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왕
권재원 지음 / 사계절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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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보물

이 책은 12명의 다양한 수집왕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수집(蒐集)의 사전적 의미는 취미나 연구를 위하여 여러 가지 물건이나 재료를 찾아 모음. 또는 그 물건이나 재료 라고 나와 있다.

어린 시절 누구나 자신만이 아끼는 물건을 수집한다. 부모님을 비롯해서 주변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고 탐탁지 않아 하는걸 알면서도 계속 모으는 것들이 존재 한다. SBS의 대표적인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는 1998년에 첫 방송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 다양한 사연으로 인해 기상천외한 물건들을 수집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종종 나온다. 시청자들은 사연을 접하기 전에 수집해놓은 물건만 가지고 그 사람을 판단하지만 사연을 듣고 금세 수긍을 할 수 있다.

이처럼 누군가에는 아무런 필요가 없는 물건이 다른 누군가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삶의 원동력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12명의 수집왕들의 이야기 이다. 곤충 허물, 보물, 죄수 수첩, 부엉이, 인형, 외계인, 일기장, 탐정, 머리카락, 훈장, 만화책을 수집하는 이들은 각자가 왜 이것을 모으는지 이야기를 한다.

수집하면 우표, 동전, 지폐 등 멋지고 훗날 가치가 상승 할 것이라고 예상되는걸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최근에는 ‘덕후’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어린 시절 좋아하던 것을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좋아하고 수집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들의 그런 모습을 유년시절 애정결핍으로 인한 뒤틀린 소비 욕구라고 생각을 하던 많은 이들도 이제는 거의 다 사라졌다.

이 책은 자녀를 가진 부모가 읽는 다면 자녀의 행동에 대해 더욱 너그럽게 생각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고 자신이 무엇인가를 수집하고 있는 자녀라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정당성을 가져도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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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힘들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다 - 개정판
전옥표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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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청춘들아!!

이 책은 자신의 삶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에게 위로와 격려, 희망을 주고 있다. 책 말미에 잘 사는 것이 잘 죽는 것이라는 문구가 있다. 저자가 하고픈 말은 지금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고 최선을 다하는 모든 이들은 잘 살고 있으며 그것이 삶이고 훗날 눈을 감을 때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을 가질 수 있음을 알려준다.

저자는 자신의 성공담을 늘어놓으면서 마치 나를 따라오라는 식의 내용으로 말하고 있지 않다. 청춘들, 청년들의 고된 삶을 응원하고 지지하지만 더 한걸음 나갈 수 있는 동기와 이유를 설명해준다.

부모세대 보다 못한 첫 세대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은 현재의 2030세대는 어쩌면 일생 동안 한번도 고성장을 경험하지 못하고 저성장과 저출산, 고령화라는 암울한 단어만 듣고 자란 세대일 수 있다. 이렇기에 더욱더 치열하게 하루를 살고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시간을 쪼개면서 살아가지만 막막함이 가슴 한 켠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모든 이들이 바라고 원하는 성공은 많은 돈을 벌고 안락한 삶이라고 말을 할 수 있지만 저자는 그것은 아주 짧은 순간의 행복을 줄 수는 있을 지 몰라도 지속적은 행복은 아니라고 단언을 한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성실함과 도전의식을 겸비하지 않으면 좋은 학력과 스펙은 아무 일에 도전하지 않아도 과거의 이력이 삶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고 착각하게 만들어 오히려 독이 된다.

명문대에 진학해도, 대기업 혹은 공기업에 취업을 해도 불안감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혹시 다른 무언가를 위해 자신의 에너지와 열정을 쏟는 수 많은 청춘들에게 이미 지나간 일이나 일단 내린 선택, 그리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나 집착만큼 무의미한 것은 없음을 이야기 하며 열등감이 때로는 성취동기를 부여하고 적당한 스트레스가 생활에 활력을 준다고 한다.

명문대에 진학하고 나서 전과를 하는 학생의 수가 급증을 하고 인서울 대학에 입학 했지만 상위권 대학을 위해서 편입을 준비하고 대기업에 들어갔지만 1년 이내 퇴사하는 비율이 높은 시점은 청춘들이 방황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마도 이들은 달리는 말처럼 옆을 보지 못한 채 앞만 보고 달렸기에 막상 결승점에 도착해서 자신이 바라고 원하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허무함과 공허함을 느꼈을 수 있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부터 성찰이 이뤄져야 하는데, 남보다 부족하고 열등한 게 무엇인지부터 생각하게 된다면 결국은 스스로 남과 비교를 통해 어둡고 소모적인 자의식만 쌓여갈 뿐이다. 젊었을 때부터 비교의 칼을 차고 인생을 살다 보면 늘 패배감에 사로잡힐 수 있다.

전세계 인구의 0.2%불과 하지만 세계를 좌지우지 하는 유대인들의 특징 중 하나는 전승되어 내려오는 탈무드이다. 이들에게 탈무드는 아이들에게 율법과 제도를 강요하는 것 같지만 어려서부터 삶에 대해서 성찰하고 스스로 삶의 자세를 겸비하여 수용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매주 월요일날 로또 한 장을 사서 가슴에 품고 한 주간을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버티는 수 많은 직장인들이 있다. 도박의 사행성은 누구나 다 알지만 현실의 벽을 뛰어넘을 수 없기에 허황된 일확천금을 바라는 이들이 나이가 점점 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의 공통점은 지금까지의 삶과 전혀 다른 삶을 살면서 사람이 변하는데 있다. 이런 이들은 결국에는 큰 돈이 불행을 가져다 준 것과 다름없다.

교육과 경험이 우리를 더욱 유능하고 실력 있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때때로 그 반대인 경우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행복한 사람은 큰 기쁨이나 대단한 즐거움을 맛본 사람이라기보다는 몸과 마음에 항상 자기를 지켜내는 철학을 가지고 자존감으로 세파를 담담히 녹여 내는 사람들이다.

행복하게 살려면 두 가지만 잘 지키면 된다. 어찌할 수 없는 과거를 붙들고 집착하지 말아야 하고,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두려워하고 걱정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과의 싸움이 없는 때는 오직 두 경우뿐이다. 생을 마치고 무덤에 들어갈 때, 그리고 어떤 도전과 노력도 하지 않을 때이다.

행복의 반대어가 불행이 아니라 ‘탐욕’이라고 말하고 싶다. 탐욕은 평안과 행복을 훔쳐가는 도둑이다. 성공보다 중요한 가치는 성숙임을 명심해야 한다. 성숙이란 자족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술이 발달할수록 대다수는 삶의 질이 나빠질 게 뻔할 수 밖에 없다. 양질의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빈부의 격차는 심해지는 것은 막을 길이 없어 보인다. 이러한 현실 속에 청춘들에게 무조건 ‘괜찮아’ ‘힘내’ 라고 말하는 것도 혹은 ‘더 열심히 해’ ‘노력이 부족해’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격려해주며 잘못된 방향이나 길로 가고 있다면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멘토가 절실한 요즘, 이 책은 그런 청춘들이 읽으면 좋을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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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 ‘청년 연암’에게 배우는 잉여 시대를 사는 법
고미숙 지음 / 프런티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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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100수로 살기

이 책은 노동 없는 미래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 100세 시대, 4차 산업 혁명의 시대, 기본 소득의 시대, N포 세대, 부모보다 못한 첫 세대 등 지금 세대를 대변하는 다양한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청년들은 바늘구멍인 취업율을 통과하기 위해서 초,중,고,대를 앞만 보고 달렸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명문 대학만 나오면 어디든 취업할 수 있었던 시대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처럼 아늑히 여겨진다.

명문대를 입학하고 나서 곧바로 9종 스펙(학점, 공인영어성적, 어학연수, 자격증, 인턴, 대외활동, 사회봉사, 얼굴)을 쌓기 위해서 자발적인 아싸(아웃사이더)가 된다. 이러한 청년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청년 10명 중 2~3명이 공무원 및 공시생이며 청년 실업률은 10%에 육박한다.

물론 아르바이트와 비정규직, 인턴을 비롯한 정규직이 아닌 이들을 포함 한다면 과히 상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고전 평론가로 알려진 고미숙 작가는 백수로 살라고 당당히 외친다.

그녀는 2017년 JTBC 차이나는 클라스 방송에 나와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와 <동의보감>에 대해 강연을 하였다. 이후 사람들은 연암 박지원의 일생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가 저술한 ‘열하일기’도 덩달아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녀는 그 방송을 토대로 이 책을 구성하였다. 그녀가 말하는 백수는 단순히 취준생의 연장이거나 루저가 아니다. 새로운 존재 방식이다. 백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놀고 먹는 건달이 떠오른다. 혹은 쓸모없는 인간, 잉여 인간, 비정상인 등의 이미지가 있다. 이러한 이미지들의 공통점은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백수의 대한 인식의 변화가 달라져야 한다.

자본의 최대 가치는 증식이고 이러한 증식을 위해서는 약탈이 불가불 하다. 일상의 악마는 소비와 부채다.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를 하도록 언론과 광고를 통해 노출이 되어 있고 우리의 일상을 잠식해나가고 있다. 또한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혼공, 혼밥 열풍은 위험하다. 사람은 모름지기 같이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을 교감해야 한다. 공부 또한 토론과 논쟁을 통해 서로의 지식을 넓혀가는데 목적을 두어야 하지만 오로지 남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삶의 최 우선순위가 되어버린 지 오래가 되었다.

우정은 독점과 소유를 거부한다. 벗은 또 다른 벗을 부르고, 인연은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진다. 우리 시대 청년의 비극은 오직 시험공부에 올인하느라 통과의례를 제대로 겪지 못한다는 데 있다.

부자들은 ‘타임 푸어’ 이고 백수들은 ‘타임 리치’ 임을 기억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소비를 줄이는 노하우를 터득해야 한다. 디지털 문명은 미니멀리즘과 짝을 이룬다. 공유의 시대에 발맞추어 집을 나와서 길을 걸어야 한다. 백수가 움직여야 돈도 흐른다.

해외 여행이 낯설지 않은 이 시대 속에 2030청년들의 여행 비중은 점점 높아져 전체 해외 여행객의 30%를 육박한다고 한다. 대다수는 여름, 겨울 방학을 이용하거나 자신만의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서 세계 곳곳을 누빈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먹고 찍고 긁고를 반복한다.

여행의 묘미는 그곳에 사람들과 어울려 이야기를 나누고 삶을 공유하며 소소한 일상을 체험해야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관광지에 가서 셀카를 찍고 유명한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 자신이 가져온 카드로 모든 비용을 처리 한다.

이러한 행태를 저자는 지적하면서 연암의 여행기에 대조를 시킨다. 그는 불혹이 넘은 나이에 중국 여행길에 올라 그곳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평범한 것을 먹으면서 충분히 즐겼음을 강조한다.

인생을 여행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계속 관찰하고 주변을 기록하고 시시때때로 감응 하면서 살아가야한다. 비단 외국을 나가거나 멀리 여행을 갈 때만 아니라 삶의 모든 것들을 진정으로 즐겨야 한다.

연암 박지원이 살아온 삶을 현대적으로 재해석을 한 이 책을 보기 전에는 백수라는 이미지는 다소 어둡고 무겁고 부정적인 이미지로만 생각이 되었지만 저자가 말하는 긍정적이고 밝고 활기찬 이미지인 백수를 생각하고 생활하는 방법을 읽고 있으니 새로운 길이 열리는 듯 하다.

모든 인생의 길은 하나가 아니듯 다 똑 같은 길을 걸을 필요는 없다. 알지 못하는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는 이 때 혼자 방에서 도서관에서 주변 사람들과 눈 마주칠 여유도 갖지 못한 채 공부에 매진하는 수 많은 취준생을 비롯한 2030들이 읽으면 좋을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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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핀 청년시인 -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윤동주.이상.박인환 지음 / 스타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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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청년시인

이 책은 요절한 영원한 청년시인인 윤동주, 이상, 박인환 세 명의 시를 엄선하여 실었다. 한국 사람이라면 이 세 명의 이름은 알고 있고 한번쯤은 시를 읽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윤동주 시인의 <서시>, <별 헤는 밤>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들이 요절한지 어느덧 60~80년이 흘렀지만 이들의 시들은 아직도 한국인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 있다. 윤동주 시인은 1917년 12월 30일 - 1945년 2월 16일, 이상 시인은 1910년 8월 20일 - 1937년 4월 17일, 박인환 시인은 1926년 8월 15일 - 1956년 3월 20일 이다. 이들이 장수 하여서 더 많은 시를 남기지 않고 짧은 생을 살다 갔기에 더욱더 이들의 시가 애틋해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각각 41편씩을 엄선하여서 선별하였다. 시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익히 낭송한 시겠지만 평소에 시를 자주 접하지 않는 독자라면 거의 다 처음 본 시들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다. 윤동주의 시는 술술 읽힌다. 그래서 더욱더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짧은 시를 읽자마자 그 시대와 상황 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상의 시는 역시나 난해하고 어렵다. 거의 모든 시가 띄어쓰기가 전무하여 어떻게 발음을 내야 하는지 조차 막막함이 엄습해온다. 하지만 그 시의 묘한 감성 뒤에 숨겨진 슬픔이 언뜻 보이기도 한다. 박인환의 시는 전쟁과 단절이라는 큰 주제를 관통하는 듯 하다. 당시 죽음과 기근에 대해서 사실적이면서 적나라하게 묘사함으로써 21세기를 살아가는 현시대에도 동일한 느낌을 준다.

윤동주 편은 친구, 동생, 후배들의 어린 시절 기억하는 윤동주의 삶과 그의 인생, 그리움을 담긴 글을 같이 적고 있고 이상과 박인환 편은 각각 그들이 어디서 나고 자랐는지 역사적인 곳들을 서술함으로써 현실적이고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윤동주의 시 중에서 <새벽이 올 때까지>를 읽으면서 순간 멈칫거렸다. 죽어가는 사람들에게 검은 옷,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흰옷을 입히라고 하면서 시인은 이 둘을 한 침대에 가지런이 잠을 재우라고 한다 그리고 울거들랑 젖을 먹이라고 한다. 그러면 새벽이 오고 나팔소리 들려올 것이라고 한다.

새벽이라는 단어와 검은 옷과 흰 옷으로 대비되는 구조 속에서 한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시인의 마음을 유추할 수 있는 것 같다. 새벽이 오고 나팔소리를 듣기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이 전해져 온다.

또한 <쉽게 씌어진 시>에서 일본 유학을 하면서 고국의 상황을 접하지만 실질적은 도움을 주지 못하는 자신의 상황을 한탄하고 또한 남의 나라인 일본에 있는 자신을 되돌아 보는 마음이 전해진다.

<팔복>이라는 시는 기독교인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예수님의 가르침 중 하나이다. 8가지 복에 대한 설명인데 이 시는 오로지 슬퍼하는 자에 대해서만 나온다. 또한 슬퍼하는 자가 받는 복은 영원히 슬플 것이라고 표현한다. 당시의 시대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윤동주의 생애에 대해 따로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은 잘 모르는 에피소드들은 동생과 후배들의 증언이 담긴 글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는데 동생이 기억하는 윤동주는 술, 담배도 하지 않고 말이 없어서 연애사를 들어본 적이 없고 순한 성격에 중학 때 축구 선수였다고 한다.

친구들이 겨울이든 여름이든 밤이든 새벽이든 산이든 들이든 강가이든 부르면 부르는 곳으로, 가자면 가자는 데로 묵묵히 따라 나서는 온유한 성격,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자신의 외투와 시계를 내줄 정도로 착한 심정을 가진 윤동주이지만 그런 그에게도 친구들의 부탁을 거부하는 두 가지 일이 있다. 하나는 시를 고치자는 언급과 또 하나는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고백이다. 그는 친구들의 갖은 언사에도 불구하고 시를 절대로 고치지 않았고 자신이 사랑하였던 여인에게 끝내 고백하지 않았다는 그의 행동을 통해 그의 성격을 짐작 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상 이라는 시인은 2010년 조영남이 쓴 <이상은 이상 이상이었다>을 통해 당시 화제가 되었다. 기이한 행동과 언변을 일삼던 가수 조영남은 자신이 죽기 전에 이상의 시를 해석하고 싶어서 책을 발간하였다고 했기에 세간의 주목을 끌 수 있었다. 당시 이상 탄생 100주년이어서 시대적 상황과 맞물러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사람들에게 이상 이라는 시인을 다시금 인식 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이상 이라는 시는 난해하기로 유명하여서 쉽게 접하기도 해석하기도 어렵다고 정평이 나 있지만 천재 소설가, 시인, 화가 등으로 불렸던 이상의 시를 잊지 않고 지속적으로 읽으려는 시도를 해야 할 듯 하다.

 

괴테,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등 수 많은 인물들의 책이 고전이 되어 후대들에게 지속적으로 읽혀지고 기억되는 것처럼 이 세 명의 시인들이 쓴 시들이 더 많은 이들이 읽고 기억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는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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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문자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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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의 정수

이 책은 살인과 복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일본의 대표적인 스릴러 추리 소설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창기 작품이 11년만에 개정판이 나왔다. 1990년대 작품이지만 20여년이 흐른 지금 읽어도 술술 읽히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결과로 다다르는 과정가운데 반전과 교훈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창기 작품은 인간의 내면에 숨어 있는 여러 감정들과 사회적인 문제들을 표면으로 끌어낸다. 그의 초창기 작품 중 하나인 <회랑정 살인사건>은 물질만능주의와 외모지상주의를 꼬집었다면 이번 작품인 <11문자 살인사건> 살인과 복수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 할 수 있는 여부를 묻고 있다.

과연 죽을 만한 사람은 있는가? 또한 살인을 통한 복수는 정당한가 라는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주인공은 ‘나’라는 추리소설 작가로 등장한다. 그녀는 우연한 기회에 프리랜서 작가인 ‘가와즈 마사유키’라는 사람을 알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2개월이라는 짧은 연애를 지속하는 데 어느 날 남자친구는 살해를 당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남자친구에 대해 너무나 몰랐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라고 또한 남자친구가 살해를 당하기 전 누군가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기억해 내고 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남자친구는 작년 11명이 떠난 해상 여행에서 살아남았고 그 사건으로 한 명이 죽었다는 것을 발견한다. 하지만 거기에 참여 했던 이들을 한 명씩 만나 그때 당시 상황을 듣고자 하지만 범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한발 앞서 한 명씩 살해를 저지른다.

남자친구인 가와즈 마사유키는 자신의 목숨이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직감 했지만 그는 경찰에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또한 작년 사고 여행에 동행했던 ‘마사유키’도 살해 되었다. 그녀는 살해되기 직전 야마모리 스포츠플라자의 야마모리 다쿠야 사장을 만났다. 그리고 ‘가와즈 마사유키’가 남긴 자료 중 일부가 사라졌다. 또한 여성 카메라맨이었던 ‘니자토 미유키’가 살해 되었다. 그녀는 생전에 마사유키의 자료를 갖고 싶어 했다. 주인공은 이로 인해 없어진 자료는 분명 지난해 일어났던 해난 사고에 관한 것일 것이라고 추측을 한다.

과연 주인공은 남자친구를 죽인 범인을 찾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오원춘 살인 사건’이 떠올랐다. 이 사건은 2012년 4월 1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 못골놀이터 근처의 집에서 20대 여성 회사원(당시 28세)을 40대 조선족인 오원춘이 살인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 사건이 유명해진 이유는 범행 동기가 황당했고 피해자와 아무런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살인 수법이 잔인하였고 또한 인육을 먹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피해자가 필사적으로 경찰에 전화를 걸어서 도움을 요청하였지만 경찰은 마치 세월호때처럼 반복적으로 정확한 주소를 물으면서 정확한 상황파악을 놓쳤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 사건과 이 책의 내용이 왜 비슷하다고 느껴졌냐면 가해자가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울분, 분노, 억울함에 대해서 생각해보지 않고 단순한 피해 사실로만 가해자의 행위를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살인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용납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살인을 저지른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가 아니라면 가해자들 역시 그들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너무나 쉽게 그들의 감정과 상황을 무시하면서 지내왔기에 점점 더 흉악하고 반복적인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11문자 살인사건의 범인은 이러한 추리 스릴러 작품을 많이 읽은 독자라면 처음부터 예상이 가능하다. 서두에 저자가 일부러 너무나 많은 정보와 힌트를 주기 때문이다.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창기 작품은 범인이 누구인지 찾고 궁금해 하는 것보다 그 범인이 왜 그러한 행동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같이 고민하게 만든다.

폭력에는 세 종류에 사람만 존재 할 뿐이다.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 오원춘이라는 살인마가 20대 여성의 머리채를 쥐어잡고 폭행을 저지르고 살인을 할 때 여성은 반항하고 소리지르고 도움을 요청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주택가가 밀집되어 있는 그 곳에서 한 명도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았다. 부부싸움으로 치부 하였거나 절규에도 귀를 닫고 외면했을 것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 책의 범인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가지고 살인을 계획하고 준비 하는 모습이 나온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들게 만든다. 감정적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그 방법이 살인이라는 점에서 독자들 양심을 건드린다. 책 표지에 있는 것처럼 과연 살인이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끝까지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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