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심리치료 그 30년 후의 이야기 - 심리치료는 과연 내담자들의 인생을 변화시키는가?
로버트 U. 아케렛 지음, 이길태 옮김 / 탐나는책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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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팔로어하고 있는 트위터 유저들은 재밌게 읽은 책들을 많이 소개 해 준다. 이 책도 그 중에 하나인데, 그분들 덕분에 책을 골라야 하는 수고스러움을 덜고 재밌는 책을 바로 찾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여기 등장하는 내담자들은 모두 심각한 심리적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 당시에 치료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그리고 다시 만나서 느낀 심리치료사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을 이해하는 것은 참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란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어빈 얄롬 이후 남성 심리치료사가 쓴 책은 오랜만에 읽었는데, 아주 재미있었다. 

당신이 섹스해서 학교가 위태롭다고 그러더군요. 하지만 사실은 그 사람들이 자신이 느끼는 충동에 죄책감이 들어 불안했던 거죠. 당신은 모든 중년 남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 즉 진정으로 성생활을 좋아하는 여자로 인식되었어요. 그 점 때문에 그들이 겁을 먹은 거예요. 하긴 나도 겁이 났어요. 우리 모두 당신 같은 여자를 못 다룰까봐, 당신이 우리를 웃음거리로 만들까봐 두려워하죠. 그래서 우리는 당신을 길들이려고 애써요. 그것이 나의 임무였어요. 당신을 길들이는 것 - P139

58퍼센트가 동성애를 정신병에 넣지 않는다는 내용에 찬성을 했고, 38퍼센트는 반대, 4퍼센트는 기권했습니다. 민주주의란 참 놀랍지 않은가요? - P189

분석가는 내담자를 분석한다. 그러나 내담자 역시 분석가를 분석한다. 왜냐하면 분석가는 내담자의 무의식 세계를 공유함으로써 자신의 무의식 세계가 명확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분석가는 내담자를 치료할 뿐 아니라 내담자에 의해 자신도 치유된다. - P303

프롬 박사는 정신분석은 ‘치료가 아니라 자아를 이해하는 도구...... 삶의 기술에 쓰이는 도구‘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썼다. - P726

다른 누군가에게 무엇이 가장 좋은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철학이다. - P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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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나의 임신중지 이야기 진실의 그래픽 3
오드 메르미오 지음, 이민경 옮김 / 롤러코스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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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내가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다면 어떨까? 얼마나 혼란스럽고 무섭고 막막할까. 피임을 제대로 했어도 애초에 섹스를 한 내 자신을 엄청나게 원망하며 극도의 우울증에 빠질 것 같다.

이 작가는 프랑스어권에서 생활하는 벨기에 출신 여성이다. 자궁안에 루프를 넣었는데 그럼에도 5퍼센트 정도 임신 확률이 있다고 한다. 그 5퍼센트 확률에 운 나쁘게 당첨되었다. 수술 받는 장면,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장면, 낙태를 시술하는 의사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등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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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다크 챕터
위니 리 지음, 송섬별 옮김 / 한길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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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자신이 겪은 일을 바탕으로 쓰였다고 한다. 성폭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목소리를 번갈아가면서 보여주는데, 성폭행 피해자였던 저자가 가해자의 입장에서 글을 쓰는건 어떤 의미였을까? 너무 괴롭고 힘든 일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서른살의 여성이 혼자 하이킹을 하다가 10대 미성년자에게 성폭행을 당하는데, 가해자인 피고측 변호사는 이 여성이 여행지에서 로맨스를 즐기는 사람이라는 식으로 몰아가려 할때, 나도 같이 피가 거꾸로 솟는줄 알았다. 피해자는 사람들이 가득한 법정에서는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자신에게 쏟아지는 2차가해 발언들을 잘 방어해냈다. 영국에서 성폭행을 당하면 어떤식으로 조사를 받는지, 병원에서는 어떻게 진료를 하는지, 법정에서는 피해자를 어떤식으로 보호하려 하는지 등을 엿볼수 있다.

이제는 그녀에게 시간이란 아무것도 아닌 것, 지루하게 이어지는 날들과 주들, 이름 붙일 수 없는, 기쁨 하나 없는 여생을 의미할 뿐이다. - P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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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지지 마, 당신
김현진 지음 / 루아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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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님의 글을 좋아한다.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 서사 중에 김현진님의 에세이는 독보적이라고 생각한다. 

내 몸을 누가 함부로 할 때의 모욕감과 고통의 기억을 꺼내는 것이 얼마나 캄캄하고 슬픈 길인지 안다면 감히 ‘미투는 공작‘같은 소리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찌르는 듯한 고통을 꺼내 전시하며 공작 행위를 할 사람이 누가 있단 말인가. 이 고통 앞에는 진영이 없다. 진보도 보수도 없다.

미투는 절대 섹스의 기억이 아니다. 미투를 섹스, 그리고 섹스 스캔들로 이해할 때 미투 피해자는 다시 한 번 고립된다. 그것은 섹스가 아니라 고통의 기억이다. - P109

그들에게 록산의 몸은 인간이 아닌 ‘여자의 살과 여자의 뼈가 있는, 갖고 놀 수 있는 하나의 물건‘이었다. - P116

당신의 고통은 무엇인가? 당신의 후회는 무엇인가? 그것들은 당신의 삶을 바꾸었는가? 그것들 때문에 삶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는가? 당신의 고통은 당신을 어떤 사람으로 변화시켰는가?

후회와 고통 때문에 일그러진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속죄하기 위해 변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인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 그런 깨달음이 이 게임이 내게 준 선물이었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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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혼자서 본 영화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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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진득하니 앉아서 2시간 영화를 보는 것도 쉽지 않다. 넷플릭스처럼 내 시간에 맞춰서 언제든지 재생을 눌렀다가 화장실 가느라 잠깐 멈추고 뭐 먹을거 가지러 가는가 잠깐 멈추고 꾸벅꾸벅 졸다가 에이 그냥 그만 보자 하면서 그냥 영상을 꺼버리는 일이 부지기수다. 좋은 영화를 보고 나서 리뷰를 꼭 남겨야지 하면서도 그냥 "좋은 영화였다" 이 한마디로 끝나게 된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이렇게 좋은 리뷰를 남겨주신 정희진님께 감사드린다.


밑줄 그은 부분이 너무나 많다. 나도 영화 리뷰를 이렇게 잘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 '타인의 삶'이 있어서 좋았고, YMCA 야구단도 들어 있었다. 

안다는 것은 깨닫고, 반성하고, 다른 세계로 이동하고, 세상이 넓음을 알고, 그리고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과정을 뜻한다. - P21

팜파탈은 남성이 저지르는 폭력과 파괴가 결코 남성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주장하는 남성 판타지의 산물이다. 남성의 성욕은 무한대라서 어디로 ‘분출‘될지 모르지만 (성의 피해자로서 여성), 성욕 폭발의 버튼을 누른 사람은 남자 자신이 아니라 남자를 유혹하는 여자 (성이 유혹자로서 여성)라는 것이다. - P65

생각해보라. 여자들이 ‘진짜‘ 이성애자라면, 남자의 벗은 몸을 보고 쾌락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대부분의 이성애자 여자들에게 남자의 벗은 몸은 공포요, 폭력이다. 성기 노출이 성폭력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여성이 그것을 얼마나 두려워하고 불쾌해하는지 그들이 정확히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이성애자이면서도 남자의 벗은 몸이 아니라 (남성의 시선으로) 여자의 벗은 몸을 보고 성욕을 느낀다. 우리는 남자의 안경을 너무 오래 쓴 탓에 아예 남자의 눈을 가지게 되었다. - P73

일탈 욕망은 젊은/부잣집/도련님에게나 가능하다. 그것은 성 해방이며 인간의 성장과 창조를 촉진한다. 자기 세계를 넓히기 위한 남자의 모험이다. 그러나 힘없는 자의 욕망은 역겹거나 최소한 심한 불편함을 준다. (노인의 성과 사랑의 ‘욕망‘을 다룬 영화 <죽어도 좋아>에 대한 우리 사회의 폭력을 보라 - P81

적당히 지적이지만 남성의 언어에 도전하지 않고, 거칠고 험악한 노동 시장에 진출할 필요나 의지가 없으며, 남자에게 부담 주지 않을 만큼만 의존적인, 깨끗한 손톱과 하얀 피부를 가진 여자.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아파트에서 최고급 가전제품을 사용하면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여성은, (모든 남자가 ‘가질 수 없기에‘) 남성의 계급을 증명한다. 바로 광고와 드라마에서 ‘이영애‘가 재현하는 이미지다. - P124

남한 남성은 신자유주의 채찍지에 시달리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경험 (어성들과 ‘동등한‘ 취업 경쟁)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이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고 이를 ‘여혐‘으로 표출하고 있다. 게다가 젠더 의식, 인권 의식, 평화주의 개념은 ‘꽝‘이다. - P278

남자들은 배려, 보살핌, 사랑을 생산하기 위해 아무런 노동도 하지 않는다. - P316

"나는 자기 방어를 위한 폭력은 폭력이라 부르지 않는다. 나는 그것을 지성이라 부른다"라고 한 맬컴 엑스와 "내가 주장하는 것은 폭력의 효율성이 아니라 폭력을 통한 식민지 민중인 ‘나‘의 등장이다"라고 외친 프란츠
파농과 연대한다. - P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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