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소녀 우리같이 청소년문고 14
이정옥 지음 / 우리같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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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잘라 버릴 수 없어서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잘라 내버릴 수 없어서

제 머리칼만 되는대로

잘라 낼 수밖에 없는 나를

사람들은 '위소'라 부른다

내가 처음 예상했던 이야기와는 여러번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바로 [가위소녀]다. 마치 비행청소년을 연상케하는 제목으로 다가왔지만 '가위소녀' 이솔에 대해 알아갈수록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더욱 빠져드는 소설이다. 처음 솔이네 가족과 엮인 목욕탕 이야기는 가슴 답답하게 만들었다. 그런 솔이가 왜 가위를 집어들어 제 머리칼을 잘라내는 일에 집중하게 되는지도 알 것 같았다. 그런데 사실은 '위소'가 된 결정적 이유는 다른 사건에 있어서 놀랐다. 솔이네 가정환경은 일반 가정과는 조금 다르다. 엄마도 그렇고 특히 삼촌도 그렇다.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와 함께 살아가는 솔이다.

솔이의 교육문제 하나로 경기도 파주에서 서울 도곡동으로 이사를 강행한 할머니의 결단에 많이 놀랐다. 처음엔 억세고 한 많은 할머니라 생각했는데 이런 대목에서는 누구보다도 열정적이고 또 교육열 높은 할머니라 반전이었다.

"그동안 우리 우주, 세주한테 해 주고 싶어도 못 해 줬던 거, 이젠 솔이한테 다 해 줄 거라구요.

원도 없이 전부 다요. 솔이는 하잖아요. 일등이라잖아요!" - 33페이지 중

[가위소녀]에 등장하는 증조할아버지와 이모할머니와 집은 솔이에게는 휴식과 같은 힐링장소이자 마음의 평안을 찾게 하는 분들이다. 전교1등을 눌러버린 유민주라는 솔이의 반친구의 등장도 겉치레로 선입견을 갖는 우리의 모습을 빗대어 풍자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어른들과 소통하기 쉽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가위소녀]에서 만나는 솔이 이야기는 나와는 다른 가정을 엿보는 듯한 매력이 있다. 또, 알고보면 누구에게나 숨기고 싶은 비밀은 하나씩 가지고 있고 100% 행복감에 젖어사는 또래의 아이들은 없음을 이야기하는 듯 하다. 누구에게나 이 시기의 고민과 비밀은 있음을 통해 이 책을 읽을 청소년 독자들에게 힐링 같은 이야기가 되어 주는 듯 하다.

처음 생각과 같이 그리 어둡지 않은 소설이어서 좋았다. 일상의 조그마한 변화들이 따지고 보면 참 큰 변화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가위소녀] 속에는 자기 자신 이야기, 가족 이야기, 친구 이야기, 학교 생활 이야기가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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