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부터 시작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원제 このミステリがすごい!) 상은 한국에서도 이젠 유명한 타이틀이다.
일본은 워낙에 장르간 장인정신(?)이 뛰어나다고 해야 하나, 성실하다고 해야 하나, 무엇 하나 버리는 것 없이 오래오래 이어서 자기 나라의 것으로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 실제로 일본에 가면 200년 된 계란말이 가게도 있지 않은가. 뭐, 이런걸로 보면 문학이 문학다워야 문학이지-하는 풍조가 아직 남아있는 우리 분위기에 비해 조금 부럽다는 생각도 하지만.
어쨌든,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수상을 한 작품은 우리 나라에서도 반응이 괜찮은 편.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과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의 순위는 전혀 다른 분야로 대상, 우수상 타이틀은 신인작가 기용을 위해 2002년에 만든 것이다. 그에 반해 1~5위까지 랭킹은 기존 작가를 대상으로 수상하는 것.
대상을 수상 한 작품 중 국내 발간작은 이렇게 두 개.

바리스타 수술팀의 영광은 2005년에 수상해서 2007년에 국내 발간.
사이코 패스의 살인 사건과 비대해진 심장을 자르는 성공 확률이 60%밖에 되지 않는 엄청난 리스크의 수술을 100% 성공하는 화려한 바티스타 수술팀의 이야기. 작가가 현직 의사라 그런지 곳곳에 리얼한 묘사나 현장감이 살아있다. 서점에서도 쉽게 눈에 띄고 표지도 괜찮아서 한 번 쯤 손이 가게 만드는 책이다.
아래의 금단의 팬더는 2008년에 국내 발간 된 미식 미스터리라고 하는데... 음 결국은 사람을 자르고 찢고 하는 이야기인 듯. 꽤나 호불호가 갈릴 듯 하다.
랭킹에 올랐던 유명한 작품들! (국내 발간 작 중 몇 권은 작성자의 무지로;; 생략;;;)
1. 말이 필요 없는 미야베 미유키.

1993년 2위
미야베 미유키는 사회의 모순을 꼬집으며 그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아품을 절실하게 그리는 작가이다. 때로는 그게 너무 절절해서 힘들때도 있지만;;;
무언가를 가지고 싶다는 욕망, 행복하고 싶다는 마음 자체가 추악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마음을 가짐으로 몰락 해 가는 인간을 그린, 애절한 소설이다.
신용카드와 행복을 갈망하는 한 여인의 몰락, 그것은 그녀의 잘못이었을까.
2. 일본 미스터리의 여왕이라는 다카무라 가오루의 작품! 마크스의 산.


1994년 1위
95년 고려원에서 한 번 나왔다가 부도로 1년 반 만에 절판 된 책.
중고 매장에서 권당 5만원에 파는 악덕 업자들이 판치던 가운데, 아주 다행히도 다카무라 가오루가 개고를 하며 국내에도 다시 복간된 작품이다. 양도 많고 묘사가 워낙 치중해서 읽기 어렵지만 읽고 난 뒤에는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이것을 읽으니 고려원 판이 더더욱 갖고 싶어졌다는 점;;
3. 스스로가 전설이 됐다나 뭐라나;; 교고쿠도 시리즈, 망량의 상자.


1996년 4위
솔직히 스스로가 전설이 되었다느니 어쩌느니 하는 얘기를 들으면 손발이 오글어든다;; -_- 낭중지추인 법인 것을...
어쨌든, 스스로가 전설이 되었다는 얘기만 좀 빼 주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 잘난 척 하는 교고쿠도의 말도 참을 만 하고, 아니 오히려 어떨때는 그 잘난척이 멋있어 보이기도 하더라.
세상에 이상한 일 따위는 없다. 모든것은 일어나야만 했기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늘 주장하는 작가의 생각을 고스란히 담은 기이한 소설.
4.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든 엄지 손가락을 치켜드는 검은 집.

1998년 2위
검은집 영화를 찍을 때 황정민이 영화 캐스팅이 들어오기 전에 이미 이 책을 읽고 너무 마음에 들어했다며 찬사를 보냈던 책이다. 국내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책만 보면 더 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사이코 패스의 존재를 일반인에게 알린 결정적 작품이라 해야 하나.
어린 시절의 상처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었다. 모든 비극의 뒷편에는 어린아이가 있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주게 한 작품이다.
5. 미미여사의 대표작! 이유.

1999년도 3위
근데 아직 안 읽어봤다;;
선배언니의 말로는 엄지손가락 두개로도 모자라다고 하던데... 책이 두꺼워서 날 잡아 읽어야 할 듯. 게다가 학교 도서관에는 늘 대출중이라 예약도 한참 걸릴 것 같다...-_ㅜ
6. 이건 뭐 너무 유명해서.ㅋ 백야행.



2000년도 2위
처음엔 약간 루즈한 감이 싫었고 정말정말 우울해서 싫었지만 그 고비만 넘기면 된다! 게다가 완독했을때의 감동이란;ㅁ;
살인사건과 함께 잘 버무려진 사랑과 순수의 극치는 독자에게 전율을 느끼게 한다.
드라마, 영화보다는 원작을 추천하는 편.
7. 미미여사는 대단하네요;; 모방범.


2002년 1위
이것도 아직;;; 읽어야 할 책이 산더미 같아서;;
일단 읽고 리뷰를!ㅎ
8. 미스터리, 호러물의 대표 신예 작가 GOTH

2003년 2위
만화책으로도 나온 작품.
당시에는 몰랐는데 번역이 무려 권일영 씨다. 이런!ㅎㅎㅎㅎ
연작 단편집으로 여고생인 모리노 요루와 같은 반 친구인 "나" 둘의 밀고 당기는 신경전. 새하얀 모리노를 죽이고 싶어하는 "나"의 심리를 담담하게 그려내는 것이 오히려 서늘하다.
오츠이치 특유의 호러와 미스터리가 잘 버무려져 있는 작품. 시간이 나면 만화책도 보고 싶다.
9. 캐릭터와 플롯 구축의 대가, 이사카 코타로의 중력 삐에로.

2004년 3위
자세한 내용은 리뷰로 ㄱㄱ
표지만큼 발랄한 내용은 아니지만 이사카 코타로의 독특한 세계관을 잘 보여준 작품.
어머니가 강간당해 낳은 동생 하루와 그의 가족, 그리고 이어지는 미스테리한 방화사건.
초반부에 하루의 형이 꾼 꿈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어머니가 다시 강간을 당한다. 하루가 그 장면을 말리러 나서지만 나는 "안돼!"하고 하루를 말린다. 그렇게 하면 네가 태어나지 않는단 말야! 어머니의 강간을 막으면 하루가 태어나지 않는다. 가만히 있으면 어머니가 강간당한다.]
이 책은 미스터리라기 보다는 따뜻한 가족 소설이다. 피로 이루어 진 것 보다 더 진한 가족애. 영화로도 만들어졌음. 2009년 개봉했던가?
10.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

2005년 1위
음;; 이것도 아직;; 꽤나 유명하던데;;;
11.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2005년 2위
음, 느닷없이 대 국어사전을 훔치러 가자는 옆집 남자.
유쾌한 소설인가 싶었는데 의외로 어둡고 사회적인 내용이 들어가 있더라.
'모든 비극은 뒷문에서 일어난다.'
이 한 줄이 너무나도 가슴 아팠던 소설. 그리고 마지막의 반전.
이사카 코타로는 매번 욕을 하지만 작품에는 끝끝내 손이 가 버린다. 그 만큼 매력있는 작가.
12. 미스터리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위대한 사랑의 기록. 용의자 X의 헌신

2006년 1위
서로 추천하며 친구들끼리 돌려 본 책. 마지막 반전은 정말 놀라웠지만 띠지에 너무 친절하게 거룩한 사랑의 기록이라고 씌여 있어서 막상 글을 보고는 조금 실망하기도 한다.
이렇게 정통 미스터리에서 최근 나온 명탐정의 규칙까지 미스터리를 개그로도, 거룩한 사랑을 그린 소설로도 만들 수 있는 작가의 재량에 놀라울 뿐.ㅎ
13. 골든 슬럼버

2009년 1위
일본은 이사카 코타로를 정말 사랑하는 듯.
개인적으로 이 책은 완전 좋다는 사람과 중간에 보다 말았다는 사람들이 반반 일듯.
완전 좋다는 사람은 거의 베스트에 꼽을 정도로 좋아하더라.
하지만 나는 후자라;;;;;
처음부터 사람 이름이 너무 많이 나와서 읽기 힘들 정도로 헷갈릴 뿐 더러 내용적으로도 그리 특별할 것이 없어 보였달까;;;
근데
"아저씨, 그거죠?" 한 명이 말한다.
"범인이죠!" 또 다른 한 명이 말한다.
다섯 며이 하나같이 비슷한 머리 모양에 비슷한 복장이라 누가 누군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히죽히죽 웃는 그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체격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섯 명 전원에게 밭다리후리기 기술을 쓰는 건 무리다. 소란이 커져도 바람직하지 않다. 한동안 가만히 있다가 "비켜줄래"하고 말했다. 물론 순순히 들어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비켜줄래, 하고 말했다고 "그렇군요, 자" 하며 자리를 비켜서야 불량 청소년으로서는 실격이다.
그런데, 그랬는데, 맨 앞의 금발 머리가 진지한 얼굴로 "그렇군요, 자" 하고 말하기에 놀랐다.
"어, 그래?" 하고 반문하고 말았다.
"한창 도망치는 중이잖아" 하고 다른 친구가 말했다. "힘내요, 아저씨." "우린 그냥 인사를 하고 싶었을 뿐이니까." "맞아, 맞아" "사진도 안 찍고 참을게요." - 본문 377쪽에서
이렇게 알라딘에서 책 리뷰에 나온 걸 보니 다시 도전해 봐야 하나 하는 생각도;;ㅎ
14. 무명 작가의 처녀작이라 누가 믿을까. 고백

2009년 3위
이것도 리뷰로 ㄱㄱ
이 책이 서점 대상 후보에 올랐을 때 이 무명 작가의 처녀작이 서점 대상을 수상 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는.ㅎㅎㅎㅎㅎㅎㅎ
어쨌든 그 때 부터 국내에서는 유명해졌고 이것 때문에 지금 나온 속죄가 잘 안팔린다고 할 정도로 아직까지 인기가 많다.
각 챕터마다 화자가 달라 이놈이 나쁜놈이네! 싶다가도 다음 챕터 보면 어랍쇼? 하는 것이 꽤나 순간 순간의 반전이 있다. 나는 별 다섯개!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