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무와 게로 오늘은 시장 보러 가는 날 벨 이마주 12
시마다 유카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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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어릴적 할머니가 일본에 친척이 있어 들르셨다가 나오실때 종종 갖고 오시던 것이 일본 포장지 였습니다. 그 포장지엔 정말 귀여운 캐릭터와 아기자기하고 자그마한 그림들이 있었는데, 그 그림들을 오려서 간직하는것이 저의 유일한 재미였더랬지요. 이 책은 그때의 기분을 다시 상기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하나하나 오려서 서랍속에 간직하고픈 그런 책이였거든요. 이상하다 싶어서 책의 그림을 그린 작가를 보니, 재밌게도 사마다 유카라는 작가는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상품 포장디자인을 했었더군요..

책 속의 그림들은 단하나라도 놓칠수가 없습니다. 자그마하고 너무도 이쁘거든요. 거기다 바무와 게로라는 캐릭터는 만화주인공이라고 하기엔 가볍지 않고, 그저 아이들의 이웃집 친구 같아 참 좋지요. 바무와 게로가 시장에 가서 이것저것 사고 싶은걸 사고, 특히 '신나는 문열기'라는 가게에 나오는 여러 문들하며, 골동품 가게에서 등장하는 소품들은 흥미 그 자체이고 볼거리 천지입니다. 제 아이는 마치 진짜로 시장에 온 것인냥 책보는 내내 신이났답니다.

집으로 돌아온 바무와 게로. 시장에서 산 물건들을 꺼내보다 잠이들고, 이튿날 아침에 일찍 일어난 게로가 구워낸 팬 케이크는 그야말로 큭큭 웃음이 나오게 합니다. 두꺼비 모양의 팬케이크요.. 골동품 가게에서 산 게로같이 생긴 귀여운 두꺼비 모양의 프라이팬 덕분이지요. 책을 보지 않고는 그 정겨움을 상상하기 힘들듯 하군요. 무엇보다도 최근 제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책 1호가 되어서 침이 마르도록 읽어주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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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그림책은 내 친구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 / 논장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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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의 사실적인 그림에는, 언제봐도 현실을 꼬집는 글을 더욱 발하게 하는 힘이 느껴집니다. 아이보다는 제가 앤서니 브라운을 좋아하게 되어 사다 모은 책, <고릴라>가 그렇고, <돼지책>이 그렇습니다. 현실을 적절히 꼬집다가 절정에 가서 살짝 비틀어 놓는 암시는 그림책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글과 그림 곳곳에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러한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의 마력. 전 개인적으로 그게 좋더군요. <동물원> 에도 그것이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그런 그림을 통해 현실을 한번쯤 더 생각해 보게 만드는 통로를 발견하는 것이지요.

앤서니가 말하려고했던 비튼 현실은 이런 것일겁니다. 동물원을 찾는 사람들.. 그러나 사실 동물원은 힘없이 늘어진, 곧 휴식이 필요한 동물들로 채워진 곳이고, 동물원은 실은 우리의 짜증섞인 일상의 모습이, 그게 바로 동물원이라는 사실이지요. 동물원까지 가기위해 서로 들이미는 차들의 행렬.우습지요.. 매표소 앞에서 입장료를 깎아달라 욕설에 소리지르며 뻑뻑 우겨대는 아빠의 창피스런 모습.또 우습지요.. 그리고 서로 싸워대는 나와 동생 해리의모습과 가족을 무시하는 권위적인 아버지 모습은 순박한 동물의 모습보단 훨씬 더 경박한 볼거리지요. 동물을 멸시하며 킹콩 흉내나 내는 역시 아버지 모습도 참 흉칙한 볼거리고요.

여기에, 작가의 강한 의도를 파악할 마력같은 단서가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매표소앞에서 줄서있는 사람들 모습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어떤 사람은 양서동물 처럼 발에 물갈퀴가 있고, 어떤 사람은 코가 앵무새코네요. 동물원을 구경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선, 말처럼 엉덩이에 긴 고리가 달려있는가 하면, 사자의 갈기 같은 얼굴의 사람도 있고, 얼굴이 이미 돼지가 된 사람도 있습니다. 마침내 나의 꿈속에서 본, 세상의 모든것이 우리속에 갇혀있는 그림은 우리가 사는곳이 그야말로 동물원이라는 암시의 그 결론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동물원을 나오며 엄마가 '동물원은 동물을 위한곳이 아닌것 같아. 사람들을 위한 곳이지.' 라고 하던 쓸쓸한 말이 자꾸만 귓가에 맴돌며, 뭔가를 가만히 응시하던 고릴라의 순수하고 진지하던 눈빛이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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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동물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29
로이스 앨러트 글.그림, 문정윤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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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경험으로 이 책의 효용가치(?)를 말하자면, 제 아이 10개월부터 30개월 현재까지 줄곧 도움을 얻은 책이였습니다. 어릴적 돌 전후엔 호랑이, 쥐, 여우등 동물 인지용으로, 두돌지나서는 세모, 네모, 동그라미등 모양을 통해 다양한 동물들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것과 아울러 모양놀이도 가능했다는 것이지요. 단, 사물인지용으로 사용하기전엔 이 책속의 동물들이 도형에 의해 만들어졌기에 아직 인지가 덜된 아이에게 혼란이 없도록 미리 해당 실제 동물의 모습을 다른 그림에서 보여줘야 하는 선행 작업이 필요하고요.

모양놀이를 할때는 작은 동그라미와 큰 동그라미로 만들어진 호랑이를 다른 종이에 직접 같이 그려보거나, 책에 뚫린 구멍을 통해 종이를 덧대어 동그라미,세모들을 따라 그려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입체감이 살아있어 책을 넘길때마다 변하는 동물들의 모습이 상상력을 심어주기에 좋고, 각 단락마다 도형들과 색을 정리해 두어 좋았지요. 다만, 아쉬운점은 30개월 그리고 그 이전 아이에게 보여주기엔, 도형의 용어를 네모,세모,동그라미가 아닌, 정사각형, 삼각형, 원 이라고, 또, 타원,직사각형, 마름모 등 초등학교 수준으로 사용하여서 용어를 이해하기에 어럽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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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나들이 비룡소의 그림동화 53
미셸 게 글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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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그림책를 보면서 그림속의 주인공을 자신과 동일시 하는 경향이 있다지요. 이 책은 그런 효과를 배가시키기에 적합한 듯 싶습니다. 글 모두가 아이와 유모차에 날아든 동물이 나누는 대화체로 일관하기 때문에 그렇지요.

최근들어 제 아이는(30개월) 역할 놀이와 장난감 유모차 밀어주는 재미에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때다 싶어 이 책을 보여 주었지요. 아니나 다를까 책을 보여준 후엔 유모차를 가지고 노는 역할놀이가 예전보다 더 구체적이고 진지해집니다. 나름대로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지요. 모든 무생물에 대한 자연스런 의인화가 가능한 시기와 맞물려 집안 여기저기 물건들을 -전화기며 수건이며- 싣고는 나비랑 다람쥐랑 산책 시켜주고 있다는 등.. 상상의 세계에 빠지지요. 참 귀여운 모습이더라고요.

그렇지요..<유모차 나들이>는 또 하나의 상상의 세계라는 표현도 옳을지 모르겠습니다. 엄마와 유모차 나들이를 나온 아기.. 아마 아기는 숲에서 나비며 여러 동물들과 마주쳤을때, 엄마가 아기 자신을 밀어주며 유모차 나들이 시켜주듯, 동물들도 하나씩 태워주며 나들이 시켜주고 싶었겠지요.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동물들을 마주하며 상상의 세계를 펼친것은 아닐지...

한적한 풀밭. 고즈넉히 책을 보고있는 엄마뒤로, 유모차에 앉아있던 아기는 피곤해 하는 나비를 유모차에 태워주고, 차례차례 개구리, 오리, 고양이, 여우, 곰을 유모차에 태워 줍니다. 이번에 동물들이 아기를 신나게 밀어주기도 하고요. 아기가 동물들과 주고받는 얘기는 또 얼마나 재미나고 앙증맞는지요... 상상의 세계에서 동물들과 정신없이 뛰어오던 유모차가 엄마앞에서 쿵! 넘어집니다. 그러면서 앗.. 다시 상상의 세계에서 현실로 빠져 나온게지요. 이런..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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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 민들레 그림책 1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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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제일 관심을 많이 두는 소재중의 하나가 바로 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많은 책들이 똥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강아지똥>은 미천한 것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참 아름답게 그리고 있어 잘 만들어진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응가하고는 코를 싸매고 더럽다고 절레절레 머리를 흔드는 30개월 제 딸아이를 보고 제가 말합니다. '명기야, 네 똥은 네몸에서 나왔으니 역시 소중한거야..' 들은체 만체 여전히 코를 싸맨니다만, <강아지똥>을 보고는 강아지똥이 민들레 꽃을 피우는 중요한 거름이 되는 것을 봐서인지, '엄마, 명기똥도 중요해'그러지요. 그림책의 위력에 새삼 놀라웠지요.

강아지가 담밑 구석에 눴던 강아지똥. 참새도 지나가다 더럽다고 날아가고, 닭도 쓸모 없다고 가버립니다. 슬퍼하는 강아지똥 앞에 민들레 싹이 돋아납니다. 자신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생각한 강아지똥에게 민들레는 거름이 되어 달라고 하니, 강아지똥은 너무나 기뻐하며 민들레의 몸속으로 스밉니다. 거름이 된 강아지똥 덕분에 예쁜 민들레 꽃이 피어나고, 민들레 향기가 바람따라 퍼져 갑니다.

세상에 중요하지 않은건 없다고 했던가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누구에게건 어디에건 꼭 필요한 존재라는걸 아마 제 아이도 어렴풋이 알았나 봅니다. 30개월 아이가 완전히 소화하기엔 글이 제법 많음에도 불구하고 집중해서 심취해 있는걸 보면.. 아마 그 순간 잠시, 제 아이는 제자신이 강아지똥이 되었는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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