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랫만에 친구님을 만났다.
나의 영적 사정을 아는 그는 택시를 타고ㄱ대학 후문까지 가서 돈까스를 사멕였다. 핸즈커피에서 녹차빙수와 조각케잌을 먹고 그 대학 인문학 연구소에서 일하시는 지인을 만나 잠깐 놀다왔다.

언니와 긴 통화를 했다.
선물하기를 좋아하는 내게,
그런거 주지않아도 나는 너를 좋아해
웩,근 사십년만에 너 왠 닭살?
하지는 않았다.

그런대로 쓸쓸하고
용기를 주는 고백이었다.ㅋ
니 고백 접수.

우리는 지금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밖에 없는
친족이라 그 정도는 표현해주는걸로..

정신이 없을만큼
푹푹 찌고,
병원에 갈 만큼
아프고,
엉엉 울어야 할 만큼
슬프지만

세상은 내게 친절하고
책들도 오고 있고ㅡ독서공감/바흐/여림/
오늘도 재미나게 보냈다.

그것들이 모두 기적같다.
이렇게 힘든 시간을
이렇게 잘 버티고있다니!
놀랍다,놀라워.

세상이 내게 잘 해주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견디기 힘든
고통 중에 있기 때문이다.

길을 걷다 옆방 언니에게 양해를 구하고
스토너를 사려고 동네 책방에
들어가서 정가대로 돈을 주고 사서 읽고있다.

백건우가 피아노로 치고 있는
바흐를 들으며
스토너를 읽는 저녁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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