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을 찾는 지구인을 위한 안내서 사고뭉치 10
오승현 지음 / 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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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가 전혀 아니다. 오히려 막연하게 두려움을 갖고있고 어쩐지 숨이 막혀오는 듯한 갑갑함이 느껴지는 분야라는 말이 더 정확할 듯. 이런 생각은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고 더 공고해졌는데, 기껏 영화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이, 난 무슨 일이 있어도 우주는 안 가겠다 였으니까. 그런데 얼마 전, 영화 ‘마션’을 보게되었다. 당시 영화 순위도 높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시간이 그것밖에 안 맞아서 보게 된 것인데 이게 의외로 엄청 해피엔딩인게 아닌가. 물론 그렇다고 우주에 대한 공포감을 상쇄시켜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대체 우주가 어떤 곳이길래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인터넷으로 우주와 관련된 글들을 찾아 읽고, 여러 이미지들을 찾아보며 조금씩 공부를 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학습 교양 시리즈 중 하나인데, 이쪽 분야에 지식이 전무함에 가까운 내 입장으로서는 너무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조금만 읽고 자야지 하다 결국 그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어버릴 정도였는데, 학창시절엔 이렇게 재미있는 걸 왜 몰랐을까 왜 관심이 없었을까 싶을 정도로 몰입했다.



우주와 관련해서는 정확한 수치를 제공해준다고 해도 어차피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므로 잘 와 닿질 않는다. 예를 들어 1억 4960만km가 어느 정도 인지 가늠이 되는가? 1억은 고사하고 우리 나라에서 1만 km라고만 한정해도 어느 나라까지가 될는지 감도 오질 않는 사람인데. 그런데 이 책은 이러한 광범위한 숫자들도 와 닿게 만드는 적절한 비유들을 사용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지구와 태양의 상대적인 크기와 이 둘 사이의 거리에 대한 것이었다. 지구를 지름 1mm 정도의 볼펜 점으로 볼 때 태양은 지름 10cm 정도의 테니스 공과 같단다. 이러한 사이즈의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약 15m 거리에서 태양 주위를 돈다고 한다. 1AU로 표현되는, 위에서도 언급한 1억 이 넘는 숫자보다 훨씬 와 닿고 시각화되지 않는가 말이다.



그리고 허블이 밝혀 낸,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간다는, 즉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은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신기하지만 이런 것들을 관찰하는 사람들도 신기하다. 나는 아직도 천문대 한번 제대로 다녀오지 못했고 별도 제대로 관찰한적이 없어서 그런지 마냥 신기할 뿐이다. 언제 기회가 되면 천문대 견학 프로그램 같은 곳에도 꼭 다녀오고 싶다.



기본적으로 단위가 클 수밖에 없는 우주에 대한 내용을 읽고 있자니 지식의 습득이라는 것 외에도 큰 소득이 있었다. 그건 바로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인식했다는 것이다. 우주는 광활하다고만 표현하기엔 정말이지 커도 너무 큰 공간이니까, 우주의 스케일로 세상을 바라보면 태양계도, 그 안의 지구도, 그 안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도, 그 중에서도 서울에 살고 있는 나를 보면, 내가 너무나도 미미하고 작은 존재인 것이다. 나쁜 의미나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내 눈앞에 닥친 일에 너무 일희일비, 안달복달하지 말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우주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치유되는 듯한 특이한 경험을 했다.

나의 관심사가 아니더라도, 꼭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



덧. 책의 말미에 칼 세이건의 연설문이 인용되어 있다. 그 유명한 ‘코스모스’를 이번 기회에 읽어봐야겠다.

“우리는 서로서로 더 소중하게 여겨야 할 책임이 있으며, 우리의 유일한 안식처이자 고향인 저 희미하게 푸른 점을 소중히 지켜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세이건의 연설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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