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학교가기 싫으면 겨드랑이에 양파를 끼워봐 - 악동 칠 형제가 전하는 긴급메시지 ㅣ 우수문학상 수상 작가선 5
바르트 무야에르트 지음, 박종대 옮김, 김유재홍 그림 / 주니어중앙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아들형제만 일곱인 가정이라면 굳이 상상하려 애쓰지 않더라도 집안의 분위기가 쉽게 짐작이 간다. [학교 가기 싫으면 겨드랑이에 양파를 끼워 봐!]는 일곱 형제 이야기를 막내의 시선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형제라고는 하나 첫째와 막내의 터울을 짐작하건대 형들의 이야기와 같이 '너는 아직 어려서 이해못해!'라는 말쯤은 달고 살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예나 지금이나 형제가 많은 가정에서는 가운데 가장 많이 구박 받고, 놀림받고, 심부름을 도맡아 하는 것은 늘 막내의 역할이다. 물론 사랑도 가장 많이 받기도 하지만 말이다. 지금처럼 외동이거나 두 자녀인 경우가 대부분인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어쩌면 [학교 가기 싫으면 겨드랑이에 양파를 끼워 봐!]처럼 형제 많은 이야기가 낯설게 느껴지는 게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주인공인 막내가 형들의 행동과 이야기들, 어른들의 세계를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재미만큼은 충분히 공감될 것이라 생각된다.
유쾌, 발랄, 재미 가득한 이야기를 기대했던 나에게는 약간은 표현이 심심하게 느껴지는 책이기는 하다. 어린시절 책 제목과 같이 정말 엉뚱한 행동을 할 때가 있다. 학교를 다니지 않는 주인공 막내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학교에 가기 싫어 몸에 열이 나게 하기 위해 양파를 겨드랑이에 끼우고 있는 모습이 상상만으로도 어린아이답게 느껴진다. 아빠는 담배를 피우면서 공부를 한다는 엄마의 말을 이해하기 힘든 막내와 직접 따라해보는 큰 형의 모습은 역시 아이이기에 가능한 에피소드이지 싶다. <남자들이란>이란 에피소드에서 뚱뚱한 메네와 함께 여자 탈의실에 가게 된 사연은 무척 재미나다. 사실 어쩌면 본문에서는 감추어진 그 후일담이 더욱 궁금증으로 남는 이야기이다.
<상황1>
"좋아. 우리가 메네를 무서워하는 건 인정해. 자기를 쳐다본다고 우리를 때리거든. 그래서 우린 금요일에 수영장에 가서 메네를 쳐다보지 않기로 결심했어. 대신 네가 봐. 그랬다가 나중에 우리한테 네가 본 걸 이야기해 줘. 알았지?"
"알았어."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는, 그렇게 해 주면 나한테 뭘 해 줄 거냐고 물었다.
"자세하게 이야기해 줄수록 사탕과 초콜릿을 더 많이 받게 될 거야."(본문 121페이지)
<상황2>
우리가 출발하기 전에 엄마가 메네에게 말했다. ...."막내를 여자 탈의실로 데리고 들어가서 수영복을 제대로 입혀 주렴. 혼자 내버려 두면 뒤집어 입을 때가 많거든." 나는 형들을 바라보았다. 모두 입술이 바짝바짝 말라 있었다. 나는 사탕과 초콜릿이 잔뜩 든 봉지를 받을 생각에 벌써부터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걸렸다. (본문 122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