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달 - 제25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작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츠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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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빨간책방 팟캐스트때문에 읽음.

이야기와는 별개로 나의 소비생활(?)을 되돌아보고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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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7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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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일본소설과는 또 다른 분위기, 맘에 들었다.
각 이야기의 분량이나 밀도가 만만치 않아 한번에 쭉 읽는대신 약간의 텀을 두고 읽음.
시간이 역순으로 배치된것도 재미있고
마지막에 일종의 반전(?)도 좋았음.
영화화된다는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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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 제120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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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휴가, 마침 일본으로 다녀왔는데 거기서 이 책을 읽으니 기분이 묘하더라..
마치 영화 한 편 본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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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나의 별명 중 하나는 ‘택배의 여왕’이다. 매장에 직접 가서 사는 것 보다 인터넷으로 무언가를 사들이는 물건이 점점 늘어난다. 옷이나 책, 화장품으로 시작해서 경우에 따라 생필품 (휴지나 세제 등), 음식류 (특히 쌀) 등 택배로 받는 물품의 종류나 수량이 해가 갈수록 늘어난다. 그래서 택배는 나에겐 없어서는 안 될, 고마운 서비스이다. 그런데 이 택배는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내 기억으로 더듬어도 않으며, 이 책은 일본에서 최초로 소형화물, 특히 기업간이 아닌 일반인들간의 소형화물 운송서비스를 시작한 야먀토 운수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모든 일들이 그렇듯이 순탄하게만 흘러오는 것은 거의 없는데, 야마토 운수의 택배업도 운수성이나 우정성 등 국가권력, 그리고 경쟁업체들의 갖은 방해를 헤치고, 어떨땐 정면으로 맞닥뜨리기도, 어떨 땐 여론전으로, 어떨 땐 소를 제기하는 것으로 어려움을 헤치고 승부한다. 그래서 우리가 현재 편리하고 저렴하게 사용하고 있는 택배 서비스가 정착한 것이다. 거기에 야마토 운수를 상징하는 검은고양이 마크, ‘쿠로네코’의 탄생에 대한 얘기도 재미있어서 나는 책을 읽다말고 야마토 운수, 그리고 검은 고양이 마크를 검색해보기도 하였다. 덩달아 한국 택배의 역사는 어떤가도 찾아보았는데 1989년을 정규택배 서비스의 시작으로 본다고 한다. 이는 일본과 비교하면 약 15년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한국 택배산업 20년사’라는 책도 있던데 그 책의 내용도 궁금하다.



기업소설 시리즈인데다가 다루는 주제가 운수업이었기에 ‘더 골’류의 책일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이 책의 저자가 ‘기업소설의 거장’이라고 표지에도 적혀있지만, 옛날분(?)이라 그런지 전반적으로 조금 올드한 느낌이었다. 더 나아가 소설이라기 보다는 한 회사 및 그 회사를 일군 일가의 자서전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난 이 책을 읽으며 고 정주영 회장의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를 떠올리기도 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견지명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고, 자원을 투입하고, 필요한 경우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러고보면 우리가 지불하는 택배비는 투자된 인프라나 배송되는 속도, 서비스 레벨에 비해 다소 낮지 않은가 생각해보았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일반 사용자인 나는 좋지만, 택배 관련해서 접하게 되는 기사들을 보고 있노라면 씁쓸한것도 사실이기에. 아무튼 당연한 얘기지만 택배라는 서비스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니 이 세상에 역시 쉬운 건 하나도 없구나, 오늘도 또 하나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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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물들 - 사물을 대하는 네 가지 감각
허수경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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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부끄럽지만 나는 시는 잘 모른다. 많이 접해본 적도 없고 그래서 이름이라도 들어본 시인은 손에 꼽는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은 ‘사물을 대하는 네 가지 감각’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류 시인 49명이 각각 ‘사물’에 대해 느끼다/보다/듣다/만지다 등의 네 개의 감각으로 나누어 쓴 글 모음집이다. ‘사물들’이라고 했지만 그 범위가 매우 다양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 중에서도 내가 기억에 남았던 몇 가지 글을 꼽자면…



김소연의 ‘숟가락’ 얘기가 참 좋았다. 제목은 숟가락이지만 실은 아빠의 얘기다. 나머지 가족들은 수저나 그릇을 아무것이나 사용했지만, 아빠는 아빠만의 은수저, 밥그릇과 국그릇이 있었다. 50년 동안 사용한 아빠의 숟가락은 구멍이 났는데, 가족들 중 누구도 아빠에게 새 숟가락을 선물하지 않았다고, 아마 새 숟가락과 더불어 새 인생을 시작하기엔 너무 늙어서 자연스레 그리 된 것 같다고, 그리고 아빠도 그 사실을 묵묵히 받아들인 채 아무 숟가락으로나 식사를 하신다고. 숟가락 외에도, 매일 윤이 나게 닦아 고이 보관하던 아빠만의 물건들. 어느새인가 버려지고 사라져버린 사물들. 세월이 이렇게 흘렀구나, 어린 시절 근엄하게만 보이던 아빠도 어느새 나이가 드셨구나, 우린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는구나 싶어 어쩐지 남의 얘기 같지 않았다.




배수연의 ‘여권’도 재미있게 읽었다. 시인의 여권 사진에 대한 에피소드도 재미있고. 아마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여권사진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얼마나 될는지 궁금하다. 나만해도 포토샵의 힘을 빌렸음에도 불구하고 여권은 어딘가 숨겨버리고 싶은 물건 중에 하나니까. 여권의 ‘사증’란에 각 나라의 도장으로 채우고 싶은 그 수집 욕구에 대한 것도 비슷하다. 아마 모두들 그렇지 않을런지. 나도 어릴 때는 어른이 되면 세계여행 정도는 쉽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여행이 아닌 출장이 주를 이룬다. 그마저도 중국이 대부분이라 내 여권은 중국비자에 중국입출국 도장만 한 가득. 그래도 언젠가는 다른 나라들도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여전히 있다.



그리고 이수명의 ‘사과’도 좋았다. 나는 다른 건 몰라도 과일은 박스로 사다놓고 먹을 정도로 좋아하는데, 특히 사과의 주기로 1년을 생각하는 버릇은 나와 비슷한 것 같다. 아니, 사실 내가 사과의 주기로 1년을 생각한다는 것을 나는 인지하지 못했는데, 시인의 글을 읽고나니 아, 그러고보니 나도 이렇게 살고 있구나 싶었다. 요즘 나는 아오리의 시간을 살고 있는데, 여름을 좋아하는 내가 겨울이 와도 용케 우울함을 견뎌내는 비결에는 아마 사과도 한 몫하지 싶다. 가을에서 겨울까지 우리집에는 사과가 떨어진 적이 없으니.



아무튼 이렇게 여러 사물들에 대한 짧은 글들을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책도 손에 착 감기는 사이즈라 좋다. 다만 책에서 인용된 글 들이 노란색으로 인쇄되어 있는데, 이건 너무 읽기가 힘들었다. 좀 더 진하거나 다른 색이었더라면 좋았을텐데.


마지막으로 ‘커튼’ 이라는, 다소 평범할 수도 있는 사물에 대해 너무 좋은 구절이 있어 옮겨본다.


“어쩌면 살아가면서 내가 점점 더 원하게 되는 것은, 벽을 세워둘 수 있는 곳에 커다란 창문을 달고, 부드러운 천으로 된 커튼을 다는 일인지도 모른다. 각각의 자리를 함부로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완벽하게 차단하지 않는 것. 끊임없이 닿으려고 하면서, 치열하게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 그것이 매일매일 새로운 용기를 필요로 하는 어려운 일이지만 의미 있는 일이다. 관계나 삶에 깊어지고자 할수록, 창문과 커튼 사이의 공간만큼이라도 일정한 거리가 유지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오히려 깊어지고자 하는 마음을 도와주지 않을까. (안미옥 ‘커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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