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나의 별명 중 하나는 ‘택배의 여왕’이다. 매장에 직접 가서 사는 것 보다 인터넷으로 무언가를 사들이는 물건이 점점 늘어난다. 옷이나 책, 화장품으로 시작해서 경우에 따라 생필품 (휴지나 세제 등), 음식류 (특히 쌀) 등 택배로 받는 물품의 종류나 수량이 해가 갈수록 늘어난다. 그래서 택배는 나에겐 없어서는 안 될, 고마운 서비스이다. 그런데 이 택배는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내 기억으로 더듬어도 않으며, 이 책은 일본에서 최초로 소형화물, 특히 기업간이 아닌 일반인들간의 소형화물 운송서비스를 시작한 야먀토 운수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모든 일들이 그렇듯이 순탄하게만 흘러오는 것은 거의 없는데, 야마토 운수의 택배업도 운수성이나 우정성 등 국가권력, 그리고 경쟁업체들의 갖은 방해를 헤치고, 어떨땐 정면으로 맞닥뜨리기도, 어떨 땐 여론전으로, 어떨 땐 소를 제기하는 것으로 어려움을 헤치고 승부한다. 그래서 우리가 현재 편리하고 저렴하게 사용하고 있는 택배 서비스가 정착한 것이다. 거기에 야마토 운수를 상징하는 검은고양이 마크, ‘쿠로네코’의 탄생에 대한 얘기도 재미있어서 나는 책을 읽다말고 야마토 운수, 그리고 검은 고양이 마크를 검색해보기도 하였다. 덩달아 한국 택배의 역사는 어떤가도 찾아보았는데 1989년을 정규택배 서비스의 시작으로 본다고 한다. 이는 일본과 비교하면 약 15년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한국 택배산업 20년사’라는 책도 있던데 그 책의 내용도 궁금하다.



기업소설 시리즈인데다가 다루는 주제가 운수업이었기에 ‘더 골’류의 책일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이 책의 저자가 ‘기업소설의 거장’이라고 표지에도 적혀있지만, 옛날분(?)이라 그런지 전반적으로 조금 올드한 느낌이었다. 더 나아가 소설이라기 보다는 한 회사 및 그 회사를 일군 일가의 자서전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난 이 책을 읽으며 고 정주영 회장의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를 떠올리기도 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견지명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고, 자원을 투입하고, 필요한 경우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러고보면 우리가 지불하는 택배비는 투자된 인프라나 배송되는 속도, 서비스 레벨에 비해 다소 낮지 않은가 생각해보았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일반 사용자인 나는 좋지만, 택배 관련해서 접하게 되는 기사들을 보고 있노라면 씁쓸한것도 사실이기에. 아무튼 당연한 얘기지만 택배라는 서비스도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니 이 세상에 역시 쉬운 건 하나도 없구나, 오늘도 또 하나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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