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그대의 나이를 분명하게 나도 살았지만

그대만큼 치열하였는지 고통스러웠는지

분명하게 반성하고 각성하는 메마른 나

···

"스무살이 되면 나는 이 더러운 세상에 없을 거야

스물과 서른 그 어디메쯤 헤메이고 있을 맵고 당돌한 맹세

다시금 돌아가고프게 만드는 스물 이전의 삶이여"



2002. 11. 14. 카오스.에이.디.



note. cafe <목요 북까페>에 새긴 [베스트셀러 뒤집기(2):
『호밀밭의 파수꾼』(J.D. 샐린저 著)] 後記



<웹습작실 "단상斷想, image, 어느 날의 나"> 구경하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존 그레이 지음, 김경숙 옮김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안녕하세요 저는 화성에서 온 '화성 남자'랍니다

그럼 당신은 금성에서 오셨다는 '금성 여자'시군요

반갑습니다 그 동안 우리 서로 참 모르고 많이 다투었더랬지요

사실 우린 스스로가, 서로가 그간 '지구인'인 줄 알고 살았더랬잖아요

지구인이 지구인일 수 있는 기간은 아이일 때뿐인 거였는데 말이죠 지금껏

지구인이라 믿은 부모님 역시도 사실은 우리와 같은 화성 남자, 금성 여자셨으니

이상도 하지요 왜 화성엔 남자들만 사는지 금성엔 여자들만 사는지

암튼 지구라는 행성에 반쪽이 산다는 얘길 어디선가 들었던가 봐요

그래서 그리 먼 길 당신, 금성 여자를 만나러 나, 화성 남자는 왔던가 봐요

내가 당신에겐 암말 않고 혼자 동굴 안으로 들어가 낑낑 고민한다 그래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거 알아주길 바래 봐요 그것은 마치

당신이 당신 고민을 내게 터놓고 이야기하면 기분 좋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니까요

당신의 이야기에 성의껏 귀기울이는 일이 당신을 기쁘게 한단 걸 내가 알려 노력하듯

내가 혼자 동굴 안에 있을 땐 조금만 더 지켜보고 이해하길 당신도 그래줬음 한단 거죠

당신과 나는 지금껏 다른 행성에서 살아온 다른 존재이니까요, 그 다름이 틀림은 아니니까요

그렇게 서로 다름 즐겁게 긍정하며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 만나 어여쁜 지구 아이 만들어 가요

― 근데 많은 사람들이 많이도 읽었다는 베스트셀러 뒤집으래서 내 하나만 뒤집어 볼라는데

男性과 女性은 다르니 서로 이해하자는 '뻔한' 얘기를 이렇게 늘여서 쓸 필요 있었냐는 거지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며 길게 지루하고 재미없게 쓰여진 데다 서툴기 짝이 없는 번역까지

···

"오늘 가지 못한 것까지 하면 벌써 한 달째 못 만난 것이 되네요, 그러니 더 그래요

오늘은 얼마나 많은 '외계 친구들'이 왔다가 저마다의 '별'로 사라졌나 궁금하다는 얘기죠

이상, 경산까지 한 번에 날아가지 못하고 대구에 머물고 만 '화성 남자'였습니다^^"



2002. 11. 7. 카오스.에이.디.



note. cafe <목요 북까페>에 새긴 [베스트셀러 뒤집기(1):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존 그레이 著)] 後記



<웹습작실 "단상斷想, image, 어느 날의 나"> 구경하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족주의는 야만이다
이득재 지음 / 소나무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지금까지 없는 돈 쪼개가며 이십 년을 훨씬 넘게 꼬박꼬박 바쳐왔다 나는

그 사람들이 티비 수상기 안쪽에서 훌쩍거리는 눈물에

반 년을 넘게 모은 돼지저금통 배를 찢은 적도 있었다

유치원 적인가 국민학교 적인가 중학교 적인가 고등학교 적인가

그렇게 하는 것이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에게 베풀어야만 하는 善이라 배워왔다

그러면서 나는 절대 가지지 못한 자의 편에 서는 불상사에 처해지고 싶지 않았다

가지지 못한 자가 되지 않기 위해 이십 년을 훨씬 넘게 꾸역꾸역 살아왔다 나는

그 사람들이 티비 수상기 안에서 훌쩍거리는 눈물은 뭐가 쏟게 한 것인가

그 눈물은 그 가난은 그들의 무능력이 만들어 놓은 것이라 쉬 믿어왔던가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이라는 대학에 다닐 적에도 아 그랬었던가

그 사람들의 눈물 앞에 손쉽게 벌어드린 돈 몇 푼 던져주며 나는 희희낙락했었다

가지지 못한 자의 편보다 가진 자의 편에 더 가까이 서있음에 안도의 한숨 내쉬었다

언젠가 케이비에슨가 뭔가에서 수재민 돕긴가 뭔가 하는 특별방송을 한다는 데

김피딘가 이피딘가 박피딘가 하는 작자가 지나가는 사람 불러다 놓고는

봉투 한 장씩을 나눠주고서 카메라 돌아갈 때 모금함에 넣는 척 하라고?

매스컴의 힘을 빌려보겠다는 속셈이었고 그 속셈에 발라당 넘어갔다 우리는

― 그렇다고 엠비씬가 뭔가나 에스비에슨가 뭔가가 좀 더 낫다는 건 아니다

그들을 왜 우리가 도와야 하는 거지 그것도 언제나 가지지 못한 자가 가지지 못한 자를

그들을 그렇게 만든 건 정작 누구인지 무엇인지 국가 그래 국가권력 아니었나

부강한 나라를 위해 평생 뼈빠지게 일한 대가로 명예퇴직 실직한 우리 아버지들과

부강한 나라를 위해 평생 가족 뒷바라지에 눈물뿐인 인생을 사는 우리의 어머니들

우리는 그분들의 희생과 헌신을 어쩌면 당연시했던가 오 아니 강요했던 것은 아닌지

오늘, 네놈들이 던져주는 달콤한 쌀밥과 뜨끈한 고깃국을 과감하게 내팽개치고 말겠다

꽁꽁 언 아랫목에서 솜이불 달랑 덮고 온전히 내 체온만으로 내년 봄 분연히 일어서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부터 네놈들에게는 단 한 푼도 내어주지 않겠다 나는

···

"들뢰즈와 가타리 曰,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그것을 '아빠-엄마-나'라는 가족주의의 틀 안에 가두어 놓았다

이득재 교수 曰, 그러한 가족주의 가족 신화가 절대시 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의 탈주를 꿈꾸며

나 曰, 이제부터 부지런히 국가권력에 딴지를 걸며 그간 병들고 다친 내 가족들을 보살필 랍니다"



2002. 10. 31. 카오스.에이.디.



note. cafe <목요 북까페>에 새긴 [저자와의 대화(4):『가족주의는 야만이다』(이득재 著)]
後記



<웹습작실 "단상斷想, image, 어느 날의 나"> 구경하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개의 한국
Don Oberdorfer 지음, 이종길 옮김 / 길산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기억하지 아직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거지

우리는 지금 따로 떨어져 둘인 듯 살고 있지만

사실 원래 너와 나, 우리는 둘이 아닌 하나였단다

하나의 대지에서 태어나 하나의 공기를 숨쉬며

하나의 하늘을 바라보았었단다

근데 어느 날 우리는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이렇게 하나에서 둘로 아프도록 찢어져

반세기가 무심히 우리를 지나가 버렸다구나

누가 우리를 둘로 만든 거지

누가 우리를 원래 하나였다는 거조차 잊고 살게 한 거야

아프지 않니 이제 하도 오래된 기억이라 아프지도 않은 거니

그래도 아직은 아물지 마 더 아파야 해 잊어서도 물론 안 되고

우리는 이제 곧 만나야 하거든 머잖아 꿈 같은 일이 이루어질 거거든

그리고 그날 우리는 힘차게 서로를 어제 헤어진 사람처럼 안아야 하거든

꿈 같은 일이라 생각 마 세상엔 꿈이 이루어지지 않은 일보다 이루어지는 일이 더 많으니까

하나이었던 우리를 둘 인양 서로를 가장 아프게 했던 그 때 네가 공사를 시작하고 내가 완공을 시켜

우리가 원래 하나였단 걸 아직 우리보다 더 잘 기억하고 있는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승일교 위에서 힘차게 펄럭이는 한반도기를 바라본다

···

"정태욱 교수님과의 대화는 어떤 모양의 결과물을 또 낳았는지요

요즘 꽤 심한 슬럼프에 빠진 우리 까페 식구들의 빠른 회복을 바라며

가지 않은 몸보다 가지 못한 마음이 더 아프고 시린 어느 날의 나"



2002. 10. 24. 카오스.에이.디.



note. cafe <목요 북까페>에 새긴 [발제자 정태욱 교수와의 대화:
『두개의 한국』(돈 오버더퍼 著)] 後記



<웹습작실 "단상斷想, image, 어느 날의 나"> 구경하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박하사탕
이창동 감독, 설경구 외 출연 / 알토미디어 / 2000년 12월
평점 :
품절


그래요 저는 박하사탕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언제나 당신이 절 생각할 때면 입안에 향기가 가득해지고,

이내 가슴까지 상쾌해지는 그런 사람 말이에요

그러지 못하고 당신께 많은 상처만 줘서 참으로 죄송해요

당신은 저 때문에 보이지 않는 상처를 가득 안고 살아가시겠죠?

시간이 좀더 흐른 후 당신의 상처가 아물 때쯤

전 새로운 상처를 안고 살아갈 겁니다 당신이 준 상처가

다시 되돌아와 제 가슴을 내내 아프게 할 테니까요

저는 박하사탕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언제나 당신이 절 생각할 때면 입안 가득 향기가 가득해지고,

가슴까지 상쾌해지는 그런 사람 말이에요

그러지 못해서 미안해요


- kspark,「#19」

···

"『박하사탕』은 바로 이십세기가 이십일세기에게 건네는 선물, 혹은 독약?

'김영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들 바로 곁에서, 우리와 함께 숨쉬고 있는데

서기 일천구백팔십공년 오월, 그리고 광주, 희미해지나 결코 나는 잊을 수 없다"



2002. 10. 10. 카오스.에이.디.



note. cafe <목요 북까페>에 새긴 [특집-영상언어를 말한다(2):
『박하사탕』(이창동 脚本·演出)] 後記



<웹습작실 "단상斷想, image, 어느 날의 나"> 구경하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