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 1kg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사거리의 거북이 6
로젤린느 모렐 지음, 김동찬 옮김, 장은경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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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1kg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참 추상적이면서도 막연한 제목이라는 느낌이 든 책이다. 오렌지 1kg과 삶이란 단어를 상관관계로 이끌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이렇듯 함축적인 내용이 담겨진 듯한 책을 만나게 되면 나는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느낀 것 또한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도 아니요, 베스트셀러 등으로 주목받는 작품이어서도 아니었다. 단지 책 제목에서 신비감을 느꼈다는 표현이 이 책을 만나게 된 첫 느낌이다. 

[오렌지 1kg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는 외국 작가 로젤린느 모렐의 작품으로 청소년소설이다. 책의 내용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12살 소녀 알리스에서부터 출발한다. 평온했던 알리스 가족에게 어느날 알리스 어머니가 암에 걸리게 되고 암과의 투병생활이 이어진다. 2번의 수술과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알리스의 어머니는 1년 뒤 세상을 떠나고, 이어서 아버지가 새로운 여자친구 비르지니와 결혼하게 되면서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사실 줄거리만 생각하면 그냥 그렇고 그런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할 수 도 있겠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런 급격한 변화를 헤쳐나가는 알리스의 심경변화에 주목할 만하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오렌지 1kg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는 그냥 소설이 아닌 청소년을 위한 성장소설에 가깝다. 

우리의 삶은 마침표가 아니라 진행형이다. ’오렌지 1kg’ 또한 그런 의미로 작가는 부여하고 있다. [오렌지 1kg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우리 주변의 알리스와 같은 처지에 놓은 수많은 청소년들이었다.  알리스를 통해 가족 누군가와의 이별을 극복하는 법을 그리고, 알리스가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심리적 안정과 용기를 얻게 되리라 생각한다.

모순된 감정이라고 표현하는 아빠의 새로운 재혼에서의 알리스의 심적변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굉장히 흥미롭다. 아빠의 재혼은 엄마에 대한 배신이 아닐까? 아빠의 여자친구 비르지니를 새로운 가족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의 고민에서 서서히 더 이상 아빠와 함께 슬픈 식탁에서 슬픔에 빠져 있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기뻐하게 되고,  새로운 가족에 대해서 인정해 나간다. 그리고 어느 순간 오히려 자신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할 비르지니가 더 힘든 생활이 될 지도 모른다는 배려의 마음도 읽을 수 있다. 

알리스는 아빠의 재혼을 구석구석 잘 알고 있는 안락하고 익숙한 작은 세계에서 벗어나, 다른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고 표현한다. 그것은 용기이고 다른 세상과의 도약하기 위해 지난날과의 작별을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비르지니는 알리스의 엄마의 자리를 대신하여 가족의 일원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비르지니 그 모습 그대로 자연스레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렇게 알리스의 가족에겐 이제와는 다른 또 다른 새로운 삶이 계속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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