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렝켄의 비밀 ㅣ 올 에이지 클래식
미하엘 엔데 지음, 유혜자 옮김, 베른하르트 오버디에크 그림 / 보물창고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아무리 동심을 되찾고 싶다해도 쉽게 되찾을 수 없던 것이다, 동심이란. 그래서 도전적으로 샀던 동화책 한권 이후로는 더이상 동화책을 사지 않았다. 작년 10월 생일이 다가오자 책을 사달라고 말했다. 마이리스트를 보여주면서 거기서 아무거나 골라서 선물해줘라고. 그랬더니 <렝켄의 비밀>, 미하엘 엔데의 동화책이 배달되어 온 것이다. 그제까지 읽지 않다가 역시 선물이기도 하고 영영 썩혀둘 수는 없는 것이 책이라 후딱 읽어버리자는 생각으로 이 책을 잡았다. 처음 이야기에선 유치하고 지루하다는 생각에 -마법학교- 세장 정도 넘기다가 포기하고 티비를 봤다. 그리고 다시 책을 들려다 그 유치함과 지루함에 진저리치던 내 자신이 떠올라 역시 읽는 걸 그만둬 버릴까해서 다른 책을 읽으려고 꺼냈다가 왠지 지는 느낌에 억지로라도 책을 읽어버리자 다짐하고 다시 동화책을 집어 들었다. 그 섬세한 그림들과 재치있는 이야기에 빠져들었다면 그건 동심을 되찾은 것이려나? 한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뭔가 교훈을 내포한 듯한 아리송한 분위기에 마음이 움직였다면 그건 어떤 마음일까? 제일 좋았던 작품은 <니젤프림과 나젤큐스>,<혀꼬이는 이야기>,<모니의 걸작품>이었다. <혀꼬이는 이야기>에서 미하엘 엔데라는 작가가 너무 좋아져 버렸다. 그 점점 늘어나는 글들을 입밖으로 읊는게 얼마나 재밌는지 읊어 본 사람은 알겠지! 하하하- <모니의 걸작품>은 <어린왕자>의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이 떠올랐는데 그려놓은 후의 모습을 추리하는 것보다 차츰 그려가는 모습이 더 재밌었다. 끝에는 이게뭐야~하하~ 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느낌이었다. 자! 기회가 오면 미하엘 엔데의 동화전집 2도 기필코 살꺼다. 아니 미하엘 엔데의 모든 작품을 꼭 봐야겠다. 생각지도 못한 것을 창조해내는 위대한 사람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