 교육의 폐해를 정리하고, 이제 그만 영어답게 영어를 익혀보자며 이 책을 썼다. 영어다운 영어는 다른 게 아니라 영어의 생성 원리에 따른 어순대로 이해하자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영어다운 영어를 익히기 힘들어하는 원인도 이것이 아닌가 싶다. 영어 어순 원리와 그 어순 그대로 이해하고 구사하는 방식으로 들어가야 영어 다운 영어를 할 수 있을텐데, 우리는 한국어의 기준과 시점으로 영어를 익히려 하니, 거기서 오는 어색함이 결국 한국식 영어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한다.

 

 저자는 평소 원서 읽기와 미드 보는 것이 취미라고 한다. 한국식 영어 교습법에 고통 받는 나 같은 사람들을 보며 그는 ‘영어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에 빠졌고 그 오랜 고민과 연구 끝에 이 책이 나왔다고 한다.

 

 영어 학습서인 이 책의 본문으로 냉큼 들어가 접속사니 5형식이니 하는 것들에 몸을 적시기 전, 저자의 서문을 읽어보면 이 책을 어떻게 학습해야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을지 도움이 된다.

 

 한 마디로 영어를 어설프게 알고 있는 어른들을 위하여 탄생한 이 책은 내지도 어른들의 학습법에 맞추었다. 단순히 설명과 예문이 이어지기보다는, 영어라는 언어의 공간감을 전달하는 데에 주력한 걸로 보인다. 어순이 단순이 이 앞이요, 저 뒤요 하는 식이 아니라, 3차원의 공간 속에서 영어 단어나 구조가 자연스럽게 익혀지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나는 아직 이 책을 중반도 다 못 보았다. 한 번에 제대로 봐서 한 번에 모든 걸 다 이해해버리겠다는 말도 안 되는 욕심으로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는 까닭이다. 전에 언젠가 효과적인 공부는 한 권을 여러 번 보는 것이라고 했는데, 오늘부터라도 학습 방식을 바꿔볼까 싶다. 어쨌거나 교재가 좋으니 나만 잘하면 다 잘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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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힘든 나에게
글배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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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과 사람이 있다. 사람은 모두 저 마다의 색이 있어서 각자가 타자들과 섞일 때마다 저마다의 관계는 다양한 색깔로 나타나는 듯하다. 노란색과 붉은색이 만나면 에너지 넘치는 주황색, 그 노란색이 파란색을 만나면 생기 도는 연두색이 되는 것처럼. 같은 사람에게 걸쳐 있는 여러 관계는 상대의 색에 따라 그 색깔이 천차만별로 나뉜다. 그래서 나는 이제야 조금 알았다. 모든 사람과의 관계가 내 마음에 드는 색깔로 나타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뜻하지 않게 보라색을 만난 노란색은 전혀 취향이 아닌 갈색깔의 관계에서 피곤함을 느끼기도 하고 기대하고 만났던 하늘색과의 관계가 기대에 못 미치는 희멀건 풀색깔로 나와 서운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런 것들은 모두 어쩔 수 없는 관계들이다. 그렇다고 내가 노란색인 것을 부정하거나 내 존재 자체를 책망하고 비난할 수는 없지 않은가?


고민상담소 ‘글배우서재’를 운영하고 있는 글배우가 다시 책을 펴냈다. 직업과 연령에 상관없이 1년에 2천 명의 사람들이 그의 상담소를 찾아온다고 한다. 그들과 색색깔깔 각양각색의 상담을 나눈 저자는 그 상담을 하면서 그가 배우고 느끼고 정리한 것들을 그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써서 책에 담았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힘든 나에게]라는 이 책의 제목은 문장 그대로 나 자신에게 주는 독백 같기도 하고, 이 제목과 같은 문제로 힘들어하고 있는 타인에게 전해주고 싶은 편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본문은 마치 시처럼, 여백과 호흡을 넉넉하게 넣어 빚었다. 저자의 일방적인 가이드나 경험담 풀이가 아니라 마치 내담자를 앞에 두고 건네는 말처럼 만들어보려는 저자의 의지가 읽힌다. 공간은 넉넉한데 문장은 너무너무 긴 것은 좀 아쉽다. 어떤 부분은 죽 읽어내려가다가 마침표가 나오지 않은 채로 문장이 시작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서 이해가 쉽게 되지 않는 것들도 있다. 다시 문장의 처음부터 읽어내려갔던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부분은 오래도록 곱씹으면서 정말 내가 나한테 이야기하든 가슴에 간직하게 된 부분도 있다.

 우리는 모두가 마음과 몸을 지니고 살아가는 운명들이다. 마음따로 몸따로 가면 얼마나 힘든지 사무치게 잘 알고 있고 마음이든 몸이든 둘 중에 어느 하나가 힘들면 다른 하나도 곧 같이 아프게 된다는 사실도 수없이 경험한 존재들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모두가 동지고 동료이고 벗이다. 저자가 책 속에 쓴 부분 중에서 나와 맞지 않는 사람하고는 거리를 두라고, 그게 둘 사이에 가장 편안한 관계이며 그런 관계를 찾아가는 여정이 삶이라고 한 곳이 있었다. 그래, 모두가 동지이고 벗이니 서로 간에 알맞은 거리를 찾아가보자. 모두하고 가까울 필요는 없다. 정말 평생에 내 마음 알아줄 한 명만 있어도 그 생은 성공한 것 이라고 하지 않는가?

지나고 보니
말할까 말까면 그냥 말하지 않는 게 좋고
꼭 말해야 될 건
용기내서 말하는 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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