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각인데, 요즘 일본 미스터리가 대세인가;; 보는 책들이 죄다 그래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온/ 오프라인 서점에 가면 일본 순수문학(?) 보다는 장르문학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듯 하다.  

히가시노 게이고에서 부터 시작해서 미야베 미유키, 다카무라 가오루, 오츠 이치, 온다 리쿠, 미나토 가나에, 곧 국내에 첫 작품을 선보일 미쓰다 신조까지 요즘 한창 뜨는 것들은 다 장르문학. 

이상하다;; 분명 따뜻한 5월인데;; 연애소설을 봐야 하는데;;;  

어쨌든, 최근 나오는 것들을 보면 어디 수상작이다 해서 다 쟁쟁한 작품들. 덕분에 2010년 5개월 동안 영 심심치 않았다. 게다가 첫 타이틀 부터 '일본 미스터리의 제왕', '일본 미스터리의 여왕', '일본 미스터리의 대모' 같은 타이틀이 붙어 있으니 자연스레 눈이 갈 수 밖에.ㅎ  

 

1. 일본 미스터리의 제왕 히가시노 게이고 

 

 

 



 

 

 

 

가장 최근 지른 것이다. 약 2년간 기다리다가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이젠 여한이 없을 정도;;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각 챕터가 5장 정도 되는 분량이라 370페이지 정도 되는 두께에서 똑같은 패턴을 읽다보면 중간쯤 한번 고비가 온다. 좀 질린다고 할까. 초반에는 정말 정신없이 웃기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뒷심이 딸리는게 사실ㅎ 그래도 텐카이치 다이고로가 너무 귀여워서 한 번 참고, 이정도 퀄리티로 찍어내 준 출판사에 감사하니 뭐.ㅋㅋㅋ솔직히 표지가 마음에 안 든다고는 했지만, 

이것을 보라;; 명탐정의 규칙 일본 표지;;; 

뭐, 99년도판이니 어쩔 수 없는것도 사실이지만 일본은 워낙에 표지에 사진을 넣는걸 참 좋아하는 듯;;; 

양장이면 나름 디자인을 해서 넣는데 문고판이면 좀 허접하다는 느낌이 없는건 아니다. 

우리나라가 확실히 책을 잘 뽑아내긴 하지만;; 책에 디자인비가 들어있는 걸 감안하면 꼭 좋다고 할 수도 없는 실정. 일본에서는 저 책 한권에 650엔 정도면 살텐데 말이지.ㅎ 

 

  

원래 히가시노 게이고 하면  

 

 

 

이 책들로 유명하지 않은가.ㅎ 이 외에도 있겠지만 아직 다 읽지를 않아서;;ㅎ 

그 중에서 역시 최고를 뽑자면 백야행! 그 다음에는 방황하는 칼날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남자다운 대담한 문체도 아니지만 특유의 우울함으로 개인적으로 참 인상깊은 작가이다. 우울한 소설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아픔과 사랑, 절망이 잘 버무려져 오묘한 맛이 난다고 해야하나. 계속 이런 무겁고 어두운 소설만 쓰나 싶었지만 내가 요즘 올레~를 외치는 명탐정의 규칙을 보면 미스터리라는 장르 하나만 가지고 갖은 요리를 만들어내니 놀라울 따름. 일본 미스터리의 제왕이라는 출판사 홍보글에 조금도 반발심이 없을 정도!ㅎ

 최근 또 눈길이 가는것은 이 아이. 신참자. 

 2009년에 나온 책인데 2010년 서점 대상 수상 후보에 올랐다. 결국 대상은 천지명찰이라는 책이 탔고, 신참자는 9위에 머물렀다. 참고로 10위는 하루키씨의 1Q84. 

과연 어떤 내용일까;ㅁ; 국내에도 빨리 나왔으면.ㅎ 

 

 

 2. 일본 미스터리의 여제, 다카무라 가오루

 일본 미스터리의 제왕보다 여제의 자리가 더 치열한 듯. 하지만 일본에서는 명실상부하게 다카무라 가오루가 그 여왕의 자리를 꿋꿋이 지키고 있는 듯 하다. 미야베 미유키나 온다 리쿠등의 이름도 많이 거론되고는 있지만 일본 사이트를 참조한 것이니 어쩔 수 없음;; 

  일본에서 일반 사무직으로 근무하던 여성이 돈 쓸데가 없어서 컴퓨터를 산 것이 발단, 애인도 없고해서 매일밤 글을 썼더니 어느 날 상을 받았단다;; 그러고 보면 작가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는 자 인지도 모르겠다. 

자기 작품을 몇 번이고 개고하는 것으로도 유명. 

사실 이 마크스의 산은 93년 나오키상 수상작인데 손안의책에서 나온 것은 2003년 개고판이다. 93년판은 고려원에서 나왔다가 부도가 나서 절판된 모양. 손안의책에서 마크스의 산이 나오기 전에 매니아들은 고려원판 구하느라 난리도 아니었다고;; 하지만 손안의 책에서 나온 책을 보고 고려원판을 갈구하는 사람도 오히려 더 늘었다고 한다.   

  리뷰에도 썼지만 나는 이 책을 참 좋아한다. 장르소설, 미스테리가 순수문학보다 떨어진다고 무시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이 책을 보면 그런 말이 쑥 들어갈 것이다. 누군가의 포스팅에 "연애소설도 이쯤되면 예술"이라는 타이틀로 올랐던 "늦어도 11월에는" 을 읽을때도 만만치않게 힘들었지만 다카무라 가오루에 비할쏘냐. 게다가 늦어도 11월... 작품은 연애소설이니까 그러려니 하지만.ㅋㅋㅋ  

하지만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생각난 작품은 플루베르의 마담 보바리와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이다. 마담 보바리 내내 흐르는 플루베르의 성실한, 치밀한, 아름다운 묘사처럼 다카무라 가오루는 농도짙은 슬픔과 우울함을 치밀한 묘사에 실어 산에 담아내어 전체적인 획을 긋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이 생각났던 이유는 분위기는 전혀 다르지만 거대한 자연, 산 앞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과 대 자연을 대비하는 격렬함의 극치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는 심심할 때 마다 아무 페이지나 열어서 마크스의 산을 읽고 있다. 씹으면 씹을수록 묘하게 쓰리고 아픈 소설이다. 

지금이야 일본 미스테리의 여왕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초보 작가의 시절이 있었다. 그 때 당시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 때 당시 다카무라 가오루는 미야베 미유키와 실제 라이벌 관계에 있었던 적도 있다고 한다.  다카무라 가오루는 회사 생활을 하며 틈틈이 쓴 작품 "리비에라"를 누군가에게 읽히고 싶다고 생각해 응모를 하는데, 이 처녀작이 일본추리서스펜스 대상 후보작으로 선정되어 최종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해 대상은 미야베 미유키의 "마술은 속삭인다"가 차지했다.ㅎ 그 해가 1989년도 였다. 미야베 미유키는 87년에 데뷔하여 이미 "우리 이웃들의 범죄"로 일본 추리소설 신인상을 받고 활동을 계속하고 있을 때였다. 일반 직장여성의 처녀작이 기성 작가의 수작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다.  

 

 

 

 

  국내에 나온, 혹은 나왔던 건 이정도? 고다형사 시리즈인 석양에 빛나는 감은 절판되었지만 곧 손안의책에서 나온다고 했고, 처녀작인 리비에라를 개고한 리비에라를 쏴라가 아마 올해 안에 노블마인인가 어디에선가 나온다고 들었다. 다카무라 가오루 팬들에게는 기쁜 소식이다. 근데 너무 다들 늦게 나오는 것 아닌가;; 하긴. 고려원 부도나고 마크스의 산 나올 때 까지 10년도 기다렸는데 이걸 못 기다리겠는가!!  

  황금을 안고 튀어라는 무려 권일영씨가 번역한 작품. 일본 추리 서스펜스상도 수상한 작품이면 말 다했지 뭐.ㅎ 하지만 꽤나 호불호가 갈린다고.

  아, 요즘 리오우를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뭔가 이건 남남커플의 이야기라고...;; 리오우라는 중국 청년과 일본 대학생의 사랑 이야긴데, 리뷰를 보면 둘이 만나는 건 단 두 번 뿐. 처음 한 번 스쳐지나가고, 다음에는 죽기 전 장면이라는데... 음 단 한 번 보고 사랑에 빠질 정도면 그만큼 강렬한 소설인 걸까. 초큼 고민중.

  

 뭐 이것도 일본 표지를 보자면 다들 그냥그냥.... 특히 저 마크스의 산은 너무나도 대놓고 흰 산이다;;;  그냥 다른건 모르겠고 국내 리오우 표지는 참 마음에 든다.ㅎㅎㅎ  

 

 

3. 일본 미스터리의 대모, 미야베 미유키 

일본에서는 이렇게들 많이 부르는 듯. 아니면 마츠모토 세이쵸의 맡딸, 이라거나.ㅋㅋㅋㅋㅋ 

일본 작가들이 꽤나 다작을 하는걸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미야베 미유키처럼 꾸준하게, 많이 쓰는 작가도 드물다. 국내에 나온 미미여사의 책들을 보면 그저 입이 떡 벌어진다;;; 가격때문이 아니고 기대하며 사긴 사도 이 책들을 언제 다 읽나 싶은 걱정도 반반.ㅋㅋㅋ 각 출판사 성향도 있겠지만 그 두꺼운 책도 한 권이 아닌 두권, 세권씩 시리즈로 나오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 

 

    

 

 

 

  

 

 

 

 대충 아는것만 꼽아도 이정도;;;; 미미여사 책 포스팅 다 하려면 한 달도 부족하다;; 워낙 다작을 하셔야 말이지. 미스터리도 미스터리지만 괴담에까지 넓은 영역을 자랑하신다.

 미미여사 소설의 특징은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니라는 것. 당시의 사회, 시대상과 연관지어 그 냉혹한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이 저질러야만 했던 안타까운 범죄에 대해 다루고 있다. 다카무라 가오루가 선이 굵은 남성적인 과감한 필체를 사용한다고 하면 미미여사는 세밀하지만 조금 냉소적인? 문체. 그리고 강렬한 캐릭터. 특히 모방범은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개성을 가지고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 미미여사 작품의 최고봉이 아닐까.

  그런데, 미미여사의 작품 중 정말 깜짝 놀란 것은 정작 다른 책. 바로 저 이코.ㅋㅋㅋㅋㅋ 게임을 대상으로 퀄리티 있는 소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도 놀랍고, 미스터리로 유명한 작가가 게임 속 세상으로 소설을 써 보자고 결심해서 진짜 책을 낸 것도 대단하다.ㅎ  

  그리고 곁다리지만, 미미여사 책을 보면 다들 번역 솜씨들이 대단하신 듯. 외딴집이나 괴이같은 것은 상당한 고어체를 무난하게 소화해 냈는데 옛날 이야기 임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히는게 신기할 지경. 그들 말투 하나하나에서 으스스한 기운이 느껴져 한 줄 한 줄 읽어나가는 맛이 있다. 원작이 뛰어난 탓도 있겠지만 역서까지 이렇게 훌륭하면 할 말 다 한거지 뭐.ㅎ 게다가게다가!! 표지들이 다 마음에 든다. 다들 너무 분위기 있고 깔끔해서 표지만으로도 소장 욕구를 부추기는.ㅎㅎㅎㅎ 

아, 그리고 재미있는 사실 하나. 미미여사와 우부메의 여름 시리즈 작가인 교고쿠 나츠히코, 노란 흡혈귀를 쓴 오사와 아리사마 셋이 모여 사무실을 만들었댄다.ㅎㅎㅎ사무실 이름은 각자 세 사람의 이름 한글자씩을 딴 다이쿄쿠구(大極宮)라고.ㅎㅎㅎ

일본 표지들도 살짝 보자면,

 

 

  

 

저 맨 왼쪽 표지는 뭘까!! 좀 예쁜데.ㅎㅎㅎ 찾아보면 되지마 조금 귀찮다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미야베 미유키 책은 작가가 그렇게 부탁을 했는지 어떤지 모르지만 표지가 참 예쁘다. 물론 저 낙원은 예외;; 이유도 나름 깔끔한 디자인.ㅎ  

4. 온다리쿠 

온다리쿠는 일본에서 딱히 타이틀이 걸려있는 것 같지 않지만;;(검색해도 없;;) 그래도 난 좋아한다고!! 

그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유지니아! 10년전에 한 마을에서 일어난 음독 몰살사건에 대한 기억으로 각 챕터마다 그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로 이루어져 있다.  일가족과 마을사람 15명이 죽고 당시 그 집에서 살아남은 것은 눈이 보이지 않는 어린 소녀 뿐.

매 회 마다 다른 말투에 다른 기억, 과연 한 작가가 쓴 것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변화무쌍한 글쏨시에 이만큼 두꺼운 책을 몇 시간만에 완독해 버리고 급하게 물을 벌컥벌컥 마셨던 기억;; 딴에는 물 마시러 잠깐 나가는 시간도 아까웠던 모양이다. 이 책을 다 읽고 원서를 사기는 했는데, 번역서가 더 낫더라. 원서에서는 매 회마다 달라지는 말투를 피부로 느낄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웠ㄷ. 내가 일본인이었다면 조금 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차피 내가 쓰는 일본어는 모국어가 아닌 2차적으로 학습된 일본어니까.ㅎ 

어쨌든, 온다리쿠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르쳐 주는 문장이 아닌 드러내는 문장이라는 것. 

"철수는 똑똑하다."라고 직접 말하지 않고 그 철수가 독자로 하여금 똑똑해 보이도록 문장에서 잘 드러내 준다.  

   

 

 

 

 

그럼 내가 온다리쿠의 작품을 다 좋아하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처녀작인 여섯번째 사요코는 내다 버리고 싶고 서점 대상을 수상한 밤의 피크닉은 내가 무딘건지 어떤건지 지루했다. 금지된 낙원은 심지어 보다 말았다. ㅎㅎㅎㅎㅎㅎ 그치만 온다 리쿠는 유지니아 저 하나만으로도 내게 엄청난 충격을 남겨줬기 때문에 다른 작품이 어찌됐든 나에게는 여전히 완소 작가이다. 도미노와 나비는 저 표지만으로 너무 갖고싶다.

  

 

 

  

 

 온다 리쿠도 일본 표지는 삼삼한 편. 하지만 한국 표지도 뒤지지 않는다.

  요즘 워낙 쟁쟁한 작가들이 많이 나와서 오나리쿠에 대한 애정을 잠시 닫고 있었는데, 다시 활동을 재개해야 할 듯. 기다려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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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라푼첼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무슨 내용이냐?" 

언니가 물었다. 

"중학교 남자애랑 30대 주부가 사랑하는 이야기." 

"-_-넌 뭐 그런걸 읽냐;;" 

아니야! 아니라고!! 

정말 순수한 사랑이다. 이만큼 순수한 사랑 이야기는 별로 없어! 

옆집 아들인 루피오와 광고회사에 다니는 남편을 둔 외로운 주부 시후미의 가슴 절절하도록 순수한 사랑. 

시후미는 매일 파칭코에 간다. 할 일이 없어서다. 밤에 잠도 잘 못잔다. 할 일이 없이 지루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남편은 너무 바쁘고 임신을 하기에는 절차가 너무 까다롭고 힘들다. 겨국 그녀는 파칭코를 하러 간다. 어느날 파칭코에서 나가다가 루피오를 만나도 둘은 이유도 없이 친해진다. 학교를 땡땡이치고 시후미 집에서 밥을 먹고 훼미콤 게임을 한다. 비디오를 빌려와 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시후미는 파칭코에서 만난 대머리 아저씨와 술에 취해 모텔에 간다. 그 아버지는 루피오의 아버지. 시후미는 이미 그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저 그 순간 그렇게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 후로 셋은 시후미의 집에서 자주 모인다. 게임을 하고 밥을 함께 먹는다. 처음부터 가족이었던 듯 셋은 평온하다. 그러던 어느 날 느닷없이 시후미의 남편이 집에 들어와 셋이 함께 있는것을 보고 잠깐 짐을 챙기러 들어왔다며 별 반응없이 집을 나간다. 하지만 그 순간 시후미와 루피오, 그리고 루피오의 아버지는 각자의 환상이 무너졌음을 느낀다. 그리고 루피오의 아버지는 시후미에게 청혼하지만 시후미는 더 깊은 좌절감을 느낀다. 루피오의 아버지와 결혼해서 루피오를 아들로 두고 싶은것이 아니다. 시후미는 루피오를 사랑했던 것이다.  

탑 속에 갇힌 공주 라푼첼 같이 건조한 삶을 살고 있던 시후미에게 다가온 운명같은 사랑. 일상을 배경으로 아무것도 특별한 사건은 없었지만 그들은 그저 그렇게 사랑에 젖어들었다. 보는 내내 가슴이 저미어 오는 것 같은 슬픔을 느낀다.  중간에 얻어온 '다비'라는 고양이에 주인공인 시후미를 접목시킨 것은 그야말로 무릎을 칠 정도. 중학생과 30대 아줌마가 사랑에 빠진다는 건 현실에서는 거의 없을 이야기지만, 만약 그런일이 내게 일어난다면 나라도 이렇게 했을 것 같다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대응에 가슴이 아플 정도였다. 그리고 그때그때 느끼는 공감 100%의 절망. 차라리 둘이 도망이라도 쳤으면.... 

봄, 가을에 보면 좋을 법한 소설. 몇 년간 여애를 쉬어도 아무런 데미지가 없는데, 이 책을 펼칠 때 마다 나는 그렇게도 연애가 하고 싶더라...ㅋ

원서를 사서 봤는데 번역서가 더 나은 것 같음. 무엇보다 원서에서는 루피오가 시후미에게 반말을 쓰니까 왠지 분위기가 안 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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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부터 시작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원제 このミステリがすごい!) 상은 한국에서도 이젠 유명한 타이틀이다.  

일본은 워낙에 장르간 장인정신(?)이 뛰어나다고 해야 하나, 성실하다고 해야 하나, 무엇 하나 버리는 것 없이 오래오래 이어서 자기 나라의 것으로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 실제로 일본에 가면 200년 된 계란말이 가게도 있지 않은가. 뭐, 이런걸로 보면 문학이 문학다워야 문학이지-하는 풍조가 아직 남아있는 우리 분위기에 비해 조금 부럽다는 생각도 하지만. 

어쨌든,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수상을 한 작품은 우리 나라에서도 반응이 괜찮은 편.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과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의 순위는 전혀 다른 분야로  대상, 우수상 타이틀은 신인작가 기용을 위해 2002년에 만든 것이다. 그에 반해 1~5위까지 랭킹은 기존 작가를 대상으로 수상하는 것.  

  대상을 수상 한 작품 중 국내 발간작은 이렇게 두 개.  

 바리스타 수술팀의 영광은 2005년에 수상해서 2007년에 국내 발간.  

사이코 패스의 살인 사건과 비대해진 심장을 자르는 성공 확률이 60%밖에 되지 않는 엄청난 리스크의 수술을 100% 성공하는 화려한 바티스타 수술팀의 이야기. 작가가 현직 의사라 그런지 곳곳에 리얼한 묘사나 현장감이 살아있다. 서점에서도 쉽게 눈에 띄고 표지도 괜찮아서 한 번 쯤 손이 가게 만드는 책이다.  

아래의 금단의 팬더는 2008년에 국내 발간 된 미식 미스터리라고 하는데... 음 결국은 사람을 자르고 찢고 하는 이야기인 듯. 꽤나 호불호가 갈릴 듯 하다.  

  

  

랭킹에 올랐던 유명한 작품들! (국내 발간 작 중 몇 권은 작성자의 무지로;; 생략;;;)

1. 말이 필요 없는 미야베 미유키.

 1993년 2위 

미야베 미유키는 사회의 모순을 꼬집으며 그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아품을 절실하게 그리는 작가이다. 때로는 그게 너무 절절해서 힘들때도 있지만;;;

무언가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 행복하고 싶다는 마음 자체가 추악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마음을 가짐으로 몰락 해 가는 인간을 그린, 애절한 소설이다.   

신용카드와 행복을 갈망하는 한 여인의 몰락, 그것은 그녀의 잘못이었을까.   

 

2. 일본 미스터리의 여왕이라는 다카무라 가오루의 작품! 마크스의 산.  

 1994년 1위

 95년 고려원에서 한 번 나왔다가 부도로 1년 반 만에 절판 된 책. 

중고 매장에서 권당 5만원에 파는 악덕 업자들이 판치던 가운데, 아주 다행히도 다카무라 가오루가 개고를 하며 국내에도 다시 복간된 작품이다. 양도 많고 묘사가 워낙 치중해서 읽기 어렵지만 읽고 난 뒤에는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이것을 읽으니 고려원 판이 더더욱 갖고 싶어졌다는 점;;

 

  

3. 스스로가 전설이 됐다나 뭐라나;; 교고쿠도 시리즈, 망량의 상자.  

 1996년 4위

솔직히 스스로가 전설이 되었다느니 어쩌느니 하는 얘기를 들으면 손발이 오글어든다;; -_- 낭중지추인 법인 것을... 

어쨌든, 스스로가 전설이 되었다는 얘기만 좀 빼 주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 잘난 척 하는 교고쿠도의 말도 참을 만 하고, 아니 오히려 어떨때는 그 잘난척이 멋있어 보이기도 하더라.  

세상에 이상한 일 따위는 없다. 모든것은 일어나야만 했기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늘 주장하는 작가의 생각을 고스란히 담은 기이한 소설.

  

 

4.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든 엄지 손가락을 치켜드는 검은 집.  

 1998년 2위 

검은집 영화를 찍을 때 황정민이 영화 캐스팅이 들어오기 전에 이미 이 책을 읽고 너무 마음에 들어했다며 찬사를 보냈던 책이다. 국내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책만 보면 더 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사이코 패스의 존재를 일반인에게 알린 결정적 작품이라 해야 하나. 

 어린 시절의 상처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었다. 모든 비극의 뒷편에는 어린아이가 있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주게 한 작품이다.

 

  

  

5. 미미여사의 대표작! 이유.  

 1999년도 3위

  근데 아직 안 읽어봤다;;  

선배언니의 말로는 엄지손가락 두개로도 모자라다고 하던데... 책이 두꺼워서 날 잡아 읽어야 할 듯. 게다가 학교 도서관에는 늘 대출중이라 예약도 한참 걸릴 것 같다...-_ㅜ

 

 

 

6. 이건 뭐 너무 유명해서.ㅋ 백야행.  

 2000년도 2위

 처음엔 약간 루즈한 감이 싫었고 정말정말 우울해서 싫었지만 그 고비만 넘기면 된다! 게다가 완독했을때의 감동이란;ㅁ;

 살인사건과 함께 잘 버무려진 사랑과 순수의 극치는 독자에게 전율을 느끼게 한다.

 드라마, 영화보다는 원작을 추천하는 편.

  

7. 미미여사는 대단하네요;; 모방범. 

  2002년 1위

 이것도 아직;;; 읽어야 할 책이 산더미 같아서;;

 일단 읽고 리뷰를!ㅎ

 

 

 

 

8. 미스터리, 호러물의 대표 신예 작가 GOTH 

 2003년 2위

 만화책으로도 나온 작품.   

당시에는 몰랐는데 번역이 무려 권일영 씨다. 이런!ㅎㅎㅎㅎ

연작 단편집으로 여고생인 모리노 요루와 같은 반 친구인 "나" 둘의 밀고 당기는 신경전. 새하얀 모리노를 죽이고 싶어하는 "나"의 심리를 담담하게 그려내는 것이 오히려 서늘하다. 

오츠이치 특유의 호러와 미스터리가 잘 버무려져 있는 작품. 시간이 나면 만화책도 보고 싶다. 

  

 

9. 캐릭터와 플롯 구축의 대가, 이사카 코타로의 중력 삐에로.  

 2004년 3위

 자세한 내용은 리뷰로 ㄱㄱ 

표지만큼 발랄한 내용은 아니지만 이사카 코타로의 독특한 세계관을 잘 보여준 작품.  

어머니가 강간당해 낳은 동생 하루와 그의 가족, 그리고 이어지는 미스테리한 방화사건. 

초반부에 하루의 형이 꾼 꿈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어머니가 다시 강간을 당한다. 하루가 그 장면을 말리러 나서지만 나는 "안돼!"하고 하루를 말린다. 그렇게 하면 네가 태어나지 않는단 말야! 어머니의 강간을 막으면 하루가 태어나지 않는다. 가만히 있으면 어머니가 강간당한다.] 

이 책은 미스터리라기 보다는 따뜻한 가족 소설이다. 피로 이루어 진 것 보다 더 진한 가족애. 영화로도 만들어졌음. 2009년 개봉했던가? 

 

10.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2005년 1위

 음;; 이것도 아직;; 꽤나 유명하던데;;;

 

 

 

 

 

11.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2005년 2위

 음, 느닷없이 대 국어사전을 훔치러 가자는 옆집 남자. 

유쾌한 소설인가 싶었는데 의외로 어둡고 사회적인 내용이 들어가 있더라. 

'모든 비극은 뒷문에서 일어난다.' 

이 한 줄이 너무나도 가슴 아팠던 소설. 그리고 마지막의 반전. 

이사카 코타로는 매번 욕을 하지만 작품에는 끝끝내 손이 가 버린다. 그 만큼 매력있는 작가. 

 

12. 미스터리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위대한 사랑의 기록. 용의자 X의 헌신  

 2006년 1위

 서로 추천하며 친구들끼리 돌려 본 책. 마지막 반전은 정말 놀라웠지만 띠지에 너무 친절하게 거룩한 사랑의 기록이라고 씌여 있어서 막상 글을 보고는 조금 실망하기도 한다. 

이렇게 정통 미스터리에서 최근 나온 명탐정의 규칙까지 미스터리를 개그로도, 거룩한 사랑을 그린 소설로도 만들 수 있는 작가의 재량에 놀라울 뿐.ㅎ

 

  

 

13. 골든 슬럼버  

 2009년 1위

 일본은 이사카 코타로를 정말 사랑하는 듯.  

개인적으로 이 책은 완전 좋다는 사람과 중간에 보다 말았다는 사람들이 반반 일듯. 

완전 좋다는 사람은 거의 베스트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더라.  

하지만 나는 후자라;;;;; 

처음부터 사람 이름이 너무 많이 나와서 읽기 힘들 정도로 헷갈릴 뿐 더러 내용적으로도 그리 특별할 것이 없어 보였달까;;; 

근데  

"아저씨, 그거죠?" 한 명이 말한다.
"범인이죠!" 또 다른 한 명이 말한다.
다섯 며이 하나같이 비슷한 머리 모양에 비슷한 복장이라 누가 누군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히죽히죽 웃는 그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체격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섯 명 전원에게 밭다리후리기 기술을 쓰는 건 무리다. 소란이 커져도 바람직하지 않다. 한동안 가만히 있다가 "비켜줄래"하고 말했다. 물론 순순히 들어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비켜줄래, 하고 말했다고 "그렇군요, 자" 하며 자리를 비켜서야 불량 청소년으로서는 실격이다.
그런데, 그랬는데, 맨 앞의 금발 머리가 진지한 얼굴로 "그렇군요, 자" 하고 말하기에 놀랐다.
"어, 그래?" 하고 반문하고 말았다.
"한창 도망치는 중이잖아" 하고 다른 친구가 말했다. "힘내요, 아저씨." "우린 그냥 인사를 하고 싶었을 뿐이니까." "맞아, 맞아" "사진도 안 찍고 참을게요." - 본문 377쪽에서

이렇게 알라딘에서 책 리뷰에 나온 걸 보니 다시 도전해 봐야 하나 하는 생각도;;ㅎ

14. 무명 작가의 처녀작이라 누가 믿을까. 고백  

 2009년 3위 

 

이것도 리뷰로 ㄱㄱ 

이 책이 서점 대상 후보에 올랐을 때 이 무명 작가의 처녀작이 서점 대상을 수상 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는.ㅎㅎㅎㅎㅎㅎㅎ 

어쨌든 그 때 부터 국내에서는 유명해졌고 이것 때문에 지금 나온 속죄가 잘 안팔린다고 할 정도로 아직까지 인기가 많다. 

각 챕터마다 화자가 달라 이놈이 나쁜놈이네! 싶다가도 다음 챕터 보면 어랍쇼? 하는 것이 꽤나 순간 순간의 반전이 있다. 나는 별 다섯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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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사 소설 음양사
유메마쿠라 바쿠 지음, 김소연 옮김, 김종덕 해설 / 손안의책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이번 손안의책 50% 할인을 이용해서 다 샀다! 이걸 드디어 쌓아두고 보는 날이 올 줄이야!ㅎㅎㅎ  

약 4년전에 봤나, 했던건데 요즘 짬짬이 다시 보고 있다.  다시 보니 귀엽기도 하고. 

음양사는 헤이안 시대에 실존했던 전설적인 음양사 아베노 세이메이(921-1005)를 주인공으로 하여 만든 요괴 소설이다.  

당시 헤이안 시대는 귀족 문화의 최 정점을 찍고 있었기 때문에 음양사라는 것은 그런 귀족들의 길흉화복을 점치고 귀족의 보다 풍요로운 생활을 위해 더욱 더 필요한 존재로서 칭송받았다. 그 음양사들의 정점에 서 있는 것이 사로 아베노 세이메이다.

소설에서 음양사인 세이메이와 그의 친구 히로마사는 홈즈와 옷슨 콤비를 떠올리게 한다. 홈즈는 바이올린을 키지만 세이메이는 비파를 켠다.ㅎ 홈즈는 코카인 중독이었지만 세이메이는 그런것 따위 하지 않는다고!ㅎㅎㅎ 

어쨌든, 이 소설을 보다 보면 그 당시 헤이안 시대의 풍류를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나름 배경 설명이나 묘사도 풍부한 편이고, 무엇보다 가장 좋은것은 작가 유메 마쿠라 바쿠가 이야기하는 "이름"에 대한 믿음. 

사물이 이름이라는 것을 가지는 순간 그 사물도 혼을 가지게 된다. 이름은 사물이나 인물을 칭할 뿐 아니라 그들의 그 존재 자체를 가리키는 것. 그래서 이름은 부를때나 지을때나 늘 조심해야 한다는 것. 

이름이라는 것에 정말 묘한 주술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행동 하나하나가 바로 일본의 풍류라는 생각을 한다. 무엇이든 소중하게 다루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요즘 나오는 괴이하고 끔찍한 요괴들과는 달리, 사물이 혼령이 되거나, 종이에 주술을 걸거나, 생령이 나오거나 하는 등 요즘 요괴들과 비교해 보면 조금 더 기품있는 요괴들이랄까. 세이메이 자체도 박력있게 요괴들을 퇴치하는 것이 아니라 조용하게 곡선의 느낌으로 처리하니 조금 더 세련된 멋이 있다. 이래서 다들 세이메이를 좋아하는 모양이다;ㅁ; 

 
이분이 바로 영화에서 세이메이 역을 맡은 노무라 만자이씨. 

그 때나 지금이나 참 세이메이를 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게 느껴지기는 마찬가지지만, 그 때보다는 지금 느낌이 훨씬 좋다 다가온다고 해야하나. 얼굴에 부드러움과 강인함이 함께 감도는 느낌이다. (사진 출처는 야후 제팬)



 이번에 득템한 환상의 일곱형제!ㅎㅎㅎㅎ


상상력을 돕기 위해 당시 지도까지 첨부되어 있다.  

처음에는 슥- 보고 지나가지만 다시 보면 책을 읽는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해설도 친절하게 첨부되어 있다. 

머니머니해도 해설에는 김종덕 교수님!ㅎ 

일본 문학을 전공, 그 중에서도 겐지모노 가타리 전공이셨나, 아마 그러실 거다.ㅎㅎㅎㅎ 

조용조용하게 강의하실 때 모습처럼 문장도 꾸밈없이 소탈하지만 예의바르신.ㅋㅋㅋ 

어떻게 김종덕 선생님한테 해설을 받을 생각을 했을까!! 

 

 

 
 
  

  

 









 

 

 음양사 만화책도 몇 권 가지고 있지만;;; 

이건 머 영화보다도 비쥬얼이 안좋으니;; 솔직히 보는 맛은 없다...-_;;; 

이래서야 만화책의 의미가 없는;;ㅎ 

 

요즘... 은 아니고 약 2년전인가에는 일본에서 음양사인 아베노 세이메이의 손자를 주인공으로 "소년 음양사"라는 만화도 했다. 재미는 그냥그냥,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달까.  


얘가 바로 세이메이의 손자. 세이메이의 손자임에도 불고, 영적 능력이 없는 아이로 나온다.

 (출처는 투니버스 홈페이지)

 

  

 

 

끊임없이 세이메이를 되새김질 하는것으로 보아 일본은 예나 지금이나 이런 신화적 존재에서 즐거움과 마음의 안정을 얻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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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공보경 옮김, 케빈 코넬 그림, 눈지오 드필리피스.크리스티나 / 노블마인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가 나왔을 때 한국에서 한참 붐을 일으켜 국내에 몇 권씩 출판되곤 했다. 

당시 나는 이 책을 도서관에 구매신청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매일 도서관에 잠복근무 한 결과, 다행히 1번으로 겟!! 

 

 

 

 

  

 

 

 

 

 

  

 

 

 

 

 

 

 

 

 

그리고 최근에는 선물받은 샷. 뒷편에 '시간이 거꾸로 가는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면?'하는 말은 없었으면 좋았을 것을. 

원작보다 영화에 기대서 판매하려는 속셈이 보인달까-_- 원장은 사랑과는 거리가 먼, 그러니까 순수하게 벤자민 버튼이라는 인간의 일생에 대해서 그리고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뭔가 저 마음에 들지 않는 겉 표지;;; 벽지무늬 같달까-_;;; 급하게 낸 건 같은 느낌? 영화에 힘입어 빨리 팔아야 했으니;;

 

 

 

 

 

 

 

 

 

 

 

 

벤자민 버튼이 요람에 누워있는 장면. 갓 태어났을 때이다. 

겉 표지에 무진장 실망을 하고 이거 참;; 하면서 혀를 내두르고 있을 때, 페이지를 열자 생각이 바뀌었다. 




 

 

 

 

 

 

 

 

 바로 이 만화때문. 뒤에 소설을 봤더니 원작에 무지하게도 충실하게 그렸더라. 

처음에 보면 조금은 덧없어 보이는?? 그림체가 좀 맘에 안들기도 하지만 나중에 보면 오히려 그 특유의 분위기가 있달까.. 

이 만화를 보고 뒤에 원작을 보면 깜짝놀랄 지경. 만화가 원작을 너무 잘 살렸고 오히려 원작보다 더 낫다는 생각도 들더라. 

일부러 그걸 노리고 앞에 넣은거니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만화쪽을 몇 번이고 더 읽고 싶은것은 사실.

  

 

 

 

 

 

 

 

  

 

노년->중년->청년->소년->아기로 벤자민 버튼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매 챕터의 그림이 바뀐다. 이것은 중년때의 벤자민 버튼. 

 


 

 

 

 

 


음;; 이건 위의 그림이 문제가 아니다;; 브래드 피트가 너무 잘생긴 얼굴인게 문제;;



 

 

 

 

 

 

 

 

 

 

드디어 원문이다.  

아마 저 '벤자민 버튼......' 단편 하나로 책을 내려니 페이지수가 부족하고, 다른 단편을 넣자니 계약할 때 시간이 걸리고 할 테니 만화를 껴 넣어서 책을 만들었겠지? (스콧 피츠제럴드 작품 중은 거의가 중편이니 이렇게 출판해야 했던 건 알겠지만.ㅋㅋ)

일본서적 같으면 번역이 어쩌고 하는 말을 하겠지만 이건 영어니 무슨;;;;(영어 교육을 10년 넘게 받았어도 아무것도 모른다;;)

어쨌든, 나이를 먹어가는 것은 슬프지만, 남들과 똑같이 나이를 먹지 못한다는 것 역시 슬픈 일이었다. 

다 늙어 자식이 자신을 부양하는 것에 죄스러움이나 안타까움을 느낀다지만, 반대로 이렇게 벤자민 버튼같이 점점 어려지면 그것이야 말로 더 비참하지 않을까. 

영화와 비교해서 말 하고 싶지만 두 작품이 너무 판이하게 달라서 비교하는 것 조차 무의미하다. 영화 속 벤자민 버튼은 데이지에 의해 저주받은 자신의 인생을 구원받았지만, 원작의 벤자민 버튼은 보모 손에 맡겨져 끝내 쓸쓸히 사라져 버린다.  

시간을 역행해서 살아야 한다는 것, 남들과 같지 않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자신이 살아야 하는 목표를 가져야 하는 사람의 쓸쓸한 인생이었다. 하루하루 나이를 먹어가는게 싫다고 말하는 내 모습을 보면 벤자민 버튼은 그런 나를 보고 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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