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이 가져온 선물, 지도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 지음 / 한겨레아이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지도는 인간의 시야를 확대시키고, 삶을 확장시켜 주었다. 한 장의 지도는 인간에게 꿈과 상상력을 심어주고, 그 꿈을 실현시켜 주며 미지의 세계로 나가게 해 주는 동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국력을 상징하기도 했고, 땅의 모양과 환경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표현해 예술로 승화시켜 주기도 한다.

요즘은 네비게이션이라는 첨단 제품이 발명되면서 지도 없이도 자기가 원하는 방향을 찾아갈 수 있지만 난 아직도 자가운전을 하며 먼 거리를 여행할 때는 지도부터 꼼꼼히 살펴보면서 내가 가야할 방향을 머릿속에 입력시키고 메모를 한 후 찾아간다. 네비게이션이 기계에 의존하여 기계처럼 가야한다면 지도는 좀더 인간적이다. 지도 한 장을 매개로 하여 나와 공간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준다.

이 책은 고지도를 중심으로 지도의 역사와 그 시대를 탐험할 수 있게 해 준다. 크게 3장으로 나뉘어지는데 1장에서는 ‘미지의 세계로 가는 길’이라는 큰 제목 아래에 어떻게 지도가 탄생했으며 옛사람들의 지도와 유럽 사람들의 눈에 비친 동양을 설명하고 2장에서는 ‘바닷길을 열어라’라는 제목 아래에 바닷길을 찾아 떠난 사람과 새로운 땅에서 발견한 신기한 물건을 소개한다. 3장에서는 ‘탐험이 가져온 선물’이라는 제목 아래에 지도는 어떻게 만들며, 지도를 만든 사람들은 누구이며 또 지도에 무엇을 담았는지, 동양의 지도는 어떠했는지 살펴본다.

지도는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했는데 그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땅에 관심을 가졌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 지도에는 그 시대 사람들의 사상과 현실, 소망이 반영돼 있다. 고지도에는 제우스나 아폴로, 포세이돈과 같은 신들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고대 유럽인들은 세상의 주인을 신이라고 생각하고 신을 동경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중세시대에는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지도에 담았다. 성경에 나오는 가르침과 깨달음을 지도에 담은 것은 그만큼 그 시대엔 기독교가 삶의 중심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근대에 이르러서야 탐험과 항해가 활발해지면서 지리정보도 풍부해졌고 좀 더 정확하고 과학적인 지도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옛사람들의 지도’에서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지도와 에라토스테네스의 지도, 알 이드리시의 지도를 설명하고 있는데, 이들 지도는 요즘처럼 정확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그 옛날에 정확한 지도를 만들려고 노력했던 점은 정말 높이 사야한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지도에서 사용했던 축적, 기호, 방위는 오늘날에도 사용하고 있으며 기원전 2세기 무렵의 에라토스테네스는 태양의 움직임을 이용해 지구의 둘레를 정확히 계산했다.

바닷길을 통한 탐험은 새로운 세계를 향한 발판을 만들어 주었고, 세계가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통로가 되었으며 정확한 지리정보로 좀 더 구체적이고 정확한 지도가 완성되는 기초가 되었다. 바닷길 이전에도 초원길, 비단길로 동서양의 왕래가 있었으나 오스만투르크의 세력이 커지면서 교역을 할 수 없자, 제3의 길인 바닷길이 뚫린 것이다.

그러나 바닷길은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향신료나 황금을 얻기 위해, 혹은 노예를 얻기 위해 탐험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노예해안, 황금해안, 상아해안 등의 이름으로 땅을 차지했다. 정확한 지도를 만들면 항해가 쉬워지고 그만큼 더 많은 식민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정확한 지도를 만들기에 힘썼다. 그것은 곧 힘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림과 지도가 재미있으면서도 자세히 잘 나와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이면 볼 수 있을 것이다. 좀 아쉬운 점이라면 서양 중심의 지도에 대해 소개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동양에 대해서는 너무 소홀히 다루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어린이라면 지도의 역사에 대해, 탐험에 필요한 것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혹 탐험가의 꿈을 꾸는 아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책 속의 그림도 소개하고 싶어서 사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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