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stella.K > 가다가 아니면 돌아오는 것이 젊음 아닌가.

오늘, 그동안 실습겸 코칭을 서로 주고 받고 했던 부장님과의 코칭을 일단락 지었다. 부장님이 너무 바빠 보여서 계속 붙들고 있기가 뭐했다.

이 분하고는 근 두달 정도 코칭을 했나 보다. 부장님의 전공은 커리어 코칭이다. 50대 중반의 나이에 코칭으로 새로운 제2의 인생을 살고 계시고, 이것 때문에 노동부에서 하는 <한국기술 교육 대학>이라는 곳에서 진로 상담 대학원 과정을 밟고 계신다. 방학인데도 특강 들으랴, 모 헤드 헌터 회사에서 커리어 코칭하랴 눈코 뜰새 없으신가 보다.

그동안 부장님으로부터 이 분야에 대한 정보다 많이 얻고 도전도 많이 받았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재대로된 진로 교육이나 상담없이 대학을 진학하고 직업을 갖는 것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것 때문에 얼마나 많은 인력들이 낭비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방황하는 인력들이 또 얼마나 많은지 새삼 놀랍기도 하다. 우리나라에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재대로만 진로 선택만 해도 우리나라 산업이 흔들림이 없이 잘 발전할 수 있을 텐데. 기업체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사람들은 자신이 어디에 배속되야 하는지도 몰라 헤메고 있으니 우리나라 산업기반은 과연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유수한 대학의 대학생들이 학습 불능에 빠진 사람이 예상외로 많다고 한다. 그들은 주입식 교육에만 길들여져서 어떻게 하면 주도적으로 공부를 해야하는지를 모른다고 한다. 또한 대학을 두번 들어가는 사람도 요즘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도 재대로된 진로 상담이나 교육이 뒷바침이 되지 않아서라고 하니, 그런 얘기를 듣고 있으면 답답하기도 하고 모든 게 너무도 커 보인다.

어느 분야든 중요하지 않은 분야가 없어서, 이 분야를 얘기하면 너무 크게 와닿고, 저 분야를 얘기하면 그 분야 역시 너무 크게 와닿는다. 어느 것도 소홀함이 없이 중요하고 유기적이 될 수 밨에 없을 것이다.

물론 부장님하고 코칭을 마무리 졌다고 아주 안 할 것은 아니다. 필요하면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마침 다른 사람하고의 코칭 제의가 들어왔기 때문에 굳이 바쁘신 분을 붙들고 계속 한다는 것은 나로서도 그다지 마음 편한 일은 아닌 것이다.

나는 일차 마무리를 지으면서 부장님께 충고를 부탁했다. 근데 나는 그저 예의상 몇마디 하시려니 했는데 부장님은 끝까지 나에게 도전을 주신다.

"우리가 암치료의 권위자를 생각해 보세요. 그 사람이 우리나라 또는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면 우리는 그 사람의 그런 권위만을 보려고 하는데, 그 사람이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격었겠나를 생각해 보길 바래요. 그것처럼 스텔라님도 미리부터 잘하고 있나 못하고 있나를 생각하지 말고  일단 많이 해 보시기 바랍니다. 코칭을 많이해서 나빠졌다는 말은 들어본적이 없습니다. 하면 할수록 좋은 것이 코칭이니 조급히 생각하지 마시고,  무조건 많이하십시오."참 고마우신 말씀이었다.

 그래. 어설픈 실력이라도 안 하는 것보단 하는 것이 좋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면 된다. 지금 잘하는가 못하는가를 따진다는 건 우물가에서 숭늉찾기 인지도 모른다. 들어주는 자세와 질문하려는 자세만으로도 코치의 자질은 충분하다고 한다.

오늘은 세 사람에게 코칭을 했다. 그중 그래도 맨 마지막에 했던 코칭이 그나마 마음에 든다. 우리는 낄낄대고 웃으며 했으니까. 나의 코칭 상대는 원래 좀 재미있는 캐릭터라 웃으며 코칭하는 게 가능했지만, 코칭을 심각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웃었다고 해서 엉터리였을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어느 순간 자신의 모습과 맞닦뜨려줬더니 더 이상 안했으면 하고 쥐구멍을 판다.

"아냐. 너 자신의 모습과 맞닥뜨리는 것을 회피하지마. 오히려 잘된거야.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면 되는 거야." 다행히도 이 친구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잘 따라와줬고 사안도 그다지 큰덩어리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그는 영어강사로서 가르치는 것을 좋아했는데, 그 좋아하는 일을 두고도 여전히 자신은 뭘했으면 좋을런지를 몰라한다. 너무 먼곳에서 찾으려고 하는 건 아닐까?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그게 천직 아닌가?

그래도 섣불리 이거라고 코치가 해답을 주면 안된다. 이를 메시징이라고 하긴 하는데 꼭 나쁜 것마는 아니다. 코치가 이것을 얘기해서 상대가 받아드려도 그만이고 받아들이지 않아도 그만이다. 중요한 것은 상대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다.

나는 그 친구에게 말했다. 영어강사가 너의 천직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유능한 강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해 봐라. 유능한 강사가 되어서 만족스러우면 그게 너의 일이고, 아니라면 길은 그때 또 다시 찾으면 된다. 요는 목표나 목적없이 길을 떠나는 것보다 잘못된 길이 될지라도 일단은  그것없이 가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고 말해줬다. 그랬더니 일단 수긍은 한다.

나 역시도 코칭을 계속하긴 할거지만 부장님처럼 커리어 코칭은 안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의 분야는 라이프쪽이 될것 같다. 그것도 심리쪽. 원래 공부하기도 그랬고 오늘 이 친구와도 코칭을 할 때 이 친구 요즘 스트레스를 받는지 배가 아프고 설사도 한단다. 그 부분에 질문해줬을 때 나 나름의 쾌감이 있었다. 그렇다면 그 분야가 내 분야인지도 모른다. 아님 말구.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지, "가다가 아니면 다시 돌아오는 것이 젊음이" 아니냐구. 나는 이 말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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