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7
우주수宇宙樹>라는 용어는 프랑스 수목학자 쟈끄 브로스의 [나무의 신화]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이 책에서 쟈끄 브로스는 고대 문명을 꽃피운 이집트, 그리스, 바빌로니아 등은 물론이고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북유럽과 시베리아 및 아시아의 우주목 신화를 중심으로 나무에 관련된 세계 각지의 다양한 신화들을 정리하여 보여준다.
나무는 지상과 천상과 지하를 연결한다. 나무 숭배는 많은 신화에서 보이고 있다. 우주수는 범신론적 교감을 한다. 우주수의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인도 경전 리그베다를 보면 거꾸로 선 나무가 있다.
-가지는 아래를 향하여 뻗어 있고 뿌리는 위쪽에 위치해 있으니 저 높은 곳에서 빛이 우리에게 내려오도다
아래를 향해 가지가 뻗어있고 위로는 뿌리가 뻗어있으니 빛이 우리에게 내려오도다
그 나무에 해와 달 별이 주렁주렁 열렸고
신들은 나뭇가지에 앉아 쉬었도다-
우파니샤드는 거꾸로 선 나무를 바로 세우고, 죽음·윤회·고통을 뜻하는 나무의 밑동을 잘라 떨쳐버리라고 말한다.
근대 신지학(神智學, Theosophy)의 창설자인 블라바츠키는 “아스바타는 거꾸로 된 상태로 자라난다. 가지는 아래로 퍼지며 뿌리는 위를 향해 뻗어 있다. 전자는 감각의 외부 세계 즉 질서정연한 현상세계의 우주를 상징하며, 후자인 뿌리는 보이지 않는 영(靈)의 세계를 상징한다.”고 언급하였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또한 상징적으로 이 거꾸로 된 나무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피라미드의 꼭지점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신비적인 고리이며, 우주목의 뿌리에 해당된다. 반면 피라미드의 기저(基底)부는 넓게 펼쳐진 나무 가지를 상징하며, 네 개의 빗면은 자연을 지배하는 테트라드의 원리(4의 원리), 또는 우주의 4계(四界)를 상징한다. 아스바타는 창조의 신 브라만의 발현을 나타내며, 하강 움직임으로서의 창조 활동 속에서 구체화된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포세이돈에게 바쳐지는 물푸레나무가 우주수의 역할을 한다. 게르만족의 신화에서는 전나무가, 슬라브족의 신화에서는 자작나무, 중국인의 뽕나무(태양이 뽕나무에 머물렀다 아침에 다시 뜬다)가 우주수이다.
노드롭 프라이나 베르치아 엘리아데도 서사의 중심에는 항상 우주수가 있다고 했다.
우주수를 형상화한 교과서적인 작품은 문순태의 [느티나무]다.
이 작품에는 세사람이 등장하는데 한사람은 고향에서 살고 있는 농사꾼. 한사람은 인생무상을 견디지 못해서 다시 시골로 낙향한 목회자, 한 사람은 미국에서 정보통신에 종사하며 살다가 미국인 아내와 아들과의 불화로 귀향한 주인공이다. 이는 유년기에 컴플렉스에 시달렸고 따돌림을 당했으나 느티나무를 타면서 이를 극복한다. 그는 이제 자기 충격적 예언의 원리로서 귀향하여 느티나무 타기를 다시 시도하는 이야기다.
그 외에 우주수를 형상화한 작품들
황순원의 은행나무. 이청준과 서영은의 고목나무. 조정래의 당산나무. 구효서(나무 남자의 아내)와 정지아의 고욤나무. 이승우의 감나무(검은 나무). 김영하의 팡야나무(당신의 나무). 최인석의 보리수(모든 나무는 얘기를 한다). 이은조의 비자림.
세계수 (신화) [世界樹, world tree, 우주수] 출처: 브리태니커
cosmic tree라고도 함.
세계의 중심에 있다는 나무. 이것은 문자 사용 이전의 여러 민족, 특히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북아메리카 등지에 널리 퍼진 신화와 민담의 주제이다. 그 민족들은 이것을 통해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세계와 신적이고 성스러운 세계의 관계를 이해했다.
세계수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하는 신화나 민담의 유형에는 2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이 나무를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수직적인 중심으로 묘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구의 수평적인 중심에 있는 생명의 근원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성서의 용어를 빌리자면, 전자는 지혜의 나무, 후자는 생명의 나무에 해당한다.
수직적인 지혜의 나무를 상징하는 전설들은 이 나무가 땅에서 하늘로 이어져 있다고 하며,
이 나무는 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 간의 연결점인 것이다.
또한 신탁·판결·예언들이 그 나무 아래에서 이루어졌다.
수평적인 생명의 나무를 상징하는 전설들은 이 나무가 세계의 중심에 있고 초자연적인 수호자의 보호를 받는다고 전한다.
이 나무는 대지의 풍요와 생명을 만들어내는 근원이며, 인간의 생명도 이 나무에서 받은 것이고, 그 열매는 영원히 살 수 있는 생명력을 준다고 한다. 그래서 만일 이 나무가 잘리면 모든 풍요는 사라질 것이라 한다. 생명의 나무가 가장 흔히 나타나는 것은 주인공이 이 나무를 찾아다니며 여러 가지 장애를 이겨낸다는 모험소설에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