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도서관 - 호메로스에서 케인스까지 99권으로 읽는 3,000년 세계사
올리버 티얼 지음, 정유선 옮김 / 생각정거장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책덕후가 쓴 책과 세계사 이야기.

 

책이라는 게 없었다면 정말 어쩔 뻔 했을까.

책이라는 게 없었다면 정말 큰일이었겠다.

 

3천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오는 동안, 사람은 책을 만들었고 책은 역사를 바꾸었다.

 

오래된 책의 향기를 묘사하는 비블리오즈미아 Bibliosmia’라는 단어를 만든 이가 있을 줄이야, 나는 꿈에도 몰랐다. 지구 반대편에, 나와 인종도 나이도 언어도 국적도 성별까지 다른 그런 이가 나와 똑같은 취향이 있을 줄이야. 오래된 책의 향기. 세상에, 그것만큼 아늑하고 편안하고 즐거운 향기가 또 있을까. 나는 그 동안, 오래된 종이 냄새나 옛날 책의 먼지 냄새 혹은 종이에 기록된 오래된 햇빛의 향기 같은 말로 그 향을 묘사하곤 했다. , 그런데 이 책덕후씨는 나보다 단수가 훨씬 높다. 그냥 그런 향기를 뜻하는 단어를 만들어버렸단다.

 

이 엄청난 책덕후 올리버 티얼씨는 영국의 대학교수. 이 사람은 그간 언어(영어)와 문학 그리고 세계사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대학 강단 뿐 아니라 블로그와 트위터 등에서도 활발히 활동해왔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왕성한 활동의 바탕은 깊고 넓은 지적 자산이다. 그가 최근에 발간한 [비밀의 도서관]에서 그의 지적 자산은 온통 책과 세계사에 집중되어 있다. 저자는 릴레이하며 바통을 이어받는 선수들처럼, 서양사 3천년의 시간을 가로지르는 결정적인 책들에 대하여 썼다. 99권에 이르는 책이 3천년의 서양사를 촘촘히 꿴다.

 

그리스 시대의 문학작품들, 제목으로만 작품 이름으로만 알던 작품들로부터 시작되는 이 책의 내용은 흥미롭다. 재미있다. 두께가 꽤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곤함이나 따분함을 느낄 수 없는 책이다.

 

책이 없었다해도, 과연 저 3천년의 서양사가 저러할 수 있었을까.

책이 없었다면 과연 우리는, 인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책이라는 쉼터가, 샘물이, 무기가, 거울이, 연인이, 기억이, 어쩌면 인간의 신체로서는 다다를 수 없는 낙원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엉뚱하지만 저런 상상이 들게 만드는 재미있는 책. 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