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 책은 인터뷰 기사와 여러 가지 자료를 토대로 각 만화가들에 대한 소개와 작품 세계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만화가 15인이 걸어온 길을 통해 한국 만화의 역사와 만화계의 상황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혜린에게 분기점이 되는 <비천무>에서는 능동적으로 변한 여성의 역할과 그림체를 비롯해 자기만의 표현 양식이 드러내고 있다. 또 김혜린이 그려내는 영웅은 인간적인 결함을 갖고 있는 영웅,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영웅이 되는 인간이다.

김혜린 만화에는 악인이 없다. 물론 그의 만화에는 주인공의 삶에 고난을 가져온다는 의미로서의 악인은 존재한다. 그러나 그 악인은 악인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충분히 제시해 악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이 모두가 김혜린이 가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때문이고, 김혜린은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인간에 대한 희망을 끊임없이 개진시킨다.

 

1. 순정 만화의 고정관념을 깨자! ㅣ 황미나
2. 길 위에 서 있는 '존재'에 대한 고민 ㅣ 박흥용
3. 따뜻한 시선으로 인간을 그리다 ㅣ 김혜린
4. 만화를 예술로 승화시킨 작가 ㅣ 오세영
5. 저항이라는 모토와 음악의 결합 ㅣ 이 빈
6. 잔잔한 일상의 재미를 그리는 '둘리 아빠' ㅣ김수정
7. 아테나처럼 '당찬 여성'을 그리는 헤파이스토스 ㅣ 신일숙
8. 리얼리즘 만화의 '간판 스타' ㅣ 이희재
9. 인간 '사이'를 이야기하는 작가주의 만화가 ㅣ 김 진
10. '독대'를 닮은 우직한 뚝심의 작가 ㅣ 이두호
11. 10대의 감성을 잡아라! ㅣ 천계영
12. 분노를 모르는 '불감증 걸린 사회'를 위하여 ㅣ 윤태호
13. 행복한 꿈길로 인도하는 길잡이 ㅣ 박희정
14. 카멜레온을 닮은 한국 만화의 대부 ㅣ 허영만
15. 탁월한 심리 묘사를 통한 인간 정체성의 탐구 ㅣ 강경옥

『야후』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분노의 만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야후』는 김현이라는 평범했던 고교생이 어떻게 분노의 감정에 휩싸인 테러리스트가 되는지를 잘 보여 준다. 『야후』1권에서 김현의 여자 친구인 이혜원은 김현의 아버지에게, 김현의 성격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아저씨 입맛 때문에 그런 거 아닌지 모르겠네.······감정이 짜요. 대단하게 화내는 것 같지도 않죠. 기쁜 적도 별로 없는 것 같고, 그냥 그래요."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현의 성격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전형적인 인물인 그의 아버지와 닮아 있다. 아들이 아무리 못된 짓을 하더라도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아버지는 김현에게 언제나 불만의 대상이었다. 화를 내거나 욕을 하면, 차라리 마음속의 죄의식을 조금이나마 지울 수 있었겠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설혹 매를 든다 하더라도, 아들이 잠든 사이 아들 방에 들어와 상처에 연고를 발라주는 자상한 아버지를 김현은 미워했고, 사랑했다. 그러나 애증이 뒤섞인 이 관계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호전되지 못하고 끝을 맺는다.--- pp.244~245

서두에서 밝혔듯, 신일숙이 어린 시절 동경했던 여신은 아테나였다. 아테나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다른 여신(헤라, 아르테미스, 아프로디테)등과는 성격이 사뭇 다르다. 물론 변덕스러운 건 닮았지만, 아테나의 성격은 여느 여신과는 다른 강인함을 내포하고 있다. 아테나는 그 탄생부터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아버지 제우스의 머리를 깨고, 갑옷과 투구, 방패로 무장한 채 아테나는 탄생한다. 그 머릿속에서 탄생한 덕에 그에게는 지혜의 여신이란 이름이 붙었다. 또 파괴와 전쟁의 신 아레스와는 달리, 아테나는 단지 방어의 개념으로서의 전쟁을 주관하는 신으로 알려져 있다. 여신이면서도, 여신인 것 같지 않은 담대함과 강인함이 아테나 여신에게는 있었던 것이다.

신일숙이 이 강인한 여신을 동경했다는 사실은 그가 바라던 여성상이 아테나처럼 남자에게 짓눌리지 않는 여성이었음을 시사한다. 신일숙은 여성에게 불리한 결혼제도에 저항해 한때 독신주의를 고집했을 만큼 여성이 당하는 차별을 못마땅해하는데, 그의 작품 속에 아테나 같은 당당한 여성이 등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 그 전형적인 여성이 등장하는데, 바로 큰 딸 레 마누아와 막내 딸 레 샤르휘나가 그들이다. 이들은 남성 지배 사회에 어울리지 않는 여성이다. 그들은 남성에게 짓눌리지 않으며 오히려 남성을 조종하고, 그 위에 군림한다. 이는 신일숙이 의도한 바였는데, 신일숙은 여성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p.140

 

만화가 15명의 만화인생과 철학, 그리고 인생관을 탐문한 책 | 경향신문 책마을 도재기 기자 | 2003-01-04 |
아직 이 땅에서 만화, 만화가는 편견과 왜곡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어려운 창작여건을 온몸으로 부딪치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만화가 15명의 만화인생과 철학, 그리고 인생관을 탐문한 책. 부제는 ‘만화가 15인의 만화인생’. 한국만화의 지평을 넓힌 허영만, ‘둘리 아빠’ 김수정, 바지 저고리의 뚝심의 만화가 이두호, 순정만화의 대모라 불리면서도 순정만화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황미나,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윤태호, 리얼리즘의 간판 이희재, 만화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오세영, 인간내면의 성찰과 성장을 이야기하는 박흥용 등 15명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겼다. 한국 만화계에서 우뚝 자리를 차지한 이들의 이야기가 들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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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 출신 만화가 말리
'도깨비신부' 단행본 3권출간
내달 만화잡지에 첫 연재도


 "한국 도깨비는 단순 무식한 마초다. 여자, 고기, 춤과 술, 사람 골탕먹이를 좋아한다. 나는 한국 도깨비를 굉장히 귀엽게 본다. 그래서 내 작품에서 도깨비는 여주인공 선비에게 항상 당하고 산다."

2년 전 만화 마니아들은 <도깨비 신부>라는 두 권의 단행본과 '말리'라는 필명을 쓰는 신인 작가에 매료됐다. 불행하게도 출판사가 순정만화 부문을 정리하면서 <도깨비 신부>도 갈 곳을 잃었다. 말리(31.사진)는 절망하지 않았다. 끊어졌던 부분을 이은 세 권의 단행본을 신생 허브출판사에서 이번 달 냄과 동시에 8월 창간하는 순정만화지 <허브>에서 <도깨비 신부>를 연재하게 됐다. 생애 첫 연재이기도 하다.

말리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1996년 숙명여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종합병원에서 약사로 일해왔다. 2002년 <도깨비 신부>로 데뷔하면서 안정된 직장을 때려 치고 만화에 대한 열정 하나로 전업 작가의 길에 뛰어들었다. 생활을 지탱할 만큼 수입이 안돼 파트 타임으로 1주일에 한 번씩 종합병원서 야간당직을 하고 있다. 지금은 투잡족인 셈.

"대학 때부터 통신 동아리 등을 통해 만화가의 길에 관심을 가졌다. 졸업 후 각종 만화 공모전에서 네 번 떨어졌다. 2001년부턴 직장 생활하면서 집에 와서 조금씩 <도깨비 신부>를 준비했다."

<도깨비 신부>는 무당의 피를 이어받은 여주인공 선비가 귀신이나 도깨비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면서 겪는 일을 그린 판타지 만화. 처음엔 그 능력 때문에 악귀에게 고난을 당하지만 터프하면서도 장난스러운 도깨비 광수에게 사랑을 받는다. 바닷가의 용신굿을 장대하게 연출하거나 각종 도깨비의 모습을 디테일하게 묘사하는 부분에선 신인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대담하다.

말리는 일본 도깨비 오니와 한국 도깨비의 구분을 놓고 고심했다. 연구 결과 '이것이 한국 도깨비다'라고 할 만한 모습이 없었다고. 중국, 일본 도깨비와 많이 섞였기 때문인데 마초 같은 성격은 확실히 구분됐다. 그는 "이 나이에 해야 하는 저축 문제를 빼고는 굉장히 만족하고 있는 상태다. 두 번 점을 봤는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괘가 나왔다. 작품으로 인정받는 만화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상용 기자 <enisei@ilgan.co.kr>

http://ilgan.joins.com/enter/200407/21/2004072110281181010700000705000705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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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우, '장화,홍련' 음반 나와
[조선일보 2004-07-22 18:40]

日개봉 맞춰 한·일 동시 발매

[조선일보 한현우 기자] 한국의 대표적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 이병우가 음악감독을 맡은 영화 ‘장화, 홍련’의 O.S.T가 뒤늦게 발매됐다. 영화 팬들도 반갑겠지만, 오랜 가뭄에 약수 받아내듯 이병우의 새 음악을 기다려 온 팬들에겐 더없는 선물이다.

영화 ‘스캔들’의 음악으로 올해 상하이 국제영화제 음악상을 받은 이병우는 쏟아지는 영화음악 제의를 거절하느라 오히려 바쁘다. 자신의 레이블인 ‘무직도르프’의 청담동 스튜디오에서 매일 밤낮을 바꿔 생활하는 그는 ‘장화, 홍련’이 일본에서 개봉하게 되면서 일본측의 제의를 받아 뒤늦게 O.S.T를 양국 동시 발매했다. 이 영화를 만든 김지운 감독과 오랜 친구 사이인 이병우는 ‘쓰리’란 옴니버스 영화 중 김 감독 작품 ‘메모리즈’의 음악도 한 CD에


담았다.

공포 영화를 장식한 그의 음악들은 장조(長調)에서도 슬프고 축축하다. 이병우의 클래식 기타에 이어 바이올린 한 대가 낡은 마룻바닥처럼 삐걱대다가 여러 대가 함께 울부짖는 대목에선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조차 영화 장면을 상상케 한다. 음반 전체를 관통하는 아름다운 선율은 영화를 비장하고 숙연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역시 김지운 감독의 단편 ‘메모리즈’를 위해 만든 음악들은 ‘장화, 홍련’과는 정반대의 차갑고 날카로운 일렉트릭 사운드들이다. 이병우가 그간 라이브에서 간혹 들려주었던 일렉트릭 기타의 실험적 굉음에 피아니스트 신이경의 사색적인 연주와 잔뜩 왜곡된 컴퓨터 사운드가 얹혀, 신경강박증적인 작품 하나를 완성했다.

(한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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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화, 홍련 OST가 드디어 발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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