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은 어디로 갔을까? - 어린이중앙 작은세상 1 주니어랜덤 키움 그림책
루스 브라운 글 그림, 이상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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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개의 해바라기 꽃씨들이 어려움을 딛고 어떻게 어렵사리 꽃을 피우고 또 지는가 하는 자연의 법칙의 그 신비함을 사실적이고도 일리있게 잘 이해시킨 책이였습니다.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약육강식의 동물의 세계가 그러하듯, 식물도 마찬가지였던 것이지요. 작은 들꽃하나도 사실은 참 어렵사리, 죽음을 피하고 고통을 이겨내고 굳게 피어난 것임을 알게 된다면 아마도 쉬이 보게 되지는 않겠더군요. 그냥 꺾어 버릴수는 더더욱 없고요. 그런 깨달음을 준 책이라고 할까요..

씨앗 열개가 땅에 가지런히 하나씩 묻히지만 개미가 그 중하나를 가져가고, 뿌리가 자란 씨앗, 또하나를 비둘기가 콕콕 빼내어 먹고, 생쥐가 빼내가고, 씨앗에는 떡잎줄기가 나지만 민달팽이가 쭉 뽑아먹고, 새싹 줄기가 나오지만 두더지가 그 중 하나를 뽑아 버리고, 잎 줄기로 자라 이제 다섯이지만 이내 고양이가 무심히 낚아채고, 야구공이 날아와 쿵 쳐버리고, 공 찾으러온 강아지가 순식간에 역시 무심히도 발로 밟아 우지끈 눌러버리고, 이제 남은건 둘.

꽃봉우리가 피어오르지만 그것도 잠시, 꽃봉오리에 진딧물의 급습. 다행히 해바라기꽃 하나는 천적인 무당벌레가 진딧물을 야금야금 먹어치워 겨우 살아 남습니다. 열 씨앗에서 유유히 하나 남아 고귀하게 꽃을 피웠습니다. 그 꽃에 꿀벌 하나가 와서 꿀을 먹고 씨앗을 옮겨다 줍니다.. 마침내 해바라기 꽃은 시들고, 씨앗들이 후두둑 떨어지며 또다시 씨앗이 열!. 처음 해바라기 씨앗들을 심은 아이가 마지막 꽃에서 또다시 씨앗을 얻는 상기된 모습은 자연의,,, 힘들지만 그 아름다움에 탄복하는 모습이였습니다..

아이랑 씨앗을 심고, 어떻게 자라나 관찰해 봄직한, 그래서 책속의 아이처럼 그런 자연의 법칙에 탄복케 해주고픈 책 입니다. 함축적인 글과 사실적이며 생동감 있는 그림이 백번의 말보다 더 이해도를 높이는건 당연한 것이겠지요.. 이런 그림책이라면 좋은 과학책으로 추천하고 싶지요. 요즘 29개월 제아이와 즐겁게 보는 책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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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작은 손님
채인선 글, 나애경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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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쑥쑥 그림책중 <엄마, 어디 계세요?>를 아이가 무척 잘 보기에 구입한 책입니다. <엄마, 어디 계세요?>가 앞,뒤,옆,위 등의 공간을 말해주는 책이라면, <아주아주 작은 손님>은 크고,작고하는 서열을 이야기해주는 책 입니다. 개념을 심어주기 위해 기획된 책이다보니, 약간의 작위적인 서열 위주의 이야기 흐름이 신경쓰이긴 합니다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곰을 소재로 한 이야기며, 나름대로 매끄러운 진행을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보인다고 해야 할까요...

아주크고, 조금크고, 작은것. 뭐든 이렇게 세개만 있는 곰돌이 가족집에 아주 작은 생쥐가 도움을 청합니다. 저녁을 먹고 잠이 들기 전까지 이야기는 그나마 자연스레 이어지는것 같더니, 조금 지나친 억지스런 부분이라면 잠이들때도 이 곰돌이네는 순서대로 잠이 들더군요.(아빠곰, 엄마곰, 아기곰..이렇게요.) 그래서 생쥐는 제일 마지막에 잠이 드는데요. 그 이유가 뜻밖에도 아주 재밌답니다. 곰돌이 가족이 잡아먹지나 않을까 하고 걱정하다가요...

아무튼 이 책을 본 덕분인지, 29개월 제 아인 제법 아는체를 합니다. 곰돌이 가족과 저희 가족을 빗대어 가며 오래도록 '아주크고,,조금크고,,아주작고,,'하며 노래 부르며 다녔더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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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7-23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인선 작가의 <시카고에 간 김파리>가 새로 출간되었습니다.
 
손이 나왔네 하야시 아키코 시리즈
하야시 아키코 지음 / 한림출판사 / 199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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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하야시 아키코의 책들중에서 29개월 제 딸에게 그다지 사랑받지 못하는 책입니다. <은지와 푹신이> 처럼 이야기로 구성된 책을 즐기며 보는 시기에 <손이 나왔네>는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시시하다고 여겨지나 봅니다. <손이 나왔네>는 처음에, 씨익 웃으며 연이어 세번을 보더니 그 뒤부턴 거들떠도 안보는 군요. 그래서 아마 돌 이전부터해서 읽어주면 손색이 없는, 그 시기의 아이들이 참 좋아할 책인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제 아이에게 너무 늦게 보여줘서 조금 아타까운 책이지요.

돌무렵의 아이들이 하는 놀이와 너무도 일치해서 아마도 이 책을 본 돌쟁이 아이들이 환호하고 열광하는 모습이 눈에 선할 듯 하거든요. '저런저런.. (보자기에 파묻혀) 발하나가 안나오네..영차영차..' 힘주며 보자기를 잡아당기고 빼내는 아기의 표정이 정말 살아있어서, 감정이 금방 옮겨지는것 같습니다. '이제는 다 나왔지? 손, 머리, 얼굴, 발!' 책 본 후에 아이와 신체 맞추기 놀이나 까꿍놀이로 활용해도 참 좋을 책 입니다. 제 아인 아마 기억속에서 하야시 아키코의 이 아기 얼굴이 잊혀질때쯤 또 이 책을 찾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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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내 조끼야 비룡소의 그림동화 24
나까에 요시오 글, 우에노 노리코 그림,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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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서 책에도 트랜드가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물론 정말 잘 만들어진 책은 몇년 아니 몇십년이고 사랑을 받긴 합니다만, 잘 만들어진 책은 아이가 더 잘 아는 법이지요. 아니나 다를까 제 아이도 정말 좋아하는 책입니다. 현실 감각이 있는책. 그런책은 함축적이면서도 짧은 글에 간단한 그림으로 전달력이 강한 그림책이요.. 아마 이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기에 연령대가 높은 아이가 봐도 참 재밌게 볼 수있는 책인듯 합니다.

생쥐의 정말 작고도 빨간 조끼. 멋진 조끼. 오리가 와서 입어봅니다. 썩 내키지 않는 쥐의 표정이 재밌습니다. 그 작은 조끼를 입은 오리의 표정도 역시 재밌구요. 오리가 -정말 재밌는말-'조금끼나?' 합니다. 고릴라가 와서 입어 보자고 합니다. 역시 '조금끼나?'. 어깨에 착 달라붙어 버린 조끼. 조끼를 입어보는 동물의 덩치가 조금씩 커지면서 조끼도 더 꽉꽉끼고, 점점 늘어납니다. 물개가, 사자가, 말이, 그리고 마지막에 그 작고작은 조끼를 코끼리가 입은걸 본 조끼주인 생쥐의 낙담한 표정..

생쥐는 늘어날대로 늘어난 빨간 조끼를 다시 입었지만, 늘어난 조끼를 질질 끌고가는 그 가슴 아픈 모습.. 그런데 사실은 왜 그렇게 웃음이 나죠? 이걸로 끝난 이야기라 책을 덮으려는데 마지막장에 아주 조그맣게 그림 하나가 눈길을 끕니다. 정말 행복한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네요. 코끼리가 늘어난 빨간 조끼로 그네를 태워 줍니다. 저도 모르게 미소가 살짝 떠오릅니다. 차라리 늘어나길 잘했던 조끼였습니다. 그네로 쓰기엔 정말 안성마춤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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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 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
사토 와키코 글.그림, 이영준 옮김 / 한림출판사 / 199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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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를 빨다니... 너무 산뜻하고 재밌는 소재였던지라, 보는 재미가 그만이였던 책입니다. 29개월 제 아이 명기는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열심히 책을 들여가 보았더랬습니다. 긴 내용이였건만 저도 뒷 얘기가 몹시도 궁금했었나 봅니다. 그림은 그다지 예쁘지 않습니다만, 신선한 소재와 이야기 위주로 보면 더 없이 맛깔스런 책인것 같습니다.

맑은날이면 커튼이며 옷들이며 이불을 모조리 다 꺼내어 눈깜짝할 사이에 빨아버리는 튼튼한 팔뚝에 덩치좋고 인심좋은 엄마에게 사실은 그다지 정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요...장화며 우산,가방,주전자,빗자루,부채등 집안의 온갖 물건들과 병아리며 오리, 강아지.. 아이들까지도 모조리 빨아서 나무들 사이로 줄을 매어 집게에 꼭꼭 집어 놓은 상상밖의 이 광경은 우스꽝스럽기도하고요, 그제서야 빨래하기를 좋아하는 이 엄마에게 빨려들어 갔답니다.

험상궃게 생긴 천둥번개 도깨비가 엄마의 널어놓은 빨래 사이로 걸렸다가 빨래감이 되지만, 결과는 뜻밖입니다. 빨아버린 도깨비는 앞,뒤 분간도 없고 눈,코,입도 없어져 버렸거든요. 아이들이 다시 그려준 얼굴의 천둥번개 도깨비는 정말 예쁜 아이처럼 귀엽고 천진스런 얼굴이 되어 기분좋게(?) 돌아갑니다.

다음날.. 엄마집에는 먹구름과 함께 몰고온 더러운 천둥번개 도깨비들로 가득찼습니다. 명기와 저는 마침내 빨아달라고 몰려온 도깨비들의 이 광경에 낄낄 웃고야 말았습니다.
'빨아주세요. 씻겨주세요. 그려주세요!!' 제 딸 명기가 도깨비들을 대신해 이렇게 외쳐대는 통에 그 뒤의 책 읽기가 진행이 안된때가 더 많았지요. 엄마의 힘센 팔뚝이 유난히 정답습니다. '나에게 맡겨!'.

상상력을 발휘시키는 재료로 이만한 책이 없다고 여겨질 정도이기에 꼭 추천하고픈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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