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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1 - 미천왕, 도망자 을불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솔직히 이 책은 내용을 정확히 알고 샀다기 보다는 작가와 제목, 그리고 작가의 책들을 재밌게 읽었던 나를 믿고 산 책이었다. 집으로 배송된 <고구려>를 보고, 그 중 3권의 '낙랑축출'이라는 부제를 보고서야 '아....그렇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창 학교를 다니며 국사를 배울 때 시험 때마다 단골로 출제되고 늘 외워야 했던 미천왕의 업적이었다. 리뷰를 쓰는 지금에서야 서점에 소개된 <고구려>의 책 소개(혹은 책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게되었다.
"(생략)...고구려 역사 중 가장 극적인 시대로 손꼽히는 미천왕 때부터 고국원왕, 소수림왕, 고국양왕, 광개토대왕, 장수왕까지 여섯 왕의 이야기를 그린다...(생략)"
출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3964262
현재까지 발매된 건 미천왕 이야기를 담은 3편까지이다. 1편은 미천왕의 어렸을 적 이야기를 담은 "도망자 을불", 2편은 을불이 왕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다가오는 전쟁", 3편은 왕이 된 후 미천왕의 가장 큰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낙랑군 축출을 그리고 있는 "낙랑 축출"이다. 3권까지 읽고 3권의 끝부분에 적혀있는 '고구려 미천왕편 끝'이라는 문장을 본 후에야 '이 책은 3권으로 끝나는 책이 아니구나. 앞으로 더 나오겠구나'하는 생각에 기대감으로 들떴다.
책의 첫 부분은 천체 이야기(역사 소설, 드라마에서 종종 등장하는 별의 움직임, 영웅의 탄생 등등...)와 을불의 할아버지인 안국군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과연 이야기의 전체 기반이 되는 사건이 이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1권을 읽고는 잠시 손을 놓았지만 2권, 3권은 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끝까지 읽었다.
이야기의 전개와 전쟁을 묘사한 부분, 그리고 역사의 진실과 소설의 허구를 이용하여 둘을 조합하여 만들어낸 이야기는 최고이다. 내가 알고 있는 한 개의 사건이자 전혀 상관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 일이 <고구려>의 이야기 안에서 등장할지 생각하지 못했다. (이는 상관없을 거라고 생각한 나의 알지못함으로 나타난 문제일 수도 있지만.) 특히 이러한 점은 내가 <고구려>라는 책을 더 높게 평가할 수 있게 만든 점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야 하고 전쟁을 묘사한 부분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니 발생한 문제인건지, 그리고 내 개인적 취향의 문제인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쉬웠던 점이 있다. 책에서 간결한 부분은 너무 간결하게 표현되어 아쉬웠고, 간간히 사극 드라마에서 나올 것만 같은 대사가 나와 개인적으로 오글거렸던 점이랄까......(오글거렸던 점은 단순히 내 취향인거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현재 여러가지로 우리나라 역사를 지키는데 문제가 있는 점에 있어 김진명의 <고구려>는 소설의 '허구성'이 존재하지만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이를 기반으로 좀 더 우리나라 역사에 관심을 갖게 만들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얼른 다음 이야기가 나오길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