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어디로 갔을까]는 우리 시대의 비극이라 할 수 있는 제주 4.3사건을 배경으로 저자의 유년시절의 경험들이 녹아져 있는 동화책이다. 나 또한 이 책을 통해서 잊혀져가던 제주 4.3사건을 새로이 알게되었다. 제주4·3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책 속의 주인공의 초등1학년부터 6학년 시기에 제주4.3사건이 일어나고 아이의 눈높이에 잘 맞추어서 제주4.3사건을 잘 그려내고 있다. 책의 저자 또한 1940년생임을 생각해볼 때 저자의 말처럼 책 속의 주인공은 자신의 경험담을 배경으로 비추어진 책인 것이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너무도 낯선 아이들의 할아버지와 그 위의 조상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이렇게 책으로 역사적 사건을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반갑고도 슬프기도 하다. 책의 삽화는 수묵화로 그려져 있어 마치 흑백영화를 보는듯한 기분을 느낀다. 시대적 상황이 1940년대 후반에서 1950년대 초임을 생각해 볼 때 흑백사진이 존재하던 시절과 그 느낌이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 주인공 규명이가 집에서 키우는 가축들에게 애정을 느끼고, 또 가족처럼 여기던 가축들이 하나 둘 죽음을 맞이할 때 규명이가 느끼는 감정들이 잘 그려지고 있는 성장소설이기도 하고, 때론 규명이의 나이에는 이해할 수 없지만 자신과 가족이 겪어야 했던 제주 4.3사건에 대해서도 주인공 규명이의 눈높이로 풀어내고 있다. 강압적이었던 4.3사건은 2003년 10월 31일에야 비로소 노무현 대통령 정권에 이르러서야 진상조사위원회의 의견에 따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와 토벌대의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국가권력에 의한 대규모 희생이 이루어졌음을 인정하고 유족과 제주도민에게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게 된다. 이 시대의 아이들은 전혀 알지못하는 일제강점기에 이어 제주도 주민들이 겪어야 했던 또 다른 역사적 아픔을 함께 느껴보고 그 시대의 생활모습도 잘 그려내고 있는 [다들 어디로 갔을까]는 그래서 더욱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