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 ‘청년 연암’에게 배우는 잉여 시대를 사는 법
고미숙 지음 / 프런티어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100세 시대 100수로 살기

이 책은 노동 없는 미래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 100세 시대, 4차 산업 혁명의 시대, 기본 소득의 시대, N포 세대, 부모보다 못한 첫 세대 등 지금 세대를 대변하는 다양한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청년들은 바늘구멍인 취업율을 통과하기 위해서 초,,,대를 앞만 보고 달렸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명문 대학만 나오면 어디든 취업할 수 있었던 시대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처럼 아늑히 여겨진다.

명문대를 입학하고 나서 곧바로 9종 스펙(학점, 공인영어성적, 어학연수, 자격증, 인턴, 대외활동, 사회봉사, 얼굴)을 쌓기 위해서 자발적인 아싸(아웃사이더)가 된다. 이러한 청년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청년 10명 중 2~3명이 공무원 및 공시생이며 청년 실업률은 10%에 육박한다.

물론 아르바이트와 비정규직, 인턴을 비롯한 정규직이 아닌 이들을 포함 한다면 과히 상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고전 평론가로 알려진 고미숙 작가는 백수로 살라고 당당히 외친다.

그녀는 2017 JTBC 차이나는 클라스 방송에 나와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동의보감>에 대해 강연을 하였다. 이후 사람들은 연암 박지원의 일생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가 저술한 열하일기도 덩달아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녀는 그 방송을 토대로 이 책을 구성하였다. 그녀가 말하는 백수는 단순히 취준생의 연장이거나 루저가 아니다. 새로운 존재 방식이다. 백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놀고 먹는 건달이 떠오른다. 혹은 쓸모없는 인간, 잉여 인간, 비정상인 등의 이미지가 있다. 이러한 이미지들의 공통점은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백수의 대한 인식의 변화가 달라져야 한다.

자본의 최대 가치는 증식이고 이러한 증식을 위해서는 약탈이 불가불 하다. 일상의 악마는 소비와 부채다. 우리는 끊임없이 소비를 하도록 언론과 광고를 통해 노출이 되어 있고 우리의 일상을 잠식해나가고 있다. 또한 몇 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혼공, 혼밥 열풍은 위험하다. 사람은 모름지기 같이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을 교감해야 한다. 공부 또한 토론과 논쟁을 통해 서로의 지식을 넓혀가는데 목적을 두어야 하지만 오로지 남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 삶의 최 우선순위가 되어버린 지 오래가 되었다.

우정은 독점과 소유를 거부한다. 벗은 또 다른 벗을 부르고, 인연은 또 다른 인연으로 이어진다. 우리 시대 청년의 비극은 오직 시험공부에 올인하느라 통과의례를 제대로 겪지 못한다는 데 있다.

부자들은 타임 푸어이고 백수들은 타임 리치임을 기억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소비를 줄이는 노하우를 터득해야 한다. 디지털 문명은 미니멀리즘과 짝을 이룬다. 공유의 시대에 발맞추어 집을 나와서 길을 걸어야 한다. 백수가 움직여야 돈도 흐른다.

해외 여행이 낯설지 않은 이 시대 속에 2030청년들의 여행 비중은 점점 높아져 전체 해외 여행객의 30%를 육박한다고 한다. 대다수는 여름, 겨울 방학을 이용하거나 자신만의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서 세계 곳곳을 누빈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먹고 찍고 긁고를 반복한다.

여행의 묘미는 그곳에 사람들과 어울려 이야기를 나누고 삶을 공유하며 소소한 일상을 체험해야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관광지에 가서 셀카를 찍고 유명한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 자신이 가져온 카드로 모든 비용을 처리 한다.

이러한 행태를 저자는 지적하면서 연암의 여행기에 대조를 시킨다. 그는 불혹이 넘은 나이에 중국 여행길에 올라 그곳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평범한 것을 먹으면서 충분히 즐겼음을 강조한다.

인생을 여행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계속 관찰하고 주변을 기록하고 시시때때로 감응 하면서 살아가야한다. 비단 외국을 나가거나 멀리 여행을 갈 때만 아니라 삶의 모든 것들을 진정으로 즐겨야 한다.

연암 박지원이 살아온 삶을 현대적으로 재해석을 한 이 책을 보기 전에는 백수라는 이미지는 다소 어둡고 무겁고 부정적인 이미지로만 생각이 되었지만 저자가 말하는 긍정적이고 밝고 활기찬 이미지인 백수를 생각하고 생활하는 방법을 읽고 있으니 새로운 길이 열리는 듯 하다.

모든 인생의 길은 하나가 아니듯 다 똑 같은 길을 걸을 필요는 없다. 알지 못하는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는 이 때 혼자 방에서 도서관에서 주변 사람들과 눈 마주칠 여유도 갖지 못한 채 공부에 매진하는 수 많은 취준생을 비롯한 2030들이 읽으면 좋을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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