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하게 산다
가쿠타 미츠요 지음, 김현화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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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보세요 후후후훗... ♥

가쿠타 미쓰요님의 에세이, <무심하게 산다>

표지부터 마음에 드는 책. 내용도 정말 흡족해요.

얼마전에 또다른 유명 일본작가의 글은, 

참 많이 솔직한 내용이었지만, 다소 뾰족한 느낌에

제목보고 기대한 것에 비해 마음이 좀 쓰렸거든요.


이번 작가의 고백들은, 딱 제취향!

중년 소설가의 마흔 넘어 알게 된 세상살이의 맛

무작정 안한다 이런 주의가 아니라,

참 부지런한 스타일인데, 세심히 살피는데

시간이며 세상이며 사람을 긍정적으로 안고 지내는 느낌,

분명 자기고백적(?) 느낌의 에세이건만, 읽다보면

삶을 자연스레 꾸리자고, 독자에게 겸손하게 제안하는 듯해요.




세월에 맞서기 보다는

지금의 나와 사이좋게 살고 싶다. 


제가 추구하는 그 가치관이 딱이라서,

아마 그래서 더더욱이 기쁘게 읽었던 것도 같네요.

작가는 가장 처음 시작부터 선언해요.

지금의 나와 사이좋게 살고 싶다고 말이죠.








내가 모르는 나를 알다

이 에세이, 침대에 누워서 뒹굴뒹굴 읽었어요.

건강검진을 좋아한다는 저자. 후훗.. 

저는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당연성은 앎에도

건강검진은 쉽사리 챙기지 못하고 있어요.

부지런하지 않아서인 것 같아요.


저자는 지금의 나와 사이좋게 잘 지내게도,

'내 몸에 대한 의무'를 참 잘 지키지 말이죠.

그렇게 건강검진을 하다보면, 시스템이 불편하기도 하고

그렇다면 또 다른 방식으로 검진에 임하기도 하고-

그러던 어느 검진에서, 10년 전에 모르던 단어들이 술술..

그리고 같은 세월을 지낸 친구들과 대화가 화기애애.


중성지방이며 통풍이며..

심각하게 생각하자면 한도 끝도 없겠건만,

생활습관을 돌아보고, 어떻게 할까 대책을 마련하고

이러한 현실적인 움직임 외에도,

중년 친구들과 커뮤니케이션이 화기애애해진다며

긍정적인 모습에 '쿠쿠..' 웃음이 나게 된답니다.


어짜피 그런 것, 아무래도 좋아! 하는 듯요.

무심하게 산다라는 제목을 보고, 

다 귀찮아- 하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감정에 너무 깊이 빠지지 않는다 느낌이에요.

분명 돌아가는 상황을 세밀히 바라보고

이러저러 생각이 참 많다 싶은데,

지나치지 않는 평정심이 은근 느껴지더랍니다.








저도 사실, 세월을 지낸 지금이 참 좋아요.

곧 중년이라 할 수 있는 나이로 들어갈 참이라,

그때는 몰랐던 것을 지금은 알게 되는 현재가 좋더라구요.


'만약'의 미래


겨울 날, 미끄러운 계단에서 넘어지게 된 상황에서..

운동감각이 없어서 들인 시간 대비 움직임이 별루인데 하다가

그래도 '만약' 꾸준히 운동하지 않았으면

다섯 번 균형을 잃었을 때, 그 다섯번 모두 넘어졌을 것이라고

긍정 '만약'을 생각해봅니다.


가벼운 '만약'도 있고 무거운 '만약'도 있다며..

'만약'이라는 단어 자체에 대해서도 의미부여를 해보는 작가.

:: 하지만 어떤 선택을 내렸을 경우,

다른 선택지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상황마다 각각 선택을 해야하죠.

만약 그랬다면.. 하고 가정의 세계가 아닌

하나의 선택을 해야하는 현재에 살고 있어요.

그럴때, 못이룬 다른 선택지에 대해 미련을 두게 된다면,

애초에 그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해버리면

과거에 살지 않고 지금을 살 수 있겠죠.

(만약이 가르키는 일이 과거에 있을 경우에는 말이죠.)









나에게 다가오는 변화를 무심히 받아들이고

이제 내 나이가 쌓이는 방식을 새롭게 만들어볼 테다


17년 업무시간 패턴이 같았다고 해서,

18년째도 꼭 같아야 하는 건 아니죠.

중년이라는 나이라도, 그간 고착되었던 습관이라해도,

새로이 바뀌고픈 마음이 생기면 또 그렇게 움직여봅니다.


<무심하게 산다>의 의미는 이래야 한다!가 아니라는 뜻이네요.

마음을 열고 새롭게 받아들이고, 느낌을 그대로 가져보니,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을 창을 열어 그대로 통과시키는 느낌이랄까요.








세월 앞에 달라져가는 나의 몸이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하다.

그 변화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을 테고

나이와 결부시켜 생각할 수밖에 없을 떄도 분명 있을 테다.

하지만 변한다는 건 사실 재미있는 일이다.

이 또한 나도 몰랐던 '나'를 알아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 그렇구나-' 고개를 끄덕끄덕.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 저자의 생활태도에서

넉넉함을 배우게 된답니다. 삶에 대한 세월에 대한 넉넉함이요.

지금의 나와 사이좋게 살고 싶다고 하는 편안한 마음에

독자의 입장에서도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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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4-02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 고기(특히 치킨)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도 통풍에 걸립니다. 제가 통풍으로 고생한 적 있었어요.. ^^;;

해피클라라 2017-04-02 14:03   좋아요 0 | URL
^^; 그쵸 요즘은 젊은 사람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 하더만요..
에고 cyrus님 고생하셨었군요;; 통풍이 나이추세만은 아닌 것 같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