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조그만 화장실 창 문 밖으로 열대우림수가 보인다.
나는 아침에 혈압이 90이 채 넘지 못했고
뎅기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래서 이번주에는 학교를 쉬고 먹고,자고를 반복하며 책도 좀 읽고있다.

방금 내가 머무는 곳의 책임자 분께서 머리를 짚어주고 축복해주시고서는 걱정하지 마,하고 나가셨다.
내 약은 잘 먹는 거라며 일흔이 가까오는 어르신이 낑낑대며 각종 한국 음식을 한 꾸러미 가져다주셨고
아빠는 멀리서 뭔가 눈치를 채신건지 아프진 않냐고 전화를 하셨다.

왜 그런걸까.
세상에 대한 경애의 마음을 잃지 않도록
포기하고 싶을 때 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들을 불쑥 내미는 꽃다발처럼 나는 왜 항상 이렇게 받곤 하는 걸까.
빨리 나아,기도할게.하는 교수님들의 작은 문자 메세지 하나에도,어떻게 읽은 줄 모를만큼 가만한 마음이 들게하는 이 책에도 마음이 여려지고 보드라워져서 나라는 사람을 조용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그것은 한번씩 앓고 나면 얻게 되는 산 자의 깨우쳐 얻음 같다.
너무 속이 상했다가,일어나면 반드시 만회해야지 같은 복수와도 같은 마음이었다가 그 모두가 아무것도 아닌 그저 일상의 일부가 되는 것 같다.

E가 말하는 영화를 보는 이유가 내가 영화를 보는 이유와 같아서 반가웠다. 영화를 볼 때 내가 흘러보낸 어떤 시간을 담고 있다는 면에서 나도 같은 이유로 그 영화와 함께 있던 시간이 소중했던 것 같다. 주인공의 나이와 내 나이가 같은데 그런 면에서 같이 늙어가는 소설을 만난 것 같아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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