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영웅 나일심>
이은재 글 / 박재현 그림
좋은책어린이 고학년문고 3번째
이야기
<가짜 영웅 나일심>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이
무겁기도 하고 일심이가 걱정되는 마음도 컸던 것 같아요. 일심이네 가족에게 큰 변화가 생기는데요. 아빠의 사업이 실패하면서
일심이네는 폭삭 망하게 된답니다. 다니던 사립학교도 그 동안 누리던 부유했던 생활들도 모두 과거가 되어 버렸어요. 경매로 집과 가구 등을 모두
둔 채 고모의 배려로 어렵사리 구한 집은 반지하에다 엄청 낡은 집이랍니다. 그리고 아빠는 요양원에 가게 되었고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진 일심이네는
이제는 엄마가 김치 공장에 다니며 겨우 겨우 살아가게 되지요.
일심이의 자존심은 그렇게 한 방에 무너져 버렸다고 해야할까요? 처음에
등장하는 일심이네 가족 이야기는 그저 안타깝기만 하더라구요. 그런 일심이가 사립학교에서 일반 공립학교로 전학을 와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바로
<가짜 영웅 나일심>이랍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그냥 일심이의 성장동화라 하기에는 조금 다르더라구요. 동화를
읽다보면 어? 어? 일심이 이러면 안되는데? 하는 장면이 여럿 나와요.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걱정을 안겨주는 일심이가 그렇게 마음의 병을 앓게
된답니다. 동화에서는 처음 접하는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마음의 병이 나와요. 아이들 입장에서 낯선 병명이기도 하지요.
일심이의 거짓말이나 나쁜 행동들은 공상이 아닌 망상에 빠져들면서 일어나는 심각한 문제들이랍니다. 망상은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일을 사실이라고
믿게 된다고 해요. 이 병이 바로 '리플리 증후군'인데요. 일심이는 처음에는 내가 바보왕자로 불리는 친구 가득이가 되어 가득이 식구들과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거나 친구나 동생들에게 돈을 받은 것을 보안관의 역할에서 그래도 된다고 합리화 하면서 점점 망상으로 빠져들고 실제로
망상을 현실에서 그대로 믿게 되면서 '리플리 증후군'으로 발전하게 된답니다. 일심이의 이러한 행동변화가 동화속에 잘 묻어나 있어요.
일심이의 행동이 극에 달했을 때의 행동이 정말 맘 아프게 하더라구요.
"어딘가 비밀의 문이 있을 거야. 그 문만 찾으면 돼. 그럼 나한테
어울리는 세상으로 갈 수 있어. 이 지긋지긋한 귀양살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되는 거라고."
나는 집 안 으로 뛰어 들어가서 문을 차례대로 열어젖혔다. 안방 문,
작은방 문, 화장실 문, 창고 문까지 모조리 열어 보았다.
- 본문 160페이지 중
자존심 강하고 지기 싫어하고 인기 많던 일심이에게 가정의 변화는 참 견디기 힘든 엄청난 일이었을 거예요. 그래서 일심이가 참
안타까웠는데요. 하지만, 나중에는 치료를 잘 받고 정말 명예로운 보안관이 될 자신이 생기면 그때 다시 보안관 뱃지를 찾아가겠다는 일심이의 말에서
참 많은 희망을 가지게 된답니다.
190페이지 가량의 고학년문고에요. 하지만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에 꽂혀 후딱 읽게 되더라구요. 삽화를 그린
분은 박재현 일러스트인데요.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그림책 <투발루에게 수영을 가르칠 걸 그랬어>를 그렸던 분이더라구요. 너무
반가웠답니다. 사실 <투발루에게 수영을 가르칠 걸 그랬어>도 결말이 참 슬픈 그림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