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가기 싫은 날
김희진 지음 / 마호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학생 때 딱히 모범생도 아니었는데, 마치 누가 정해놓은 길을 따라가듯이 대학엘 가고, 적성에 딱히 맞지는 않는 전공이었어도 휴학 한 번 하지 않고 졸업을 하고, 졸업 후에는 전공과도 상관없는 회사에 취직을 해서 여태껏 회사생활을 하는, 틀에 박히고 지루한(?) 길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한창 일자리를 구하던 때에는 어디라도 나 좀 데려가주기만 한다면 충성을 다 바칠텐데 했었건만, 감사한 마음은 어느새 잊고 이런저런 불평불만을 달고 사는 요즘의 나.

냉정하게 보자면 나의 회사생활 자체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데, 딱히 야망이나 비전이 있지 않다는 것도 문제. 직장인 대부분은 항상 사표를 품에 안고 산다지만, 막상 직장을 박차고 나갈 용기도 없고, 나가서 하고 싶은 일도,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니 그것도 문제.

그런 요즘, 제목만으로 확 끌린책. ‘회사가기 싫은 날’이라니, 이거야 말로 찌뿌둥한 일요일에 읽을만한 책이 아닐는지. 이 책에는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17명 (브랜드 14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디자이너, 브랜드 디렉터, 피아노 학원 원장, 바리스타, 헌책방 주인, 플로리스트, 자전거 공방 등 분야도 다양하고, 청년층부터 부부, 혹은 모자끼리 함께 일하는 부류, 거기에 일본 스타일의 빵집의 설립자 (‘파운더’)까지 인원 구성도 다양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어떻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되었는지를 소개하고, 여러 인터뷰이를 통해 성공이란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실제로 모든 사람이 다 물질적인 성공을 거두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어 행복하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인정도 받고, 여러 가지를 충족시키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고, 한 두가지를 버리면 좋아하는 것을 해나갈 수 있다고 얘기한다.

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에는 대단한 비법이 숨겨져 있다기 보다는, 일단 시작했다는 것이 차이를 만들었다고 한다.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은 있겠지만, 품는 것만으로 이루어지는 꿈은 없다고.



그리고 일단 시작했으면 꾸준히 밀고나가는 자세도 필요한데, 특히 취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에 대한 구분을 잘 해야하고 인내하며 참아내는 자세도 필요하다. 직장생활을 포함하여 사람이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인간관계인데, 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미처 못했다.

‘동네카페’를 운영하는 이진영씨의 사례를 보면, 조용한 동네에 카페를 연 젊은 여자 주인은 그저 가진 돈이 많아 유희처럼 카페에 앉아 있기를 즐기는 사람일 거라는 편견의 시선들과 부딪혀야 했다. 하지만 그에 대해 변명하기보다는 매일 성실하게 가게의 문을 열고 닫으며 시간을 묵묵히 지키는 방법을 택했다. 자신을 받아주길 소리 높아 말하기 보다는, 그저 차분히 기다린 것이다.

‘고양이 삼촌’인 재선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왜 좋아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에 신경쓰고 그들을 설득시키기 보다는, 왜 좋아하는지 알아채주고 공감해 주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스스로 좋아하는 것들에만 집중하며 일한다고 한다.

“나름의 방식대로 바르게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취향과 가치관이 달라서 생길 수 있는 차이까지는 신경 쓰면서 살아갈 수 없다고 여기며, 자신만의 방식대로 나아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말이 쉽지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는 이미 모두 알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다. 나는 얼마나 욕심이 많은지에 대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지만 – 실은 하도 여러 가지라 정확히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면서 – 돈도 벌고, 남들이 알아주는 등 모든 것이 충족되었으면 좋겠다. 실제로 그러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막상 행동으로 옮기는 것도 별로 없다. 그러고보면 결국 나는 불평을 위한 불평을 하려고 사표를 품고 다녔던가. 이미 그 사표는 사장된 지 오래일지도 모르는데.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데에도 용기와 뚝심과 인내심이 필요하다.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