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상한 시절이지만 올 해도 어김없이 녹색의 명징함과 그것의 부산물들로 풍요로운 여름이다. 하지만 요즘 날씨로 보면 초여름 없이 본격 여름으로 간 격이다. 날이 좀 성급하다.

오디주 담기(6월 6일)  

오디는 노화를 방지하고 고혈압에 좋으며 귀와 눈을 밝게 하는 등 엄청난 효능의 뽕나무 열매이다. 집 한켠에 아담한 뽕나무가 있는데 조금 줍고, 따서 이번에는 술을 담아보았다.  

왜뽕과 조선뽕이 있다고 하는데 거개가 왜뽕이고, 이것이 생명력이 왕성해서 그래도 곳곳에 흔하게 있다. 요즘은 재배도 많이 한다.

 

하수오주 담기(6월 8일)  

하수오는 특히 흰머리를 검게하고 여자들에게 좋탄다. 이건 완전히 무슨 만병통치약 수준이다. 약간의 부작용이 있으니 법제를 잘해야 하고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안된다고 한다. 쌀뜨물에 담고 쪄내는 과정을 거쳐 술에 담가놓았다. 이것은 매우 고맙게도 어떤 분이 준것이다. 그분 복 많이 받으시라. 

 
하수오는 덩굴성식물로  그 뿌리를 주로 이용한다. 꼭 고구마 비숫하게 생겼다. 몇 년이상 커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기다려야 할 듯, 왼쪽의 하수오는 십 여년 정도 된거라는 말씀이 있었고, 오른쪽은 집에서 키우는 것으로 심은지 2년 정도 되었다.

 
걸러낸 오미자에 두 번째 술 담기(6월 12일)    



오미자도 굳이 부연하면 전체적으로 기를 보해주는 열매이다. 한마디로 자양강장제이다. 다섯가지 맛이 난다고 하는데 그 열매를 씹어보면 그야말로 오묘하다. 아, 침넘어가... 

작년가을에 담아놓았던 오미자를 걸러내고 남은 것에다 술을 부어놓은 것이다. 그냥 버리기도 아깝고 대부분 이렇게 술에 담궈 먹기도 한다는데 욕심이 조금 과해서 재탕을 하고 있다.

이것으로 한 철 먹을 술은 장만이 끝났다. 앞으로 술은 돈주고 안산다.

 이로써 우리는 불로장생의 갖은 영약을 구비하였으나 삼천갑자는 언감생심이고 최소한 두 갑자는 살지 않을까 싶다. 아, 꿈의 120살이다. 근데 너무 오래살아도 문제다. 특히 벽에다 응가칠 하고 그러면 심히 걱정은 된다.   

약초관련 책들이 판형및 편집을 달리해서 많다. 아무래도 환경에 대한 관심이 그런쪽으로도 미쳤다고 보지만 뭐든지 남발하는 것은 좋지않아 보인다. 과한것이 부족한것만 못하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자연이 언제까지 인간을 보듬어 줄까? 우리의 경험은 그렇치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거늘... 실제 시골서 농사짓는 사람들은 그것이 직업이 아닌 이상 산에가서 약초등을 캐다 이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이 도시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거 같은데 하여튼 과하면 안좋다.  

 

 각 식물의 효능 등은 이 책을 참조했다.

 

 

 그리고,

감자를 일부 수확했다. 애기 주먹만한 것과 조림용 크기가 반반씩이다. 나머지 집안팎으로 심었던 고추,상추,토마토,가지,취나물,곤드레,오이,수세미,들깨,옥수수 등을 다른곳으로 옮겨심었다. 왜 옮겨심었냐하면 이사를 가야 한다. 

작년가을께부터 물의 량이 줄더니 얼마전부터는 물이 거의 안나온다. 지하수가 고갈된듯 한데, 지하수를 또 파자니 주위에 영향을 끼칠까 저어되고 상수도는 요원하다. 마침 다른쪽에 조그마한 땅을 장만했다. 아직 집을 짓기에는 여러모로 턱없이 부족하니(특히 화폐)일단 근처의 집을 빌렸다.  

시골에서 물문제, 특히 지하수 문제는 심각하다. 법적으로 규정은 하고 있지만 잘지켜지지 않고  그러므로 너도나도 시도때도없이 파제끼는 형국이다. 상수도 시설이 안들어 온 지역은 한편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고려할 사항(이웃에게 미칠 영향 등)은 전혀 지켜지지 않는것 같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도 그동안 물이 잘 나온 편이었는데 앞집에서 지하수를 판 후부터 현저히 물량이 부족해지기 시작했다. 아마 물을 빼앗긴게 아닌가 하는 것이 전문가의 진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도 냉큼 지하수를 파버리면 앞집. 옆집이 어떻게 될러나 가늠하기 힘들다. 그리고 비용도 만만찮다.

여하튼 이사가서는 물을 좀 아끼고 특히, 빗물을(지하수도 결국 빗물인데)활용하는 방법을 적극활용해 볼 요량이다. 그전에도 커다란 독에 빗물을 받아 허드렛물로 사용하긴 했는데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실천해볼 예정이다.

이사 준비의 첫 단계로 책을 처리해야 하는데 어찌 할까 고민 중이다, 묶느냐, 싸느냐, 지난 책은 과감히 버리느냐,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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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6 2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6-16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1-06-17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수오가 열매인가요?
안 그래도 농촌 공동체인 언니네 텃밭에서 월말에 오디 따기 체험한다 했는데
쉽싸리님께선 오디 술을 이미 담그셨네요.

빗물을 받아서 쓰실거예요? 와아.... 물이 안 나와서 이사가신다니,
너무 다른 세계 이야기 같기두 하구, 그런 생활을 하시는 쉽싸리님이 멋지기도 하구, 그래요.

쉽싸리 2011-06-17 07:13   좋아요 0 | URL
덩굴성 식물인데요. 주로 뿌리를 이용해요.고구마 비슷하게 생겼어요.
(본문에 사진, 설명 추가했어요. ㅎㅎ)
오디따기 체험 즐겁게하시고요.

얼마전 큰 독에다 받아논 빗물도 다 썼네요. 비가 올때가 된것 같은데 여기는 아직이네요. 빗물 정화에 돈이 좀 들긴하는것 같은데요. 한번 알아볼려고요.
겸사겸사 입니다. 물도 안나오고, 정착하기 전단계죠. ㅎㅎ

루쉰P 2011-06-22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사 가시는군요. 흠..쉽싸리님은 왠지 영국도 다녀오시고 자연과 벗삼아 사시는 것이 소로우 필이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요? ㅋ

쉽싸리 2011-06-23 12:45   좋아요 0 | URL
ㅋㅋㅋ
루쉰P님 덕분에 소로우 책도 좀 봐야겠어요.

거의 자연이 저를 보듬어주죠.

노이에자이트 2011-06-23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하수를 너도나도 파기 때문에 고갈되는 문제는 피상적으로만 시골을 아는 사람들이 곰곰이 읽어야 할 대목이라고 봅니다.옛날에도 농번기에 논에 물대기하다 살인까지 났다는데 역시 요즘도 이런 문제가 있군요.

쉽싸리 2011-06-24 12:48   좋아요 0 | URL
정부, 지자체에서는 장기적으로 시골지역도 상수도 보급을 확대하고 지하수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는 알고 있습니다. 상수도는 좀 요원한것 같구요, 현재도 지하수는 허가제로 운영되어 허가를 득하지 않은 지하수는 법률위반이긴 하지요.
이제는 장기적으로 물 관리가 중요한 것 같아요. 4대강 삽질말고 이런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게 웬만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도 한거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1-06-24 17:13   좋아요 0 | URL
저는 그런 쪽 문제가 눈에 잘 들어오더라고요.사람들 먹고 살면서 겪는 갈등 문제...농촌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농촌을 지나치게 이상화하는 것을 보면 좀 안타깝고 그래요.

쉽싸리 2011-06-27 12:51   좋아요 0 | URL
그럼요. 노이에자이트님의 강렬하고 냉철한 현실인식에서 많이 배웁니다. 촌철살인의 위트는 덤이고요. ^^

이사 간 집도 지하수를 쓰는데요, 얕게파서 그런지 주말동안에 비가오니까 물이 약간 누렇게 나오더라구요. 지하수는 깊이에 따라서 크게 대/중/소공이 있는데 대공은 기본 오백만원 이상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러니 아무래도 얕게 파는게지요.
경제적으로, 육체적으로 고생할 각오하지 않고는 시골살이가 만만치 않지요.
자급생활할 자신있고, 자연이 좋은 분들은 시골살이도 할만 할겁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1-06-27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당히 환상을 가지면서 사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을 듯한데, 저는 그게 잘 안되네요.낯선 시골에 여행 가더라도 그곳 사람들이 먹고 사는 건 어떤가 그런 게 궁금하고 그래요.

우리 시골은 동네(그래봤자 산 밑에 열 가구도 안 됨)한 가운데 맑은 도랑이 흘러요.그 위엔 산에서 내려온 물을 받아놓은 저수지가 있죠.

그냥 노후에 돈이 없어서 외딴 곳에 은거하면서 살려면 식용식물 식별법을 알아야지요.반찬값이 안들어야 하니까...사실 도시에서도 작은 동산에 피는 나물만 제대로 알아도 반찬값 절약은 되지요.

쉽싸리 2011-06-28 09:16   좋아요 0 | URL
그럼요,봄부터 나는 산나물, 들나물만 뜯어다 무쳐 먹어도 반찬값 절약도 되고 자연의 향기를 깊이 느끼니 참으로 좋지요.
한 철 정도 작심하고 잘 아는 사람과 함께 다니던지 아님, 도감 들고 나서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그렇게 해보면 다음부터는 웬만한 식용식물은 알게되는 것 같아요.

노이에자이트 2011-06-28 16:55   좋아요 0 | URL
독초와 식용식물을 구분 못하는 것은 사람밖에 없지요.그래서 예전 원시인들은 동물이 먹는 걸 따라 먹으면서 식용식물을 알아 갔다고 하네요.그러고 보면 동물들의 능력은 참 대단하죠.

sslmo 2011-07-19 12:40   좋아요 0 | URL
꼭 그렇게만 볼 수 없는 것이 사람과 동물의 해독 능력이 다르니까요~
물론 단련 여부에 따라 가감은 있겠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