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와 마녀와 옷장 나니아 나라 이야기 (네버랜드 클래식) 2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폴린 베인즈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니아 나라 이야기의 두 번째 책인 <사자와 마녀와 옷장>은 영화로 만들어져서 이미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아직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영화보다 책을 더 좋아하는 나로선 영화를 보기 전에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물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책을 읽기 전에 영화를 보아야 된다고 주장한다. 이미 책으로 읽고 나면 영화의 스토리를 알기 때문에 흥미가 반감된다고 하니... 어쨌든 이 책은 영화가 상영됨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제일 먼저 읽었을 책이다. 그리고, 맨 처음으로 출간되었고, 영국이나 미국에서도 7권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책이라고 한다. 그러나 독자들 성향에 따라 가장 감동적이고 흥미를 느끼는 책은 다를  것 같다.

 

이 책은 작가의 맨 처음 쓴 책이라 그런지 기독교적인 세계관이 가장 짙게 배어 나온다. 기독교의 가장 핵심 사상인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 아슬란에 의해서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지 잘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아슬란과 수잔과 루시의 대화 속에서 성경의 어떤 구절을 암시하는 대목을 대할 땐 가슴이 찡해오기도 한다. 특히 에드먼드의 죄값으로 인해 아슬란이 대신 죽으러 갈 때는 예수님이 겟세마네 동산에서 괴로워 하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떨렸다. 수잔이 “저 ...... 아슬란 님이 가시는 곳에 저희도 함께 갈 수 있을까요?”라는 대목은 베드로가 주님이 가시는 곳에 저희도 함께 하겠다는 말을 떠올리게 한다.

 

나니아의 세계와 우리 세계의 시간은 상당히 다르다. 나니아 세계에서, 나니아의 창조와 멸망의 시간을 따져 보면 무려 2555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우리 세계의 시간은 고작 40년의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 세계의 아이들이 나니아 나라에서 성장하고 어른이 되어 왕과 여왕으로서 훌륭히 통치하고 우리 세계로 오지만 그 순간은 전혀 흐른 것이 아니다. 나니아 나라가 창조된 후, 디고리와 폴리가 우리 세계에 왔다가 다시 피터와 수잔, 에드먼드와 루시가 옷장을 통해 나니아 세계로 갔을 땐 벌써 수 백년의 세월이 흘렀고, 그 수 백년의 세월은 나니아 나라 창조 때 함께 들어왔던 악의 세력(즉, 하얀 마녀)이 통치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니아 나라는 수 백년 동안 꽁꽁 언 겨울이었다. 나니아 사람들에게는 오랫동안 자신을 구원해 줄 아슬란이 나타나리라는 소문을 듣고 구세주 아슬란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이스라엘 민족이 오랫동안 메시아 예수를 기다리는 모습과 흡사하다.

 

이 책 속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에드먼드에 대한 다른 형제들의 반응이다. 에드먼드는 4명의 형제들 중에서 가장 강한 캐릭터를 지닌 인물이다. 그는 동생 루시 다음으로 나니아 나라에 가게 되지만 그것을 끝내 숨긴다. 마녀의 유혹에 넘어간 그는 다른 세 형제를 마녀에게 바쳐야 될 임무를 지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죄의 대가는 결국 아슬란의 죽음이다.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고 죽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성경과 달리 여기서 다른 형제들은 에드먼드의 죄에 대하여 책임을 전가하지 않는다. 하와가 뱀의 꼬임에 넘어가 선악과를 따먹은 후 그 죄를 뱀에게 전가하거나 아담이 하와에게 전가하였지만 여기서 형제들은 에드먼드가 죄를 지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자기들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즉, 에드먼드를 무시하거나 외면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작가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는 것 같다. 1권에서 디고리가 마녀의 유혹을 이긴 것처럼, 이 책에서도 작가는 이제 더 이상 인간의 죄를 타인에게 전가하는 것에서 벗어나 나에게도 책임이 있고, 모두가 공동체 의식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아무래도 이 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부활한 아슬란이 하얀 마녀에 의해 석상이 되어버린 사람이나 동물들에게 입김으로 다시 부활시키는 장면일 듯 싶다. 이 부분만큼은 영화로 보고 싶다. 영화에 대해서는 보는 사람마다 평이 다른데, 나에겐 어떻게 다가올지 기대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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