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 문학의 세가지 키워드는 근친상간, 기아의식, 살부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은 바로 이 세가지에서 기원한다.

 

낭만주의적 작가들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이디푸스 이전의 유토피아를 꿈꾼다. 따라서 그들은 부모 양쪽을 모두를 부정하는 업둥이들이다.

사실주의적 작가들은 현실을 일단 인정한다. 대신 아비를 부정한다. "아비는 나에게 없다." 어미와 함께 아비와 맞서 싸우는 사생아적 기질을 갖고 있다. 유년기에 나는 버려진 아이라는 강박관념에서 쓰는 버려진 아이의 성장기야말로 소설의 기원이다.

 

서양 문학에서 많이 쓰여지는 글들의 원본은 고대 그리스 문학에 있을뿐 후세 많은 글들은 오로지 각주 또는 각색에 불과하다. 신화속에 모든 이야기가 있다.

신화는 영웅 탄생, 죽음에 이르는 유형이 패턴화되어있다.

신화의 주인공들은 귀족들, 왕가의 자손들인데 태어나면서부터 신탁의 저주를 받아 부모로 부터 버림을 받는다. 그 아기는 신분에 낮은 자에 의해 건저지고 키워진다. 아기는 성인이 되어 위험에 처한 나라를 구하고 공주와 결혼하다. 그 과정에서 일련의 시련을 거친 후 영웅이 되는 것이다.

버려진 아이의 원본은 오로지 오이디푸스다. 모든 신화의 대표적 인물이 오이디푸스일까? 오이디푸스야말로 가장 비오이디푸스다. 오이디푸스는 신화의 탄생 패턴화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다

오이디푸스의 탄생과 입양까지는 신화 속의 다른 영웅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시련의 과정은 다르다. 스핑크스의 비밀을 푸는 과정을 보면 다른 영웅들은 조력자의 힘을 빌린다. 오이디푸스만은 조력자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차별화).

 

신화에서 영웅이 되기 위해서는 세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담력(용감)이 있어야 한다. 둘째, 지적이어야한다. 세번째는 인내심이 강해야한다. 특히 성적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인내심이 있어야한다. 신화속의 괴물들은 여성으로 메타포되어있다. 오이드푸스 비밀을 풀므로서 스핑크스(여성)는 자살해버린다.

신화속의 영웅들은 조력자의 힘을 빌려서 하는데 오이디푸스만은 조력자의 히을 빌리지 않았다. 이 것이 다른 영웅과 차별화되어있다.

 

살부 충동과 근친상간은 항상 같이 따라다닌다. 살부충동과 근친상간은 프로이트 정신분석으로 일반화된 언어이다.

아비의 목을 비틀고 어미와 동침하고 싶은 욕망.

근친상간은 관계가 맺어지고 나서 나중에 드러난다.  

운명의 재발견.

아리스토엘레스가 말한 운면의 재발견. perpetier, anagnokisis

사전에 신원을 알았으면 피해갔을 텐데 비극적 상황이다.

근친상간에 대한 이야기는 구약성서에 많이 나온다.

근찬상간 전형을 보이는 작품으로는 토마스 만의 [선택된 사랑], 마르크스의 [백년동안의 고독], 포크너 [음향과 분노], 장용학 [원형의 전설], 원재길 [누이의 방], 라씬느 희곡 [페드라]가 있다.

 

김인식 교수의 말을 인용하자면 "어떠한 작가도 이야기를 창조해낼수 없다. 원본에 토를 단 것에 불과하다. " 고 했다.

문학 작품이란 밑그림에 덧칠하는 것에 불과하다.

리믹스 이론 :a의 영향을 b가 받고 b의 영향을 c가 받고 c의 영향을 d가 받는다.

창작동기에는 구성 모티브와 자유 모티브가 있다.

구성 모티브는 새로울 것이 없다. 이미 있는 것. 문학은 자유 모티브에서 어떻게 토를 달 것인가 고심하고 썼을때 이것이 작품이다.

 작가는 상투적인 상황을 낯설게 인식해야한다.

사진 한장에도 스투디움과 푼크툼이 공존하다.

 

살부인식을 보이는 작품들: 김한수 [저녁밥 짓는 마을], 이승우 [생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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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둑 1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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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형식이다.
영혼을 수거해 가는 자, 말하자면 저승사자의 서술이다.
저승사자가 좇는 시선의 중심에 책도둑 리젤 메밍거라는 열 세살짜리 소녀가 있다.
리젤과 그녀의 양부모, 리젤과 절친한 친구 루디, 쫓기는 유대인 막스, 그리고 이웃들의 이야기를 저승사자는 냉정하게 전한다.
참혹한 현실 속에서 피어나는 휴머니즘이 감동을 준다.
문장이 간결하면서도 아름답다.
결코 짧은 분량이 아닌데도 거침없이 술술 읽힌다.
별 다섯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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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은 소문으로 먼저 내게 왔다.

영화를 보려고 별렀으나 시간이 나지 않았다.

못보고 마는 군.

할 즈음 보게 되었다.

늘 다니는 영화관에서는 상영이 끝났고,

다른 영화관에서 상영하고 있었다.

 

영화를 보는 도중 졸았다.

졸다 보면 사람이 죽고 졸다 보면 또 사람이 죽었다.

 

책을 읽어보니 영화와 달랐다.

코헨 형제가 맥카시가 전하려고 한 주제를 영화에서도 말하고 싶었다면

그들은 실패했다, 적어도 내겐.

이 작품의 주요 화자는 벨이다.

영화에선 벨이 하는 말이 일단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끔찍한 장면도 보는 둥 마는 둥 했는데 낮은 음성으로 중얼거리는 벨의 목소리가 귀에 들려올리가 있나.

 

본문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우연히 발견한 30년대의 설문지 문항은 학교 교육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거론 된 것은 수업 중 떠들기나 복도에서 뛰어다니기 같은 문제였다.

껌을 씹거나 숙제를 베끼는 일도.

40년 후에 다시 같은 설문을 했다.

답지들은 강간, 방화, 살인. 마약, 자살.

'나는 세상이 점점 망해가고 있다고 오래 전부터 말하곤 했지만 사람들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내가 나이가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것도 하나의 징후다. 하지만 강간하고 살인하는 일을 껌 씹는 일과 구별할 수 없는 사람은 나보다 훨씬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 내 느낌이다.'  -217쪽-

 

살인마 시거는 거침없다.

그를 막을 수 있는 게 불가능해보인다.

그는 이 시대가 막을 수 없는 재앙이다.

시거는 재앙이고 마약이고 폭력이고 폭력을 인식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의식이다.

맥카시는 그 재앙을 막을 수 없다는 한탄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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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4. 23 


콜렉터.

 

발터 벤야민이 말했다.
도대체 쓸모라고는 없는 골동품, 미술품을 수집하는 것은 자본주의 등가교환방식으로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일이다.
그런데 왜 그들은 그런 것들을 수집하는데 매달리는 가?
수집물은 마술적 가치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수집가들은 한정된 영역 속으로 숨어 일반인들에게 드러나지 않고 보호받는다.
일반 대중과 격리된다.

 

[행복한 눈물]로 화제가 되었던

미술품 이야기로부터

고가 미술품 수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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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학 작품 속에 사랑처럼 많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있을까.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진부한 소재다.

진부한 얘기를 되풀이할 수 밖에 없는 데에 소설의 비극이 있다.

 

롤랑 바르뜨(나는 그를 잘 모르는데 이렇게 말하면 바르뜨가 화를 낼까)는

사랑의 메카니즘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랑의 권력 관계는 현실의 권력 관계와 정 반대다.

현실에서는 주는 자가 권력자지만

사랑에서는 받는 자가 권력자다.

사랑을 주고도 비탄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사랑이야 말로 자본주의 원리에 가장 들어맞지  않는 것이다.

 

가라타니 고진(고진씨도 용서하시압)은 [근대문학의 종언}에서

실연의 아픔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읽어보지도 않고 나는 아는 체...)

"<한>여자로 대치할 수 없는 <이>여자를 잃는 것이 실연이다.

<이>여자로 사랑이 시작되고

<이>여자로 상처받고

그리고 드디어 <이> 여자가 <한>여자로 바뀔 때 실연을 극복할 수 있다."

<이>여자는 단독성이지만 <한>여자는 복수성이다.

 

첫사랑의 소설 구조는 패턴화 되어있다.

싹틈-엿보기-접근하기-이별하기

이 네가지 과정을 거친 후 성인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첫 경험은 사라지고 일상의 경험(안일, 권태)만이 남는다.

 

권여선의 [사라을 믿다]는

<이 남자>에 대한 사랑이 어느덧 <한 남자>에 대한 옛 이야기로 바뀐 후의 이야기다.

그래서 화자는 좀 더 냉정한 거리를 두면서 천연덕스럽게 이야기를 한다.

사랑이 전부라고 믿는 순간 사랑은 거짓말이 된다.

사랑에 빠지면서 보지 못하는 '사소함'을 정말 보게될때 비로소 사랑이 된다.

사소함의 의미를 발견할 때 비로소 사랑의 존재를 알게 된다는 말이다.

 

김연수의 [첫사랑]을 볼까.

나는 갑자기 한 마리 나비에 현혹되지만 죽이고 만다.

나는 정인을 보는 순간 사랑하게 되지만

결국 때리고 만다.

사랑을 욕망했지만 그 사랑은 얼마나 훼손되기 쉬운 것인가.

모욕하고 비난했던 술집 누나 혜지를 통해 비로소 나는 사랑을 알게 된다.

 

김인숙의 [모텔 알프스]도 첫사랑이 어떻게 변질되고 아픔이 되는지 보여준다.

사랑은 본래 접촉이다.

접촉할 수 없는 사랑도 사랑일까.

러브호텔을 반대하는 시위대들도 있지만

"사랑을 어디서 하란 말이야"라는 사장의 말을 듣고

나는 참을 수 없는 웃음을 터뜨린다.

모두가 모텔에서의 섹스를 더럽고 추잡한 것으로 비난하지만

사장은 '사랑'이라고 믿는 것이다.

사장과 시어머니, 그리고 늙은 고양이를 절묘하게 동일시시킨 것도 인상적이었다.

 

첫사랑을 다룬 작품들

전경린의 [첫사랑]

성석제의 [첫사랑]

배수아의 [그 남자의 첫사랑]

김별아의 [첫사랑]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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