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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철학 - 소크라테스에서 아놀드 슈워제네거까지 SF 영화로 본 철학의 모든 것
마크 롤랜즈 지음, 조동섭.한선희 외 옮김, 신정근 감수 / Media2.0(미디어 2.0)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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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이 소개하는 철학적 논의들은 철학입문서 정도면 다들 다루는 내용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읽을 이유가 없는 건 아닙니다. 우선 SF영화를 통해 그런 얘기를 풀어나간다는 기획부터가 구미에 당기죠. <매트릭스>관련 철학서와는 달리 인식론과 현대철학에 국한된 내용이 아니라 윤리학에서 실존주의까지 다루는 범위도 넓구요. 결국 피상적이라는 의미일지도 모르겠지만, 딱딱한 이론으로만 읽던 것을 익히 알고 있는 영화 내용을 통해 다시 이해해 보는 것은 나름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지은이의 유머감각도 뛰어나서 지루하지도 않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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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간 몰입의 법칙
이지성 지음 / 맑은소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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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훌륭한 책은 아닙니다. 제목에서 말하는 '법칙'같은 건 안에 실려있지 않구요, 미사여구로 치장되어 있을 뿐, 누구나 다 아는 얘기를 할 뿐입니다. 무엇보다 가령 입지전적인 재벌이 쓴 책이라면 모를까, 겨우 책 세 권 썼을 뿐인 초등학교 교사가 말하는 '성공의 조건'이란 건 도무지 신용이 가지 않는 거지요. 그렇게 잘 알면서 겨우 초등학교 선생이냔 말이죠. (선생이란 직업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하지만, 이 책을 입이 닳도록 칭찬한 학원선생의 말처럼 "한 권 사서 옆에 두고 두고두고 볼 가치가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지은이의 글솜씨나 그 진정성이 아니라,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성공자'들의 삶의 자세와 열정은 저같이 계획없이 되는대로 살아갈 뿐인 半백수에게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귀가 얇은 저는 곧이곧대로 믿어버리고 만) "꿈꾸고 노력하면 무엇이든지 이루어진다"는, 지극히 나이브하지만 묘하게 감동적인 주장은 용기와 의욕을 붇돋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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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파일
헤럴드 셰터 지음, 김진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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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연쇄살인범들의 정신나간 범죄행각들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그들의 심리에 대한 아카데믹하고 심도깊은 접근 같은 걸 기대하시면 안 되구요, 그들이 저지른 살인행위들의 잔인함을 구체적으로 묘사해서 선정적인 자극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인 책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저지른 범죄가 평범한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만큼 썩 재밌습니다. 독자에 따라선 무척 혐오스럽고 역겨울지도 모르겠군요.

여튼간에 지하철 같은 데서 읽기에는 몹시 낯뜨거운 책임에는 분명합니다.

특히 책 뒷부분으로 갈수록 오자가 굉장히 많습니다. 책 참 무성의하게 만드는구나, 같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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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8
이종호 외 9인 지음 / 황금가지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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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작가가 참여한 단편집이다보니 작품마다 질이 들쑥날쑥이긴 합니다만, 김민영의 <깊고 푸른 공허함>은 어떤 기준으로 봐도 수준미달입니다. 유전학의 용어가 많이 나온다고 조악한 이야기가 근사해지는 건 아니죠. 이종호의 <아내의 남자>도 다중인격에 관한 진부한 변주이구요. 최민호의 <흉포한 입>은 이게 도대체 뭔 이야기야 싶은 애매한 결말이라 뭐라 평가하기 그렇군요. 엄성용의 <감옥>은 이 책에서 가장 짧은 분량인데가 수준을 논하기도 뭣할만한 소품입니다.

신진오의 <상자>는 <토미에>에 <펫시미트리>를 섞어놓은 익숙한 이야기이지만 자극적인 고어 묘사와 함께 그런대로 재미있습니다. 고어 묘사라면 우명희의 <들개>가 가장 강도높은데 전체분량의 3/5 정도는 베고 자르고 썰고 하는 장면을 묘사합니다. 선명한 이미지가 그려질만큼 썩 그럴듯하긴 하지만, 고어영화에서 이유없이 등장하는 고어장면이 그러하듯,  고어를 위한 고어인 탓에 지루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건 김종일의 <일방통행>입니다. 운전자라면 반드시 느낄 법한 길위에서의 스트레스와 살기띤 적의를 실감나게 그리고 있습니다. 일상의 감각에 기댄만큼 정서적 공감도도 상당합니다. 결말도 아주 멋지구요. '공포'라는 목표에 가장 충실한 건 권정은의 <은둔>일 것입니다. 주인공을 옥죄어오는 공포에 대한 묘사도 그럴듯하고, 진상이 밝혀지는 결말도 꽤 무섭습니다. 박동식의 <모텔 탈출기>는 공포소설팬이라면 누구라도 재밌게 읽을만한 이야기입니다. 시트콤적인 발랄한(?) 설정이 마지막 반전과 어우러져 비실비실 웃음이 나오지요. 장은호의 <하등인간>은 딱히 공포소설이라 보기는 어렵지만 무척 풍부한 메타포와 흥미로운 설정으로 가장 인상에 남는 작품입니다.

인쇄매체들의 소개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경이와 공포로 가득 찬 소설집은 아닙니다만, 어떤 작품들은 충분히 재밌고 무섭습니다.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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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피포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노마드북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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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가 가족물이고 <인 더 풀>이 에로라면, <라라피포>는 포르노입니다. 욕망의 묘사가 적나라하기가, 그리고 그들의 삶이 비루하기가.

등장인물들이 겪게되는 지저분한 사건들과 그들의 추악한 반응들은 도덕적 잣대로 판단할 수 없는 불가항력이 느껴집니다. 아시다시피, 세상은 추하고 사람들은 다들 반쯤 미쳐있잖아요. 제정신으로 살아갈 수 없는 겁니다. 자포자기한 인간들이 회복불가능할만큼 철저하게 망가지는 순간, 그 파멸을 운명인 듯 순순히 받아들이는 장면에선 어떤 비장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동정할 수 없는 종류의 인생들이지만 그들 앞에 놓여있는 '죽음' 이외에 다른 '탈출구'도 없어보이구요. '절망'에조차 둔감해진 소설속 인물들의 무감각은 지금 저의 상태와도 유사한 것 같아 섬뜩하군요. 

제가 읽은 오쿠다 히데오의 이전 소설들이 그런 거지같은 세상을 이쁘게 포장해서, 가령 20대 여성독자나 청소년들이 감당할만한 말랑한 수준으로 묘사했다면, <라라피포>에선 갓 잡은 멧돼지를 피투성이인채 식탁에 올라온 듯한, 날것의 느낌이 듭니다. 같은 작가가 썼다고는 생각되지 않을만큼 하드한 소설입니다. 묘사에 있어서나 절망감의 강도에 있어서나.  저로서는 앞서 읽은 소설보다 <라라피포>가 훨 맘에 드는군요.

a lot of people을 빨리 발음하면 라라피포처럼 들린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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