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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기는 아이 ㅣ 봄나무 문학선
알렉스 시어러 지음, 이혜선 옮김 / 봄나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과학과 의학의 발전이 꼭 좋은 것 만은 아님을 알 것이다. 핵 때문에 세계가 두려움에 떨고 있고, 인간복제 때문에 정체성에 대한 문제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앞으로의 미래에는 또 어떠한 과학과 의학의 발전으로 인하여 우리가 두려움에 떨게 될 지 모를 일이다.
[쫓기는 아이]가 바로 이런 미래의 모습을 꼬집는 듯한 책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책 속에서 미래의 모습은 의학 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더 이상 늙지 않는 약이 개발되고, 인간의 수명 또한 200살까지 연장시키게 된다. 반면에 극소수를 제외한 인간들은 대부분 원인모를 불임이 되어 지구상에서 어린아이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가 된다. 온통 외모는 젊음을 유지하지만 실제 나이는 40대에서 200세까지 천차만별인 것이다.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걸 찾아보기 힘들기에 아이들을 위한 상품들이나 놀이동산, 옷 등도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어린아이들을 노리는 유괴범이 판을 치고, 어린아이를 갈망하는 이들을 위해 아이들이 시간당으로 어른들에게 대여되는 돈벌이의 노예로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는 피피이식이라는 평생 어린아이인채 살아가는 수술이 불법으로 행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진짜 아이'가 아니라 '가짜 아이'로 살아가는 이들도 생겨나게 된다.
주인공 태린 역시 어릴 적 유괴범에게 납치되면서 돈벌이의 노예처럼 생활하게 된다. 자신은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고 싶지만 그의 주인 디트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피피수술을 위해 집안에 갇히게 된 태린은 필사적으로 탈출하게 되고, 극적으로 자신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쫓기는 아이]는 의학이 꿈과 재앙이 모두 실현된 세상의 미래 모습을 비추고 있다. 의학을 결코 밝은 빛만으로 치부하기에는 다가오는 재앙을 무시할 수 만은 없을 것이다.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고 만족시켜주는 과학과 의학을 좀 더 신중히 좋은 의도로 쓰여야 함을 극단적인 소설 [쫓기는 아이]를 통해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