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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작품은 서평을 안쓰는게 낫겠다. <굴비 낚시>는 분명 ' 이 영화를 보지 않은 분에게는 아무런 배려를 하지 않는' 책임에 틀림없다. 아무리 투덜거려봐도 왠지 경고같은 책의 서문을 읽고도 '뭐 그래도 읽지, 뭐'하고 넘어간 내 잘못이 크다. 그런데도 <김영하 이우일의 영화이야기>는 잘도 봤으니, 왠지 그 서문 탓이라는 생각도 들고.

장 그르니에의 <섬>은 읽기는 겨우내 읽었다만 진정한 의미에서 '읽었다'라고 하기엔 너무 부끄럽다. 까뮈가 20살때 만나 처음 몇 줄을 읽어 내리고 자기 혼자만의 방에서 읽기위해 달려갔다던, 그 매혹적인 책이 나에게는 이렇게 어렵게 다가올 줄이야. 좀더 큰 다음에야 들춰봤어야 할 책이었다. 평가를 내린다는 것 자체가 이 책을 폄하하는 일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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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라는 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시험이 끝난 직후, 책을 주문할 때의 일이었을 듯하다. 시험이 끝나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거라는 욕망과 흥분에 휩싸여, 나는 코믹한 책들을 보관함에 담아내고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난 코믹하고 유머러스한 책들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내겐 친구들과 등하교길에 나누는 잡다한 수다나, 팝콘처럼 튀겨대는 웃음을 선사하는 책 몇 권만큼 유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보관함에 넣어놓았다. 그 사이 나는 <나를 부르는 숲>과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와 함께 희희낙낙하게 잘 튀겨진 팝콘처럼 킥킥거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는 모 힙합사이트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두 세 곡정도 들어본 힙합 뮤지션 Mos Def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영화에 출연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Mos Def은 토드로 출연했다) 그래서 또다시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나는  학교 도서실의 신간도서 신청에 이 책을 포함시켰다.

그리고 나서 방학 직후, 신간 도서가 도착했다(내가 신청한 책만 해도 스무권 남짓 되었다. 하하!). 그래서 일착으로 빌리게 된 것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권이었다.

이 책은 터무니 없을 정도로 재미있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로못 마빈(영화 이미지를 보고 나서 이 책을 읽으면 더 웃기다), 흐리멍텅한 아서 텐트와 늘 '입 닥쳐'라는 명령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유쾌한 우주선 컴퓨터가 이 책의 유머의 주축이 된다(이야기의 주축은 아니다).그 유머 한가지 한가지를 소개하기엔 뭣하지만, 맘껏 웃어제끼고, 팝콘처럼 킥킥거리기엔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이 책 1권을 덮을 때에는 조금 기분이 이상했다. 이 책의 유머에 비해 스토리는 약간 엉망이었다( 저자의 서문에 의거하자면 별 할말 없지만). 지금은 2권을 읽고 있지만 여전히 그 생각이 맴돌곤 한다. 횡설수설의 난잡함인지, 아니면 범우주적 말장난인가? 가끔은 유머와 코믹이라는 소품에 의해 이야기가 거추장스러울 수도 있다는 것에 놀란다. 이 책이 그런 듯하다. 소품은 아기자기하고 멋진데, 스토리는 그저 평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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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마이리뷰로 삼기엔 너무 허섭해서 그냥 마이페이퍼로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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