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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캐릭터 데코 도시락
김보연 지음, 기린반 그림 / 숨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기 전에 나에게 있어 ‘도시락’이라 함은, 무언가 특별한 일이 있을 때 준비하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치원이나 학교는 모두 급식을 먹고 있고 (고로 우리엄마가 나 어릴 때 그랬던 것 처럼 내가 아이의 도시락을 매일 쌀 이유가 없고), 혹여나 소풍 등의 이유로 도시락을 싸야 할 때에는 맘을 굳게먹고(?) 미리미리 준비하여 김밥을 주로 싸 보내곤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의 서문부터 나는 반성의 벽을 만났다. 첫 문장 자체가 ‘저는 입맛이 살짝 까다로운 남편과..’로 시작하는데, 아주 냉정히 말해 나는 입맛이 까다로우면 까다로운 입맛에 맞추어 주기 보다는 먹으려면 먹고, 말려면 말고 식의 태도를 고수해왔던 것이다.
더군다나 싸주는 정성이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보일 수 있을지, 또 어떻게 하면 도시락 뚜껑을 열었을 때 기뻐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저자의 마음은, 내가 너무 게으르고 무심했음을 깨닫게 하고 나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하였다.
반성은 반성이지만 앞으로 잘 하면 되지, 하며 책을 읽다보니 유용한 팁을 많이 얻게 되었다. 특히 책의 초입에 있는 ‘도시락 예쁘게 담는 노하우’는 기본중에 기본이지만 든든한 밑바탕이 될 것 같다. 밥을 넣은 뒤엔 한소끔 식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반찬도 그렇다고한다). 방울토마토와 상추도 영양은 물론이고 도시락을 더 예뻐 보이게 한다는 것은 참으로 꿀팁이다.
도시락의 필수품 목록에서도 김펀치와 실리콘컵은 모양별로 구비하고 싶다. 다만 너무 시작부터 이리저리 도구를 갖추려 노력하기 보다는 하나씩 늘리는 쪽으로 해야겠지만. 데코는 주로 김으로 하기 때문에 김펀치 외에도 김 전용 작은 가위와 핀셋도 있어야 한다. 쿠키틀은 지금도 종류별로 많은데 (예전 멜라민 파동 때 각종 베이킹 도구를 구입한 적이 있다), 난 왜 이걸 쿠키만들때에만 써야한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이 책에 소개된 도시락들을 보다보면 사실 좀 어려워보인다 싶은 것도 사실이다. 물론 나의 개인적인 경우에 한해서지만. 그래서 우선은 내가 할 수 있는 계란말이를 기존과 조금 달리 해 보았고 – 원래 난 후라이팬에서 굴려서 만들기만 했었는데,
식기 전에 김밥발로 말아 모양을 잡는 것을 처음 해보았다 -, 또 ‘수제 돈까스’는 아니지만 집 냉동실에 잠자고 있던 돈까스를 꺼내어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다음 주말에는 ‘귀요미 곰돌이 햄버거’를 만들어보고 차츰차츰 하나씩 따라해보려 한다. 어차피 매일 도시락을 싸야 되는 입장이 아니니 실력이 느는 것은 더디겠지만 그래도 언젠가 조금은 실력이 늘어있지 않을까 바래본다. 꼭 도시락이 아니라 ‘집밥’을 먹을 때 활용할 수 있는 팁이 많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