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박스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65
박선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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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박스>라는 청소년 소설은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리사의 이야기이다. 해외 입양이 된 아이들 중에는 훌륭한 양부모를 만나 성장한 입양아가 있는 반면, 양부무에게 심한 학대를 받다가 파양되기 까지하는 입양아도 있다. 주인공 리사는 어떤 경우일까? 양아빠 미라클은 훌륭한 양부모라면 양엄마와 리사는 지독한 싸움의 연속으로 서로에게 상처가 된다. 열여덟에 미혼모가 되어 딸을 입양시킨 친엄마는 36살이 되어 자신이 딸이 열 여덟살이 되었을 때 서로 만나게 된다.


<베이비 박스>의 박선희 작가님은 나에게는 참 반가운 분이다. <베이비 박스>가 작가님의 8번째 작품이라고 소개하는데 나는 박선희 작가님의 작품 중 <파랑 치타가 달려간다>와 <도미노 구라파식 이층집>이라는 소설을 읽어 본 적이 있다. 모두 청소년 소설이었는데 각기 다른 매력의 소설이었고 이번 <베이비 박스> 역시 전혀 새로운 주제로 찾아와 나를 설레게 하였다. 10년 동안 여러번의 수정 과정을 거쳐 비로소 탄생한 <베이비 박스>.. 어쩌면 내가 읽었던 다른 작품들보다 먼저 탄생했을 수도 있었을 청소년소설이었다.

"너는 내 딸이고, 틀림없는 미국인이야."
햐양 얼굴의 아빠가 다정한 초록 눈빛으로 말했다.

"착하게 굴지 않으면 돌려보낼 거야."
노랑머리 여동생 대니얼을 보듬던 양엄마가 차갑게 쏘아붙였다.



미라클의 중심에서 그럭저럭 버텨내던 리사 가족이었지만 갑작스레 강도의 총격으로 사망하게 된 미라클로 인해 끝내 리사는 더 이상의 가족이 아니게 되었다. 리사가 어릴 적 유치원에서부터 학창시절 입양아로서 또 유색인종으로서 억울함의 경험을 독자의 시선으로 지켜보는 것 조차 참 안타까울 때가 많았다. <베이비 박스>라는 제목의 의미가 무얼 의미하는지 예상은 했었지만 리사가 베이비 박스라는 의미를 정확히 알게 되었때의 마음을 생각하니 먹먹했다.




리사 주변에는 참 좋은 사람들이 있다. 그 중 아빠 미라클과 미국에서 리사가 의지할 수 있었던 가브리엘이다. 또 한국어를 배우기까지에는 아이비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한국에서 친부모를 찾기까지 도움에는 진과 랑의 고마운 손길이 함께 한다.  



리사의 양아빠 미라클은 정말 감동적일 만큼 훌륭한 분이라는 생각을 책을 읽는 내내 했던 듯 하다. 특히, 늘 길을 잃어 버리기 일쑤인 리사에게 양아빠 미라클의 조약돌 노트는 큰 감동이었다.  노트에 굵은 파란색 펜으로 '조약돌(Pebbles)'이라고 친절하게 써주면서 헨젤과 그레텔의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는 대목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그거(입양서류) 가지고 이 집에서 나가. 이제 마이클도 죽었으니 한집에 살 이유도 없어."
넌 이제 내 가족이 아니야. 그것은 데이나가 나에게 내린 조용하고도 강력한 심판이었다. 파양 절차를 밟진 않았지만 나는 파양된 아이였다. (본문 183페이지 중)

브라운색 재킷에 검은 바지를 입은 여자가 파라솔 의자에 앉아 있었다. 고개를 숙였는데 단발의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나는 천천히 심호흡을 하고 테라스로 나갔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두 사람의 발소리에 파라솔 밑의 여자가 고개를 들었다. 순간 나는 핫,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저 얼굴, 완전 내 얼굴이잖아!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똑같았다. (본문 192페이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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