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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원서로도 읽고 한글책으로도 읽은 책인데요.
사실 중학교 1학년 즈음(기억이 또렷하질 않네요)에 처음으로 읽었어요.
그 때 김약국의 딸들을 너무 재미있게 본 터라 그 여흥이 가시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미국의 역사랑 문화적 배경에 무지해서 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읽고 나서 별다른 느낌이 없었습니다. 내용이 잘 이해가 가지도 않았고 뿌연 안개 속을 헤집고 나온 듯한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나중에서야 이 책이 퓰리처 상을 수상했고 작가의 유일한 장편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길이 남는 베스트 셀러이자 학교에서도 중고생에게 권장하는 필독서임을 알게되었어요. 그래도 뭐랄까 그 뿌연 안개 같은 느낌이 음습하게 남아있어서 선뜻 손이 가질 않더군요.
그러다가 원서로 읽게 됐어요. 원서라는 특징 자체가 그렇듯이 번역본으로 재미없게 읽은 책도 원서로 읽으면 재미있는 경우도 있고 번역본으로 재미있게 읽은 책도 원서로 읽으면 전혀 다른 느낌을 받는 경우도 있고 번역본엔 선뜻 손이 가지 않다가 원서에는 손이 가는 경우도 있고 그렇죠. 그래서 원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봤습니다. 너무 재미있게 푹 빠져서요. 마지막에 가슴이 터질듯한 답답함과 좋은 책을 읽고 나서의 만족감이 한꺼번에 밀려와서.. 그 먹먹함이 며칠동안 지속되어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요.
바로 번역본을 찾아서 읽어내려갔습니다. 물론 맑고 푸른 하늘은 아니었지만 그 뿌옇고 축축한 안개는 걷혀있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어요. 이 느낌을 기억해두었다가 조만간 다시 책을 읽어보려고 해요. 그리고 다시 리뷰를 남길 수 있으면 좋겠네요.
참 이 번역본의 제목은 오역으로도 유명한데 이미 사람들에게 이 제목으로 널리 알려져서 그냥 두고 있죠. 원제목은 흉내지빠귀 죽이기 이고요. 그저 사람들을 위해서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는 숭고하고 깨끗한 상징적 존재로 등장합니다. 이에 매치시켜 볼 수 있는 등장인물은 아버지 애디커스와 어린 딸(주인공) 이에요. 아버지의 영향으로 중심과 사상을 지키며 성장해 나가는 딸의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