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르니에 선집 1
장 그르니에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199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년전 여름.
"저마다의 일생에는,특히 그 일생이 동터 오르는 여명기에는 모든 것을
결정짓는 한 순간이 있다.그 순간을 다시 찾아내는 것은 어렵다...

한 인간의 존재가 그 참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점진적일 수도 있다.
저 자신속에 너무나도 깊이 꼭꼭 파묻혀 있어서 도무지 새벽 빛이 찾아들
것 같지가 않아 보이는 어린아이들도 있다..."

장 그르니에의 <섬>과는,정작 작가에 대한 신뢰보다는
번역자인 김화영선생에 대한 개인적인 인상이랄까,
까뮈가 스무살때 처음 읽은 책이라는 주변적인 이유에서
첫만남을 갖게되었다.

"떠나야 한다
떠나야 한다

곶처럼 벋어나가 눈 감고 머문 뒤
또다시 떠나야 한다"

시인 고은의 <머나먼 길> 그 장대한 대서사시를 여는 몰아치는 힘..
그르니에의 첫 문장을 읽을 때도 동일한 질량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물론 다른 성질의 힘이었으나 그 얼마나 또 같을 수 있는가.

처음 읽고서 3년이 지난 후 다시 읽게되니
보이지않았던 다른 부분들이 보이게된다.
가지런한 책장들을 쓸어내리면서,지난 시간들을 떠올려보았다.

"
겨울 숲속의 나무들처럼 적당한 거리에 떨어져 서서 이따금씩만 바람소리를 떠나보내고 그러고는 다시 고요해지는 단정한 문장들.그 문장들이 끝나면 문득 어둠이나 무,그리고 무에서 또 하나의 겨울 나무 같은 문장이 가만히 일어선다.그런 글 속에 분명하고 단정하게 찍힌 구두점."

'아무나 글을 쓰고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주워온 지식들로 길고 긴 논리를 펴는'요즈음에 김화영선생님의 표현처럼 <아름다운 글>로 채워진
책을 만난다는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의 글과 어울리는 몇가지를 생각해본다.하여,
이루마의 앨범과 '철수'씨의 판화와 현패방의 벽색깔같은 것들.

내일은 글을 써서 돈을 버는 몇안되는 선배중에 하나와
이메일 끄트머리에 이응준씨의 시를 적어보낸후로 죽이맞아버린
수영장친구 셋이서 만나기로했다.

<어바웃어보이>인가,잘생긴 휴 그랜트가
인간은 섬이다,하고 말하던게?

섬같은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섬에 대해 썼다.
some One,some 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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