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임
장 필립 뚜생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4년 7월
평점 :
절판




 

 

장 필립 뚜생의 장편소설 [망설임].

그의 [욕조]를 읽고

[氏]를 읽은 후

이 작품이 세번째 읽는 그의 작품이다.

 

무슨 이야기냐고 묻지 말라.

왜냐면, 이야기가 없다.

지루하고 지루한 묘사만이 나열된다.

표지에 그려진 그림을 잘 볼 필요가 있다.

아기를 안고 서있는 중절모의 그림이 없다면 

그가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도 알기 힘들다.

 

아기와

고양이와

그 밖의 중요하지 않은 몇몇 인물이 등장한다.

사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중요치 않다.

끊임없이 '내'가 주시하고 짐작하고 추적하는

'비아지'조차도 정말 존재하는 인물인지 의심이 갈 지경이다.

 

무언가 사건이 일어나기를

어떤 중요한 사실이 밝혀지기를 내내 기다렸다.

 

소설 초입에 못이 있다면 나중에 그 못에 목이라도 매달아야한다고?

서로 유기적으로 빈틈없는 구성으로

잘 빚은 항아리를 만들어야한다고?

뚜생의 글을 읽으면 그런 교과서적인 주문에 코웃음을 치게된다.

맥락없이 등장하는 것들

이유없이 나열되는 것들

끊임없이 반복하여 탐색하는 과정들

지루하고 지루하도다

위대한 지루함이도다.

 

[욕조]를 읽고 나는 뚜생에게 홀딱 반했었다.

이제는 절판이 된 그의 책들을 헌책방을 뒤져서 샀을때 나는 뿌듯했다.

이 책도 결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나는 '나'와 함께 지금도

망설이고 주저하고 잘못 판단하고

망설이고 망설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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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나무 - 1999년 제44회 현대문학상 수상소설집
김영하 외 / 현대문학 / 1999년 1월
평점 :
품절



 2008. 5. 7

 

1999년 제44회 현대문학상 수상작,  

김영하의  '당신의 나무' 

 

나무로 상징되는 여자.

사원으로 상징되는 당신.

사원을 부수며 파고드는 나무의 뿌리.

나무의 뿌리로 붕괴되지 않고 몇 백년을 버티는 사원.

사소한 우연의 중첩이 짐작할 수 없는 커다란 결과를 가져오는 삶.

 

시간과 공간을 거꾸로 올라가는 도치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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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5. 7 

 

우주수宇宙樹>라는 용어는 프랑스 수목학자 쟈끄 브로스의 [나무의 신화]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이 책에서 쟈끄 브로스는 고대 문명을 꽃피운 이집트, 그리스, 바빌로니아 등은 물론이고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북유럽과 시베리아 및 아시아의 우주목 신화를 중심으로 나무에 관련된 세계 각지의 다양한 신화들을 정리하여 보여준다.

나무는 지상과 천상과 지하를 연결한다. 나무 숭배는 많은 신화에서 보이고 있다. 우주수는 범신론적 교감을 한다. 우주수의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인도 경전 리그베다를 보면 거꾸로 선 나무가 있다.
-가지는 아래를 향하여 뻗어 있고 뿌리는 위쪽에 위치해 있으니 저 높은 곳에서 빛이 우리에게 내려오도다
아래를 향해 가지가 뻗어있고 위로는 뿌리가 뻗어있으니 빛이 우리에게 내려오도다
그 나무에 해와 달 별이 주렁주렁 열렸고
신들은 나뭇가지에 앉아 쉬었도다-
우파니샤드는 거꾸로 선 나무를 바로 세우고, 죽음·윤회·고통을 뜻하는 나무의 밑동을 잘라 떨쳐버리라고 말한다.

근대 신지학(神智學, Theosophy)의 창설자인 블라바츠키는 “아스바타는 거꾸로 된 상태로 자라난다. 가지는 아래로 퍼지며 뿌리는 위를 향해 뻗어 있다. 전자는 감각의 외부 세계 즉 질서정연한 현상세계의 우주를 상징하며, 후자인 뿌리는 보이지 않는 영(靈)의 세계를 상징한다.”고 언급하였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또한 상징적으로 이 거꾸로 된 나무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피라미드의 꼭지점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신비적인 고리이며, 우주목의 뿌리에 해당된다. 반면 피라미드의 기저(基底)부는 넓게 펼쳐진 나무 가지를 상징하며, 네 개의 빗면은 자연을 지배하는 테트라드의 원리(4의 원리), 또는 우주의 4계(四界)를 상징한다. 아스바타는 창조의 신 브라만의 발현을 나타내며, 하강 움직임으로서의 창조 활동 속에서 구체화된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포세이돈에게 바쳐지는 물푸레나무가 우주수의 역할을 한다. 게르만족의 신화에서는 전나무가, 슬라브족의 신화에서는 자작나무, 중국인의 뽕나무(태양이 뽕나무에 머물렀다 아침에 다시 뜬다)가 우주수이다.

노드롭 프라이나 베르치아 엘리아데도 서사의 중심에는 항상 우주수가 있다고 했다.

우주수를 형상화한 교과서적인 작품은 문순태의 [느티나무]다.
이 작품에는 세사람이 등장하는데 한사람은 고향에서 살고 있는 농사꾼. 한사람은 인생무상을 견디지 못해서 다시 시골로 낙향한 목회자, 한 사람은 미국에서 정보통신에 종사하며 살다가 미국인 아내와 아들과의 불화로 귀향한 주인공이다. 이는 유년기에 컴플렉스에 시달렸고 따돌림을 당했으나 느티나무를 타면서 이를 극복한다. 그는 이제 자기 충격적 예언의 원리로서 귀향하여 느티나무 타기를 다시 시도하는 이야기다.

그 외에 우주수를 형상화한 작품들
황순원의 은행나무. 이청준과 서영은의 고목나무. 조정래의 당산나무. 구효서(나무 남자의 아내)와 정지아의 고욤나무. 이승우의 감나무(검은 나무). 김영하의 팡야나무(당신의 나무). 최인석의 보리수(모든 나무는 얘기를 한다). 이은조의 비자림.


세계수 (신화) [世界樹, world tree, 우주수] 출처: 브리태니커



cosmic tree라고도 함.

세계의 중심에 있다는 나무. 이것은 문자 사용 이전의 여러 민족, 특히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북아메리카 등지에 널리 퍼진 신화와 민담의 주제이다. 그 민족들은 이것을 통해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세계와 신적이고 성스러운 세계의 관계를 이해했다.

세계수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하는 신화나 민담의 유형에는 2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이 나무를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수직적인 중심으로 묘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구의 수평적인 중심에 있는 생명의 근원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성서의 용어를 빌리자면, 전자는 지혜의 나무, 후자는 생명의 나무에 해당한다.

수직적인 지혜의 나무를 상징하는 전설들은 이 나무가 땅에서 하늘로 이어져 있다고 하며,
이 나무는 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 간의 연결점인 것이다.
또한 신탁·판결·예언들이 그 나무 아래에서 이루어졌다.

수평적인 생명의 나무를 상징하는 전설들은 이 나무가 세계의 중심에 있고 초자연적인 수호자의 보호를 받는다고 전한다.
이 나무는 대지의 풍요와 생명을 만들어내는 근원이며, 인간의 생명도 이 나무에서 받은 것이고, 그 열매는 영원히 살 수 있는 생명력을 준다고 한다. 그래서 만일 이 나무가 잘리면 모든 풍요는 사라질 것이라 한다. 생명의 나무가 가장 흔히 나타나는 것은 주인공이 이 나무를 찾아다니며 여러 가지 장애를 이겨낸다는 모험소설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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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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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08. 5. 4 

 

낮에 이 책을 펼쳤다가 잠시도 접을 수가 없었다.

종일 읽었다.

 

아프가니스탄은 아주 먼 나라다, 내게.

그 공간적 거리만 먼 것이 아니다.

그 곳은 나와 상관 없는 곳이었다.

그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전쟁때문에 힘들다'라는 얼렁뚱땅 문장으로 두리뭉실하게 떠오를 뿐이다.

 

사생아로 태어나서 비극적으로 사형을 당하고 마는 마리암,

마리암이 전부였으나 자살을 하고 마는 마리암의 엄마 나나,

존중받으며 키워졌지만 전쟁으로 부모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비참한 삶을 살아가던 라일라,

아버지 임에도 아버지 다운 사랑을 못 주고 끝내 죄의식에 괴로워하다 죽어간 마리암의 아버지 잘릴,

라일라를 사랑했으나 전쟁으로 이별을 해야했던 타리크,

그리고 그들의 주변 인물들...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면서 눈물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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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소설 2008
문학나무 편집부 엮음 / 문학나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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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가 뽑은 신춘문예, 전통문예지 당선 소설가(3년차) 문제소설'이라는 부제가 붙은 작품집 [2008 젊은 소설](문학나무)을 읽었다.

세사람의 평론가 김종욱, 이수형, 정영훈이 선정위원이 되어 등단 3년차 이내의 작가들이 쓴 작품 가운데 10편을 택하되, 그 작품이 모두 다른 작가의 것이어야 하고, 어느 잡지에 편중되지 않았으면 할 뿐 아니라 가능하면 기 수상자의 작품을 제외해서 뽑았다고 변을 밝였다.

 

맨 처음에 실린 김희진의 [해바라기]부터 황정은의 [오뚜기와 지빠귀]까지 모두 열 펀이 실렸다.

재미있게 잘 읽었다.

김희진의 작품은 처음으로 읽었는데 좋았다. 나는 김희진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황정은의 [오뚜기와 지빠귀]는 이미 문예지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작품을 읽은 무렵에 읽었던 어떤 작품보다 좋아서 기억하고 있었다.

문학사상에서 [달팽이]라는 작품으로 등단한 박주현을 나는 내심 기대하고 있는데 이 책에는 그녀의 작품이 선정되지 않았다. 내가 읽은 그녀의 최근작은 문학동네에 실렸던 [의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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