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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을 걸어도 나답게 - 오로지 자기만의 것을 만들어낸 강수진의 인생 수업
강수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7월
평점 :
나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타인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
나 자신의 바닥까지 견뎌낼 수 있는 사람은 인생의 바닥까지 견딜 수 있는 사람.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내 마음에 들어온 것은 강수진이라는 걸출한 예술인이었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내 마음에 남은 것은 나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어떤 미지였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김연아 선수를 지켜보면서 나는 그의 많은 모습에 감탄하였다. 탄복했던 그의 모습 중에 제일 감동했던 부분은 그가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충분히 억울할 수 있는 일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곤란한 질문 앞에서는 자신의 표정과 말을 다스리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진심으로 감동하였다. 그가 세운 세계 기록들과 그가 목에 건 메달은 그의 기술이 충분히 훌륭하고 아름답기 때문이지만 그의 기술을 그런 경지에 올려놓은 것은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알기에 가능했으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을, 나는 많이 알지 못했다. 한국인이고 늦은 나이에 발레를 시작한 사람이고 권위가 있는 외국 레단의 프리마돈나로 오래 자리를 지켰으며 현재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 그가 걸어온 인생의 세밀한 기록을 읽으며 나는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을 발견했을 때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더 느꼈다. 고독하고 처절한 유학 생활을 견뎌낸 근성과 발레를 하기 위해 태어난 기계처럼 연습했다고 한다. 다리에 철심을 박는 큰 수술을 하고서도 다시 무대로 돌아와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는 발레리나로 올라섰다고 한다. 그의 근성과 노력과 인내의 시간들 속에서 내내 그는 한결같이 철저하게 스스로를 다스려왔다. 그런 고단한 인생의 길을 회상하며 그는, 그 모든 것의 바탕에 '사랑'이 있었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 말이다.
매일매일 엄청난 양의 계획을 세우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컨디션에 맞게 적당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100% 이뤄내는 것이 좋다. 다 해내지 못할 계획을 세우고 매일 자책의 밤을 지새우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 아니라 자존감을 무너뜨린다. 사람은 모두 다 다르므로 남과 비교해 계획을 세우기보다. 내 한계 속에서 내가 오늘 하고자 했던 일에서 끝을 보는 것이 좋다.
‘Today is a new day.'
어제는 어제일 뿐, 오늘은 새로운 날이다. 새로운 하루가 주어진다는 것은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가. 그저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해내면 된다. 크고 대단한 성취를 해내지 못했다 하더라도, 스스로 평가했을 때 어제보다 더 나은 하루를 살면, 그 하루에 만족할 수 있으면,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진화할 수 있다. 그 사소한 ‘조금 더’가 모여 경쟁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낸다.
97쪽
나는 경쟁하지 않았다. 단지 하루하루를 불태웠을 뿐이다. 그것도 조금 불을 붙이다 마는 것이 아니라 재 한 점 남지 않도록 태우고 또 태웠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이 찾아오면 간직하고 있던 단 한 점의 불씨를 또다시 큰불로 키워냈다. 그런 지루하고도 치열한 하루하루의 반복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141쪽
발레와 인생은 공통점이 많다. 발레도 인생도 절대로 혼자서는 해나갈 수 없다. 혼자 사는 세상이라면 북을 치든 장구를 치든 혼자 알아서 하고, 그에 대한 책임만 깨끗하게 지면 된다. 하지만 인간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다.
누구나 최고의 파트너를 만나고 싶어한다. 내가 남에게 베스트 파트너가 되면 베스트 파트너를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236쪽
사랑도 받아 본 사람이 줄 수 있다고들 한다. 나는 그동안 타인으로부터 사랑을 받아 봐야 타인에게 사랑을 줄 수 있다는 말인 줄 오해했다. 하지만 타인을 향한 진심어린 사랑과 관용과 이해를 할 수 있게 만드는 바탕은 타인으로부터 만들어지지 않는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내가 나 스스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품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 법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질투와 욕망이 아닌, 건강하고 밝고 맑은 에너지로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사람이 되는 것이구나를,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느꼈다. 강수진을 통해서.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든 시간은 흘러간다. 자기 자신을 다스리고 정성스럽게 가르치고 재 한 줌 남지 않을 정도로 활활 태워버리는 사람에게도 하루는 24시간이고, 그런 노력도 수련도 감당하지 않고 살아가도 하루는 24시간이다. 몸이 더 고달프고 고단한 인생을 산다고 시간이 더 느리게 가거나 빨리 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는 이왕이면 지나간 내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보내고 싶다. 강수진 감독처럼, 한 줌 재도 남지 않고 활활 태워버리는 나 다운 시간들로 만들고 싶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고 명성을 얻었기 때문에 강수진 감독이 대단해 보이는 게 아니라, 저런 시간들로 자신의 인생을 탄탄하게 쌓아올렸기에 그가 대단해 보인다.
발레와 인생은 공통점이 많다. 발레도 인생도 절대로 혼자서는 해나갈 수 없다. 혼자 사는 세상이라면 북을 치든 장구를 치든 혼자 알아서 하고, 그에 대한 책임만 깨끗하게 지면 된다. 하지만 인간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다.
누구나 최고의 파트너를 만나고 싶어한다. 내가 남에게 베스트 파트너가 되면 베스트 파트너를 만날 확률이 높아진다.
2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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