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김옥균을 쏘았다
조재곤 지음|푸른역사|328쪽|1만4500원
[조선일보 이한수 기자]
‘탕, 탕, 탕’.
1894년 3월 28일 오후 4시. 중국 상하이의 한 호텔 2층 객실에서 세 발의 총성이 울렸다. 갑신정변의 주역 김옥균(金玉均·1851~1894)은 얼굴과 배, 어깨에 총탄을 맞고 그 자리에서 숨진다. ‘3일 천하’ 후 10년간 일본에서 망명생활을 하다 청나라의 실력자 리훙장(李鴻章)을 만나러 간 길이었다.
암살자는 홍종우(洪鍾宇·1850~1913). 그는 ‘춘향전’과 ‘심청전’ 등을 불어로 번역해 우리 역사와 문학을 유럽에 알린 최초의 프랑스 유학생이다. 그는 귀국 길에 일본에 들러 김옥균에게 청나라로 함께 갈 것을 권유하고 상하이에 도착한 이튿날 방아쇠를 당겼다. 원한이나 개인의 영달 때문은 아니었다. 그는 급격한 쿠데타로 국가 질서를 무너뜨리고 외세를 끌어들여 왕실의 권위를 훼손한 김옥균의 행위는 제국주의에 둘러싸인 조선의 앞날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후 이들의 운명은 교차했다. 김옥균의 시신은 조선으로 송환되어 갈기갈기 찢긴 후 거리에 전시됐고, 홍종우는 고종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반면 김옥균은 일제강점기 ‘대동아 공영’의 선구자인 ‘삼화주의(三和主義)’ 사상가로 부활하지만, 홍종우는 개화인사를 암살한 수구파 자객으로 평가되며 역사에서 잊혀졌다.
(이한수기자 hsle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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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흥미진진한 책인것 같다! 푸른역사에서 나온 책인데다가 홍종우라는 인물에 대해 나도 그저 이름만 알고 '수구파 자객'정도인줄만 알았다. 하지만 내 선입견과는 달리, 홍종우는 김옥균과도 친했고 근대 문명에도 일가견이 있었단다. 프랑스 요리솜씨도 뛰어나고 불어로 우리나라 책을 번역까지 했다니! 그런 '개화파'가 어떻게 김옥균을 쏜 것일까? 아, 정말 이책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