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좋군요. 마지막 장을 덮었는데 마침 비도 오고요. 아쉽게도 벼락은 치지 않았지만 그래도 느낌 충만합니다. 사실 제가 원했던 결말이 아니라서 별 네개를 주려고 했는데요. 제 맘에 안든다고 잘 쓴 글에다 화풀이 할 수는 없지요. ㅎㅎ 사실 에도시대물은 샤바케 시리즈로 처음 접했습니다. 그래서 미야베 미유키님의 글에는 같은 에도시대물이라도 요괴가 등장하지 않는다기에 여태 손을 대지 않았어요. 샤바케에서는 만쥬를 좋아하는 귀여운 요괴들이 많이 나오거든요. (물론 도련님도 귀엽습니다.) 하지만 샤바케 번역본은 4권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 하더라고요. 버티다 버티다 결국 외딴집을 사서 읽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참 잘 한 일인데 그래도 샤바케 5권이 나왔더라면 저는 더 좋았을 텐데요. ㅠㅠ비록 목이 빠져라 기다리던 샤바케 시리즈는 아니었지만 그동안 에도시대물이 너무너무 그리웠던 제게 외딴집은 가뭄에 단비같은 작품이었습니다. 읽고 나서 먹먹하더라는 평을 보고 처음부터 아주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인지 마음에 안드는 엔딩도 나름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요. 주로 순간의 서스펜스를 위해 쓰여지는 추리소설의 형식을 취했음에도 그 옛날 집권층과 기득권층이 권력을 지키고 원하는 바를 손에 넣기 위해 어떻게 민심을 조장하고 이용했는지 나름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작가의 내공에도 감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