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엄마 납치사건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
비키 그랜트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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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엄마 납치사건].. 청소년 도서이다.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다소 불량스러워 보일수도 있으나 영미권에서 손꼽히는 메이저 추리문학상 중 하나인 아서 엘리스 상(청소년소설 부문)과 자작나무상을 당당히 수상한 청소녈소설이라 할 수 있다. 성인인 내가 청소년 소설을 읽는 모습이 이상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 청소년자녀를 키우는 부모입장인지라 자연스레 관심이 가게된다. 특히, [불량어마 납치사건]과 같은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라면 더더욱 관심을 넘어 어느새 책장을 넘기고 책 속에 빠져든 나를 발견하게 된다. 

청소년소설을 읽으면서 항상 느끼지만 굳이 대상을 청소년으로 선을 그을 필요는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로 비유하자면 ’15세 이상 관람가’, ’12세 이상 관람가’ 혹은 ’19세 이상 관람가’와 같은 연령제한을 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렇기에 오히려 성인이 청소년소설을 읽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권장해야 함이 옳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청소년 소설에서는 성장소설을 다룬 작품이 많은 편이지만, 이번 [불량엄마 납치사건]은 장르가 성장소설을 벗어난 유쾌한 이야기이자 추리소설의 성향을 지니고 있다하겠다.  불량엄마와 아들의 나이차는 불과 15세이다. 엄마는 29세, 아들은 14세.. 예상은 했었지만 나이차이가 정말이지 충격적이었다. 불량엄마는 어렵사리 법대를 졸업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니 알고보면 정말 불량엄마로 치부하기엔 억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들 앞에서 담배를 피운다거나 욕설과 심한 잔소리, 패스트푸드 음식을 생활화는 모습등에서는 다소 불량엄마의 기질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약간은 이중적인 엄마의 모습으로 비추어진다.  그런 엄마가 어느날 납치되었단다. 아들 시릴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단서를 찾아 추적해 나가는 방법이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논리있게 설명하는 시릴은 분명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듯 법률을 제대로 이해하는 수준에 이르렀음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길게 이어지는 소제목들 또한 법률용어로 이루어져있다. 이쯤되니 작가의 전직이나 경력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법대를 나왔거나 그와 관련된 직업을 지녔었거나를 예상했던 나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 책의 작가 비키 그랜트는 캐나다의 작은 항구도시인 핼리팩스에서 태어나 NSCAD 대학과 달하우지 대학, 라발 대학에서 공부했다. 광고 카피라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오랫동안 TV 방송작가와 프로듀서로 일했고, ’캐나다의 에미 상’으로 불리는 제미니 상을 수상 경력을 지녔지만 어디에도 법과 관련한 경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대학을 자그마치 세 군데나 다녔음을 볼 때 호기심많고 열정적인 사람임을 짐작케 한다. 

[불량엄마 납치사건]을 읽으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작가의 문체들이 무척 유쾌하고 청소년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어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대략 본문을  소개하자면...

집에 도착하자, 바이런은 늘 그렇듯 자기가 전업 아빠라도 되는 양  학교 생활은 어땠는지, 또 회사 일은 어땠는지 물어댔다. 메스꺼워 죽는 줄 알았다. 엄마도 마찬가지인지 욕실 배수구에 들러붙은 끈적거리는 머리카락을 보듯 그를 쳐다봤다. - 소제목 ’희롱’(50페이지) 

 -소제목 ’도청’(63페이지)
바이런 : (콜록거리며 기침)
엄마 : 내가 해줄 일이 뭔데?
바이런 : 담뱃불 끄면 얘기해주지.
엄마 : 웃기시네. 여긴 내 집이야.
바이런 : 이건 내 폐거든.
              

[불량엄마 납치사건]은 청소년 아이들이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게다가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니 마음놓고 읽혀도 좋은 책이기까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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