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던지는 위험 - 예측 불가능한 소셜 리스크에 맞서는 생존 무기
콘돌리자 라이스.에이미 제가트 지음, 김용남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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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적 위험’이 정치인들에게만 위협이 되는 시대는 갔다. 내가 자주 가는 지역 커뮤니티 카페에 글을 올리는 어떤 어른들은 이렇게 이야기하신다. ‘정치는 우리의 일상이고 삶이고 공기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정치에 무심하면 안된다.’라고. 개인의 삶과 정치가 밀접한 영향을 주고 받게 된 오늘날, 기업들은 물론 이름도 없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소시민조차 예측 불가능한 정치적 파동을 걱정하게 된다. 물론, 개인의 날개짓이 기업이나 정치권의 어떤 악습이나 부조리한 것들을 개선하는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낼 수 있게 되었다는 면에서는 좋은 시대다. 그러나 어디서 어떤 파도에 떠밀려 내가 원치 않는 길로 들어서게 될지 모르는 일이 더 많아졌다는 점에서는, 더 피곤한 시대가 되었다고 해야겠다.

 

 콘돌리자 라이스는 흑인 여성 최초로 미국의 제66대 국무장관으로 재직했다. 최근에 국무장관이 여성인 영화나 드라마가 부쩍 많아졌는데 아마 이런 콘텐츠가 쏟아질 수 있는 발판을 놓은 유력한 인물 중에 콘돌리자 라이스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은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콘돌리자 라이스가 같은 대학 동료 교수인 에이미 제가트와 함께 책을 냈다. 에이미 제가트는 스탠퍼드 대학교 산하 국제안보협력센터 공동 책임자로도 일하고 있다. 정치적 위험과 그 영향, 인과 관계 등을 분석하는 데 눈이 밝은 두 사람이 정치적 위험에 대한 책을 냈으니 단연 출간되자마자 읽어봐야 되지 않겠는가.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들은 ‘블랙피쉬 효과’를 설명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부상한 새로운 정치 세력, 예상할 수 없는 유형의 위험들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솔직히 나는 예상할수 없는 유형의 위험들에 대해서는 대비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 위험 자체에 대비할 수는 없지만, 그런 위험이 닥쳤을 때 내가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는 할 수 있겠지. 그래서 이 책 [정치가 던지는 위험]을 읽으면서 과연 나는 어떤 흐름을 읽어야 하고, 어떤 의견과 입장을 가지고 정치를 바라보아야 하는가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 


 [정치가 던지는 위험]은 ‘모든 것이 정치’가 된 이 시대에 정치적 파도에 휩쓸려 끌려 다니고 싶지 않은 사람이 읽어볼 책이다. 소신과 주관은 고집하고 다르다. 고집은 싸움을 하게 만들지만, 소신과 주관은 선택을 하게 한다. 정치적 파도에 떠밀리고 싶지 않다고 해서 고집만 부리다간 부러지거나 패대기쳐지기 십상이다. 위험을 파도 삼아 나에게 가장 좋은 선택을 해보라는 조언이 이 책에 담겨 있으니, 글로벌한 차원에서 정치와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키우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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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이런 정신과 의사는 처음이지? - 웨이보 인싸 @하오선생의 마음치유 트윗 32
안정병원 하오선생 지음, 김소희 옮김 / 작가정신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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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이 책을 받는 독자 열에 아홉은 (혹은 그 이상이) 하오 선생의 한국어판 서문을 읽으면서 징한 감동을 받게 될 것이다. 흔히 정신병원이라고 하면, 뭔가 소독약 냄새와 광기와 불안한 눈빛들이 난무하는 그런 공간이 먼저 떠오르는데, 저자의 한국어판 서문은 정신병원에 대한 이런 이미지들에 천진난만하고 다정한 빛의 색을 불어넣는다.
 ‘당신도 버섯인가요?’ 이 한 마디에 정말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아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저런 한 마디, 단 한 줄의 말일지 모른다. 당신도 나와 같냐는 물음. 그런 질문을 감히 던져볼 수 있을 만큼 안심과 확신을 주는 상대가 있다면, 그런 상대와 (보통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가장 효력 있는 정신 치료제가 아닐까 싶다.

 

 중국 웨이보 170만 팔로워를 자랑한다는 정신과 의사 하오선생의 이 책은 유쾌하다. 정신과 환자들의 이야기지만 심리학 서적이나 어떤 에세이라기 보다는 옛날 이야기 혹은 단편선을 읽는 것처럼 명랑하고 즐겁다. 물론 이야기의 주제나 사건들은 즐겁지 않다. 사람들은 저마다 너무나 살기가 힘들어서 병에 걸려 버렸다. 누군가는 간이 상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장이 상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맘이 상하기도 한다. 그렇게 맘이 상해버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정신병이라고 부를만한 현상들이 자신에게 고정되어 버린다. 그렇게 되기 전에, 우리는 여러 가지 현명하고 효과적인 그리고 검증된 방법들을 동원하여 그 상태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이 책의 띠지에 적힌 한 마디가 눈물겹게 공감된다. ‘우리는 모두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렇다. 이토록 말이 범람하는 세상에서 상처를 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그러니 상처를 너무 심각하게 바라보지는 말자. 작은 스크래치에 대일밴드를 여러겹 얹어두면 도리어 탈이 나는 법이다.
 그렇다고 그런 스크래치를 방관하여 덧나게 하거나 흉을 지게 하는 것도 좋지 않다. 삶은 결국 내가 어떤 자세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 빛깔이 결정되는 거니까. 이왕이면 하오선생의 자세처럼 개그드립을 간직하며 진지하지만 명랑하게 살아가자. 

 


 정신병원을 찾은 한 환자가 있었습니다. 그 환자는 매일 우산을 손에 들고 모퉁이에 가만히 쪼그려 앉아 있었죠. 그 이상한 행동은 모두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간호사가 환자에게 재차 이유를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모두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때, 한 의사가 우산을 들도 환자를 따라 모퉁이에 쪼그려 앉았답니다. 두 사람이 그렇게 아무런 말 없이 쪼그려 앉아 있기를 한 달. 그 길고도 조용한 시간을 함께한 끝에 드디어 환자가 입을 열었다는군요.
 “저기... 당신도 버섯인가요?”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된 이야기지만, 이건 그저 일부일 뿐. 뒷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환자의 물음에 의사는 대답을 했죠.
 “네, 저도 버섯이에요.”
 그러고는 일어서서 한마디 더 건넸답니다.
 “전 이만 가야겠습니다.”
 그러자 환자가 물었습니다.
“당신도 버섯이라면서 어떻게 걸을 수가 있죠?”
“버섯도 걸을 수 있어요.”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병실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엔 의사가 약을 꺼내 들었답니다.
 “전 약을 먹어야겟습니다.”
 “당신은 버섯이라면서 왜 약을 먹는 거죠?”
 “버섯도 약을 먹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자 환자는 의사를 따라 약을 먹었습니다. (중략)
 몇 달 후, 병원 치료에 내내 응하지 않던 ‘버섯’은 마침내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할 수 있었답니다.
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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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연인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13
전경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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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애는 뭐고 연인이란 어떤 존재일까? 아마 우리는 평생에 걸쳐 이 물음을 되새김질하는 것 같다. 


 전경린 작가의 최근작 [이중 연인]의 표지는 마치 선으로 무심히 낙서를 해 놓은듯한 모양새다.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이게 무슨 이미지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조금 멀리서 표지 전체를 보면 알 수 있다. 세 사람의 표정, 서로에게 향해 있으나 눈맞춤은 하지 않는 그들의 얼굴. 이 작품 속에서 주인공과 동시에 연애에 들어선 두 명의 남자 중 한 명인 황경오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 “누구의 인생이나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폐허인 거야. 무너진 잔해들로 가득한 폐허이지. 폐허를 덮기 위해 다시 뭔가를 하고, 또 하는 거야.”(책 131쪽) 우리의 연애도 그런 것일까. 가까이에서 보면 아무런 의미 없는 낙서 같은 순간들과 감정의 파편들이 멀리서 보면 자못 무시할 수 없는 선이 되어 우리들의 얼굴을 그리고 있는 것일까. 이 얼굴을 그리기 위하여, 우리는 다시 뭔가를 하고, 연인을 찾고, 또 연애를 하는 것인가 한다.

 

  [이중 연인]은 나무옆의자 로맨스소설 시리즈 로망컬렉션의 열세 번째 작품으로 발간된 소설이다. 주인공 수완에게는 두 명의 연인이 생긴다. 한 명은 공기처럼 가벼운 이열, 또 다른 한 명은 사막의 모래처럼 뜨거운 황경오다.

 

이열은 무엇이든 가볍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그의 인생에 무거운 건 없을 것 같았다. 황경오는 강렬하고 자극적이고 매력적이고, 이열은 담담하고 소소하고 편안했다.
143쪽

 

 그러려던 건 아니었다. 수완은 흔히 말하는 양다리를 걸치고 싶은 생각도, 그럴만한 맹랑함이나 기술이 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다만 그녀는 이열의 말처럼 문을 열어두고 있었다. 보통 30대 중후반이 되면 남자든 여자든 문을 열어두는 데 인색해진다. 수완의 말처럼 열린 문으로 뭐가 들어올지 모르니까. 그러나 이열의 말이 마치 주문 같아서였을까. 수완은 문을 열어 두었고 두 남자와 연애를 했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황경오하고도, 이열하고도 연애를 하고 싶지 않다고. 이건 아마 내가 아직 열린 문이 아니기 때문일 수 있다. 어쨌건, 막연한 호감만으로는 잡히지 않는 바람 같은 사람도 나에게는 너무 어렵고, 자신의 싸움을 상대에게 미루는 덜 자란 남자도 나는 감당할 수 없다. 다만, 이 소설의 끝에 그것 하나는 정확하게 인지한다. 어떤 남자가 나에게 좋은 남자인 줄은 모르겠으나, 어떤 남자가 나에게 나쁜 남자인 줄은 알겠다. 


 작가의 말이 너무 좋아서, 그 마지막 문장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이제 사랑을 배우며 서로의 폐허를 덮어 주고 시원의 맑은 얼굴을 건져 낼 수 있으면 좋겠다.
207쪽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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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미래보고서 2020 - 세계적인 미래연구기구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2020 대전망!
박영숙.제롬 글렌 지음, 이희령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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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에 유엔의 새천년 미래예측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8년 만에, 1996년에 글로벌 미래를 연구하는 싱크탱크 NGO가 유엔 산하에 창립되었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유엔을 비롯해 유엔 산하의 각 연구기관 및 EU, OECD 등 다양한 국제기구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문제 해결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전 세계에 66개 지부를 두고 있고 각 분야 4,500여 명의 정부인사, 기업인, 전문가 등을 이사로 두고 지구촌을 위한 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기회와 위기 등을 분석하며 미래사회 경영에 힘쓰고 있다.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한국지부는 (사)유엔미래포럼이다.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한국지부 대표와 본부의 대표가 함께 지은 이 책 [세계미래보고서2020]은 2020년을 지나 향후 세계에 변화를 불러올 중요한 기술들과 그 영향에 대한 보고서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인공지능, DNA 시퀀싱 및 유전자 편집가위, 로봇공학의 확산, 태양광 및 재생에너지의 비용 감소, 비즈니스 및 금융 환경을 뒤집는 블록체인과 암호 화폐의 성장 등 다섯 가지를 2020~2030년을 관통하는 플랫폼 기술로 꼽았다. 이 책은 이 다섯 가지 기술의 발전 현황과 이 기술에 연결된 산업들에 대한 전망 그리고 이것들이 불러올 사회적 변화를 짚어 본다. 


 당장 몇 달 밖에 남지 않는 2020년에 일어날, 우리 눈 앞에 다가온 변화는 무엇일까? 단연 자율주행과 초고속 모바일 네트워크 5G로 인한 일상의 변화다. 책은 본문을 시작하기 전에 코앞으로 다가온 변화를 짚어보고 블록체인으로부터 바이오기술까지를 6개 장에 걸쳐 살펴본다. 마지막 7장에서는 도전과제로 남은 이슈들을 살펴보며 책을 마친다.

 

 이 책의 공동저자인 박영숙 대표의 서문이 흥미롭다.

 

 

 2020년을 앞둔 지금, 우리의 삶은 20년 전이나 10년 전과는 상당히 다르다. 기술의 발전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노라면 흥미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섭고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두려움은 대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온다고 한다. 그러므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래를 공부하는 것, 지금 어떤 기술이 나타나고 그 기술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전망하며 불확실성을 없애는 일이 될 것이다. 이 책이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래를 잘 이해하고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책 16쪽 
 


 그렇다. 두려움은 무지에서 발원한다.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앎이다. 저자는 이 책이 두려움을 없앨 뿐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책을 펴냈다. 아마 저자의 서문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볼 만한 이유는 충분할 것이다.

 다만, 여러 기술의 발전과 상용화로 점철된 미래가 모든 이에게 꽃길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아무리 의학 기술이 발전해도 내가 그런 의학의 혜택을 입을 정도로 지불할 돈이 없으면 말짱 헛것이 된다. 기술은 빈부격차를 해결해주진 못한다. 기후변화를 해결하리라는 기대도 시기상조다. 민주주의의 확산, 성차별의 완화, 교육의 확대 등 역시 보장받을 순 없다.
 지속가능한 성장과 지구촌 전 인류의 안녕한 생활을 위하여 정말 필요한 건 뭘까? 이 책을 읽으며 폭발하는 기술의 바람 속에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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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의 역사 - 인류 역사의 발자취를 찾다
브라이언 페이건 지음, 성춘택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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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학자로 유명한 브라이언 페이건이 쓴 이 책 [고고학의 역사]는 고고학자들의 역사에 대한 책이다. 1800년대부터 폭발적인 확장세를 타기 시작한 고고학은 초반에는 도굴과 거의 비슷한 선상에서 시작되었다. 오래된 유적들을 발굴하여 발표하면 순식간에 부와 명성까지 얻을 수 있었던 그 때에는 인류의 흔적을 발견해서 우리 모두의 자취를 밝혀보겠다는 목적보다 돈이 되고 명예를 떨쳐 보겠다는 욕심이 앞서는 때였다.
 
 인류의 아주 오래전을 추적해보겠다는 열망이 있는 경우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옛 사람들의 흔적을 찾으려면 어떻게든 발굴을 해야 했다. 이 발굴의 과정은 파괴적이다. 파헤치고 움직이고 흔들어보는 동안 세월의 흐름 속에서 명백히 자기 존재를 지켜온 이 유적들은 파괴당하기 일쑤다. 최근에는 발굴 기법이나 전략이 고도로 섬세해져서 유적이 손실되는 것을 최소화하면서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 200년 동안 고고학은 엄청나게 발달해온 것이다.

 [고고학의 역사]는 고고학이 어떻게 탄생하고 어떤 변혁의 길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40개의 챕터를 통하여 저자는 동굴의 벽화부터 시작하여 피라미드, 스톤헨지, 얼음 속에서 발견된 냉동인간 등 그간 발견되어온 획기적인 유적과 유물들을 나열하고 그 발견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들을 설명한다. 그리고 고고학이라는 학문이 가진 의미와 사회적 역할까지를 이야기한다.

 사람들이 ‘고고학’이라는 학문에 대하여 떠올릴 때 가장 쉽게 떠올리는 것은 화석이나 석기시대의 뗀석기 같은 원시인류의 도구 아니면 동굴 벽에 그려진 소나 사슴 그림 따위들일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인디아나 존스 정도? 그러나 저자는 이 책에서 이 점을 분명히 한다. 고고학은 인류의 생활과 항상 함께 해왔고, 고고학이란 인류 삶에 대한 것이라고. 유물 전시에만 집중되어 고고학의 가치가 흐려진 이 시점에서 저자의 메시지는 간절하다.


 다만 도구 전시는 여전히 고고학이 지닌 문제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그저 인간 행위의 비인간적인 상징으로서 유물만 있었다. 관람객은 유물이란 언젠가 살았던 사람들이 만들고 사용한 것임을 종종 잊어버린다. 고고학은 이렇게 유물과 사람의 연결 고리를 잃고 있다.
책 106쪽


보통 사람들에게 보다 쉬운 그리고 보다 본질에 가까운 고고학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이 책은 다소 두껍다. 하지만 재미있고 흥미롭다. 이 책을 읽어볼 만한 이유에 대하여, 이 책을 번역한 역자의 이야기를 대신 전하며 마무리 한다.

 고고학은 과거 인간 행위의 물적 잔재를 연구대상으로 삼지만, 유적과 유물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로부터 과거 인간 행위와 문화, 그리고 역사의 전개를 알아내기 우해서는 상당한 이론적 정교함과 방법론적 엄격함이 필요한 것이다.
책 3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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