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도 모르면서 -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내 감정들의 이야기
설레다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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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미안해집니다.

미안함이 큰 만큼 더 애정을 듬뿍 쏟아야지

결심하게 됩니다.

다시 돌이키기 힘든 관계도 있겠지요.

하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흔들리는 관계를 하나씩 다시 쓰다듬고 돌보는 것 아닐까요.

어떤 마음, 어떤 관계든 말이에요.

다시 살릴 수 있겠다, 못 살리겠다

그런 판단은 잊고서.

 

* 이울다

가까운 이에 대한 마음이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시간과 관심을 들이는 데에 소홀한 나머지 그 관계가 서서히 황폐해지는 일.

 

본문 230

 

마음에 무엇이 자라고 있는지, 내 마음에 자라난 그것이 건강한지 아니면 아픈지.

명쾌하게 들여다보며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나한테 있는 것 중에 제일 중요한 게 내 마음인데, 정작 이 중요한 마음을 마주하지 못하고 바로 알지 못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설레다의 그림과 그가 펴내는 책들이 많은 공감을 얻는 것 같다.

내 마음을 때로는 처절한, 때로는 익살맞은, 때로는 서정적인 그림으로 눈앞에 드러내주는 덕으로, 독자들은 그를 사랑한다.

 

[내 마음도 모르면서]설레다가 펴낸 책 중에서 아마 가장 마음에 솔직한 책이 아닐까 싶다. 가장 본능적이고 가장 순수하다고 할 수 있는 감정, ‘사랑이 이 책의 중심에 있다.

 

불현 듯, 어느날 문득, 정말 난데없이 시작된 이 감정은 조금씩 자라 커진다. 나만의 감정으로 끝난다면 어쩌면 간소하고 적당하게 사그라들었을텐데, 어쩜 이 감정은 관계라는 공기 속에서 생명력을 얻고야 만다. 그리고 이 감정이 불러오는 수많은 생각과 또 다른 감정들이 파도처럼 마음 여기저기에 치닫고. 그 감정이 무엇인지를 일일이 확인하지도 못한 채 관계가 끝나고 감정은 오롯이 상처가 되고야 만다. 그 상처를 딛고 나는 또 다른 세상으로, 조금은 자란 내 모습으로 가는 사다리를 타고 다음의 삶으로 건너간다.

 

언뜻, 사랑이라는 감정만이 이 책에서 말하는 마음의 전부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차근차근 읽어보면 이건 단순히 사랑의 일이 아니다. 우리들 일상 켜켜이 쌓여있는 수많은 감정들은, 어렵지 않게 이 이야기속의 주인공이 된다. 친구와의 다툼에서, 혹은 믿었던 이와의 예상치 못한 사건 속에서 내가 마주해야 했던 감정들. 그 모든 감정들이 아주아주 솔직하게 이야기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반짝이는 노란색 표지는 곱고 예쁘지만, 책 안에 담긴 감정들은 부끄러울 정도로 솔직해서, 희망을 상징하는 노란색이 아이러니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묘한 책.

문득 미안해집니다.

미안함이 큰 만큼 더 애정을 듬뿍 쏟아야지

결심하게 됩니다.

다시 돌이키기 힘든 관계도 있겠지요.

하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흔들리는 관계를 하나씩 다시 쓰다듬고 돌보는 것 아닐까요.

어떤 마음, 어떤 관계든 말이에요.

다시 살릴 수 있겠다, 못 살리겠다

그런 판단은 잊고서.



* 이울다

가까운 이에 대한 마음이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시간과 관심을 들이는 데에 소홀한 나머지 그 관계가 서서히 황폐해지는 일.



본문 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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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비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정미경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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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비'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모여 도성으로 올라갔다.

석가의 세계가 아니라 미륵의 시대를 열겠다고 작정한 이들은 신통한 무녀가 용의 힘을 빌어 큰비를 부를 것을 믿었다.

그래서 같은 길을 함께 가기에 주저하지 않았다.

 

같은 길을 걷는 그들이 모두 같은 결국을 바라는 듯 보였지만, '큰비'라 여기는 것의 실체는 각기 달랐다.

 

누군가는 양반이 상놈되고, 상놈이 양반되어 떵떵거리기를 바랐고

하늘의 뜻보다는 칼의 힘을 빌려 세상을 새로이 하길 바랐다.

누군가는 절연한 하늘과의 끈을 다시 잇기를 바랐고

또 다른 누군가는 새로운 세상이 오기 전에 청산해야 할 한을 먼저 풀고자 하였다.

 

도성을 쓸어버릴 큰비를 기다리는 마음은 매 한가지였으나, 무엇을 큰비라 여기는지는 각자의 몫이었다.

정미경 작가의 소설 [큰비]의 무게 중심은, 그래서 역모 그 자체에 있지 않다.

그것이 성공하였는가 아닌가 혹은 그들은 어떤 방편과 술수로 역모를 꾀하였는가. 이런 것은 이 속에서 이야기가 될 수 없다.

여기서 이야기되는 것 단 한 가지는, 새로운 세상을 열고자 하는 자들의 마음이다.

 

이야기 초반부터 칼의 힘(술과 고기와 색이 초록의 동색처럼 따라 붙는 이것)으로 세상을 뒤집으려는 사람들과 신의 뜻으로 세상을 재편하려는 사람들이 계속 부딪힌다.

칼의 힘에 기대는 자들은 '제 아무리 신의 힘이라 하나 인간 세상에서의 일을 어찌 신의 힘만 가지고 하려는가'라고 묻고

신의 힘을 업은 자들은 '칼의 힘은 부정한 것이고 새 세상을 세우려는 것은 정한 것이기에 정한 일에 부정한 것이 끼어들게 된다면 필시 망할 것'이라고 답한다.

이 대립은 묘하게도 각기 남성과 여성의 두 무리로 나뉘어 시종 갈등을 이어간다. 그리고 이 대립은 그 어떤 화해나 중재 없이 영원한 평행선이 되어 이야기는 끝난다.

 

조선시대 무속 문화를 잘 그렸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흥미롭다.

하지만 그것 외에, 여성주의의 입장이라든가 신앙(혹은 신)적 측면이라든가 하는,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특징이 흥미롭거나 매력적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무녀와 신령 사이에 오고가는 혹은 그들이 독백하는 이야기들은 나에게는 진지하고 흥미롭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판타지 소설 같았달까....

 

원향의 독립성, 주체성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는지 모르겠지만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는 따로 두고, 신의 뜻이라며 결혼을 한 상대자는 또 따로 두어 이야기를 풀어나간 부분에서는 많은 의문이 들었다. (황회만 의문이 든 게 아니라 나 역시도 너무나 많은 의문이 들었던 것. 하지만 그의 입장과는 좀 다르다. 그는 여환을 위하는 마음으로 그랬지만 나는 혼인이라는 가치 그 자체 때문에 의아함과 거부감이 쉬 가시지 않았다.)

 

조선시대 무녀의 이야기, 무녀의 생활상이나 당시의 시대상을 엿보고 싶은 이들에게는 충분히 볼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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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메이커스 - 4차 산업혁명 시대, 플랫폼 전쟁의 승리자들
데이비드 S. 에반스 & 리처드 슈말렌지 지음, 이진원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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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석 잔이냐, 뺨 세 대냐.

그 기로에 중매쟁이가 있다.

 

기가 막힌 눈썰미를 발휘해서 전혀 다른 타자들이 서로 매칭 되도록 인연을 맺게 해주는 일은 참 귀하고 좋은 일이다. (현실 속에서는 때로 오지랖 대잔치로 끝나는 경우가 많으나.)

 

요즘 플랫폼이라고 통용되는 시스템은 마치 중매쟁이 같다.

 

A를 원하는 사람, B를 원하는 사람, C를 원하는 사람.

이 사람들 사이에 일정한 교집합 혹은 일정한 관심사를 포착해 그들이 모두 이끌려 올만한 플랫폼을 구축한다.

 

실제로 [매치메이커스]의 저자들은 이 책에서 중국어로 중매쟁이를 뜻하는 매인이라는 단어를 인용하면서 다면 플랫폼을 중매쟁이라고 부를 수 있다며 설명한다.

 

SNS가 관계성을 팔았다면 플랫폼은 연결을 내세운다. 단순하게 나와 네가 이어져 있다는 차원에서 나아가 이 연결이 나에게 이득이 될 만한 다양한 메리트로 유저를 끌어들인다.

 

[매치메이커스]는 그동안 흥한 그리고 망한 다양한 사례를 분석하고 그 연구 결과를 실은 책이다. 어떤 플랫폼이 어떤 기로에서 어떤 전략을 사용했기 때문에 흥했는지, 혹은 그 반대인지를 사례를 들어 설명해준다. 저자들이 정리한 여러 모델과 이론들도 등장한다.

 

돈이 벌리는 플랫폼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면 이 책에 실린 분석 결과와 모델들이 무척 흥미로울 듯하다. 플랫폼 자체에 대한 관심은 좀 덜하더라도, 오늘날의 이 다면화된 세상에서 어떤 전략이 사람들을 내가 원하는 곳으로 끌어모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 작은 팁을 전해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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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도서관 - 호메로스에서 케인스까지 99권으로 읽는 3,000년 세계사
올리버 티얼 지음, 정유선 옮김 / 생각정거장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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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덕후가 쓴 책과 세계사 이야기.

 

책이라는 게 없었다면 정말 어쩔 뻔 했을까.

책이라는 게 없었다면 정말 큰일이었겠다.

 

3천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오는 동안, 사람은 책을 만들었고 책은 역사를 바꾸었다.

 

오래된 책의 향기를 묘사하는 비블리오즈미아 Bibliosmia’라는 단어를 만든 이가 있을 줄이야, 나는 꿈에도 몰랐다. 지구 반대편에, 나와 인종도 나이도 언어도 국적도 성별까지 다른 그런 이가 나와 똑같은 취향이 있을 줄이야. 오래된 책의 향기. 세상에, 그것만큼 아늑하고 편안하고 즐거운 향기가 또 있을까. 나는 그 동안, 오래된 종이 냄새나 옛날 책의 먼지 냄새 혹은 종이에 기록된 오래된 햇빛의 향기 같은 말로 그 향을 묘사하곤 했다. , 그런데 이 책덕후씨는 나보다 단수가 훨씬 높다. 그냥 그런 향기를 뜻하는 단어를 만들어버렸단다.

 

이 엄청난 책덕후 올리버 티얼씨는 영국의 대학교수. 이 사람은 그간 언어(영어)와 문학 그리고 세계사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대학 강단 뿐 아니라 블로그와 트위터 등에서도 활발히 활동해왔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왕성한 활동의 바탕은 깊고 넓은 지적 자산이다. 그가 최근에 발간한 [비밀의 도서관]에서 그의 지적 자산은 온통 책과 세계사에 집중되어 있다. 저자는 릴레이하며 바통을 이어받는 선수들처럼, 서양사 3천년의 시간을 가로지르는 결정적인 책들에 대하여 썼다. 99권에 이르는 책이 3천년의 서양사를 촘촘히 꿴다.

 

그리스 시대의 문학작품들, 제목으로만 작품 이름으로만 알던 작품들로부터 시작되는 이 책의 내용은 흥미롭다. 재미있다. 두께가 꽤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곤함이나 따분함을 느낄 수 없는 책이다.

 

책이 없었다해도, 과연 저 3천년의 서양사가 저러할 수 있었을까.

책이 없었다면 과연 우리는, 인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책이라는 쉼터가, 샘물이, 무기가, 거울이, 연인이, 기억이, 어쩌면 인간의 신체로서는 다다를 수 없는 낙원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엉뚱하지만 저런 상상이 들게 만드는 재미있는 책.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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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을 걸어도 나답게 - 오로지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낸 강수진의 인생 수업
강수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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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타인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

나 자신의 바닥까지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은 인생의 바닥까지 견딜 수 있는 사람.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내 마음에 들어온 것은 강수진이라는 걸출한 예술인이었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내 마음에 남은 것은 나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어떤 미지였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김연아 선수를 지켜보면서 나는 그의 많은 모습에 감탄하였다. 탄복했던 그의 모습 중에 제일 감동했던 부분은 그가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충분히 억울할 수 있는 일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곤란한 질문 앞에서는 자신의 표정과 말을 다스리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진심으로 감동하였다. 그가 세운 세계 기록들과 그가 목에 건 메달은 그의 기술이 충분히 훌륭하고 아름답기 때문이지만 그의 기술을 그런 경지에 올려놓은 것은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알기에 가능했으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을, 나는 많이 알지 못했다. 한국인이고 늦은 나이에 발레를 시작한 사람이고 권위가 있는 외국 레단의 프리마돈나로 오래 자리를 지켰으며 현재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 그가 걸어온 인생의 세밀한 기록을 읽으며 나는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을 발견했을 때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더 느꼈다. 고독하고 처절한 유학 생활을 견뎌낸 근성과 발레를 하기 위해 태어난 기계처럼 연습했다고 한다. 다리에 철심을 박는 큰 수술을 하고서도 다시 무대로 돌아와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는 발레리나로 올라섰다고 한다. 그의 근성과 노력과 인내의 시간들 속에서 내내 그는 한결같이 철저하게 스스로를 다스려왔다. 그런 고단한 인생의 길을 회상하며 그는, 그 모든 것의 바탕에 '사랑'이 있었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 말이다.

 

매일매일 엄청난 양의 계획을 세우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컨디션에 맞게 적당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100% 이뤄내는 것이 좋다. 다 해내지 못할 계획을 세우고 매일 자책의 밤을 지새우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 아니라 자존감을 무너뜨린다. 사람은 모두 다 다르므로 남과 비교해 계획을 세우기보다. 내 한계 속에서 내가 오늘 하고자 했던 일에서 끝을 보는 것이 좋다.

‘Today is a new day.'

어제는 어제일 뿐, 오늘은 새로운 날이다. 새로운 하루가 주어진다는 것은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가. 그저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해내면 된다. 크고 대단한 성취를 해내지 못했다 하더라도, 스스로 평가했을 때 어제보다 더 나은 하루를 살면, 그 하루에 만족할 수 있으면,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진화할 수 있다. 그 사소한 조금 더가 모여 경쟁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낸다.

97

나는 경쟁하지 않았다. 단지 하루하루를 불태웠을 뿐이다. 그것도 조금 불을 붙이다 마는 것이 아니라 재 한 점 남지 않도록 태우고 또 태웠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이 찾아오면 간직하고 있던 단 한 점의 불씨를 또다시 큰불로 키워냈다. 그런 지루하고도 치열한 하루하루의 반복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141

 

 

발레와 인생은 공통점이 많다. 발레도 인생도 절대로 혼자서는 해나갈 수 없다. 혼자 사는 세상이라면 북을 치든 장구를 치든 혼자 알아서 하고, 그에 대한 책임만 깨끗하게 지면 된다. 하지만 인간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다.

누구나 최고의 파트너를 만나고 싶어한다. 내가 남에게 베스트 파트너가 되면 베스트 파트너를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236

 

사랑도 받아 본 사람이 줄 수 있다고들 한다. 나는 그동안 타인으로부터 사랑을 받아 봐야 타인에게 사랑을 줄 수 있다는 말인 줄 오해했다. 하지만 타인을 향한 진심어린 사랑과 관용과 이해를 할 수 있게 만드는 바탕은 타인으로부터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내가 나 스스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품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 법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질투와 욕망이 아닌, 건강하고 밝고 맑은 에너지로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사람이 되는 것이구나를,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느꼈다. 강수진을 통해서.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든 시간은 흘러간다. 자기 자신을 다스리고 정성스럽게 가르치고 재 한 줌 남지 않을 정도로 활활 태워버리는 사람에게도 하루는 24시간이고, 그런 노력도 수련도 감당하지 않고 살아가도 하루는 24시간이다. 몸이 더 고달프고 고단한 인생을 산다고 시간이 더 느리게 가거나 빨리 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는 이왕이면 지나간 내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보내고 싶다. 강수진 감독처럼, 한 줌 재도 남지 않고 활활 태워버리는 나 다운 시간들로 만들고 싶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고 명성을 얻었기 때문에 강수진 감독이 대단해 보이는 게 아니라, 저런 시간들로 자신의 인생을 탄탄하게 쌓아올렸기에 그가 대단해 보인다.

    

발레와 인생은 공통점이 많다. 발레도 인생도 절대로 혼자서는 해나갈 수 없다. 혼자 사는 세상이라면 북을 치든 장구를 치든 혼자 알아서 하고, 그에 대한 책임만 깨끗하게 지면 된다. 하지만 인간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다.

누구나 최고의 파트너를 만나고 싶어한다. 내가 남에게 베스트 파트너가 되면 베스트 파트너를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2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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