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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색깔 나라 - 어린이중앙 작은세상 4
로레타 크루핀스키 그림,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 이상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작가의 인지도에만 의지해서 바라본 책이기엔 조금 실망스러운면은 없지않습니다.왜냐하면 빨강,노랑,초록,파랑.. 그 색깔의 문으로 들어가서 본-조금은 복잡해 보이기도한- 자연의 아름다운 색인 빨간장미, 빨간빨강, 빨간토끼는 곧이 곧대로 바라보면 참 단순하고 재미없는듯 하기때문입니다. 하지만 재미있습니다. 글에는 '나'라고만 해두고 전혀 언급하지 않는 실제 주인공들, 즉 그림의 쥐 두마리를 주시하면요. 여기서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의 독특한 글의 구성을 무시할 수는 없을것 같네요.
쥐 두마리가 아마 모험 가득한 여행을 떠나나 봅니다. 저마다의 색깔이 있는 곳으로... 쥐 두마리는 색깔나라로 여행을 하면서 붓과 종이를 들고 그림그리고 색칠하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쥐들은, 토끼들이 들고 있는 빨간 장미를 만져보고 그려보기도 하고, 파란 파랑새 집에 들어가 그리기도하고, 생각에 잠긴 두더지 사이로 떠오르는 까만 밤의 달을 그리기도, 빨래하는 회색 여우를 그리기도, 분홍색 돼지들에 둘러싸여 그리기도 할 정도로 꽤나 여유롭습니다.그렇다고 위험이 없었던 것은 아니였지요. 갈색나라에서 처럼 갈색 빗자루를 탄 고양이의 위협과 햐얀 송어를 먹으려고 앉은 고양이의 식탁아래에서 부르르 떨기도, 색칠하던 보라색 달걀에서 깨어 나오는 병아리 때문에 놀라 뒤로 나뒹굴기도, 벌에 놀라 피하기도, 찻잔을 배로 삼아 찻숟갈로 노를 저으며 주황색 뙹벌을 그리기도 했거든요. 이제 쥐둘은 무사히 집으로 옵니다. 자연의 색깔들을 모두 그릴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요.. 여행에서 그려낸 그림들을 벽에 멋지게 가득 붙여두고 그들만의 색깔나라를 감상합니다.물론 제 아이가 이를 다 이해할리는 만무하네요. 제 아이는 책속의 색깔을 이야기하면 쥐들에는 관심조차 없이 색깔 찾는 재미에만 빠져 있으니까요.
색깔을 담아낸 글귀들이 무척 사랑스럽습니다. 저녁 노을에 모든 자연이 갈색으로 변해 보이는 그 갈색들과, 까만밤엔 온통 까맣게 변해버리는 생각에 잠긴 까만 두더지들...
예쁜색깔도 색깔이지만, 아마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 들어간 빨강,노랑,초록,파란색문은 호기심에 찬, 하지만 두렵기도한 그저 자연의 색깔에 그쳤지만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들여다본 빨간, 노랑, 초록, 파란나라는 두 생쥐들만이-실은 우리모두가 될수 있는- 자신있게 그려낸 우리들의 색깔나라 였다는 것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