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과 조커를 보라. 그들은 깨닭은 자들이며 쌍둥이다. 그러나 극에 서있다. 깨닭은 자보다 무서운 인간은 없다. 그들은 배트맨이 될 수도 조커가 될 수도 있다. 투페이스를 보라. 그는 정의의 백기사였고, 배트맨 편에 서있었다. 한 순간 그의 의지는 산산조각나 버리고, 조커의 아류가 된다. 한 순간도 의식을 놓쳐서는 안된다. 놓친 순간, 서서히 혹은 갑자기 놓아버린다. 끊임없이 의식해야 한다.
복잡한 서사 구조를 떠나 이 영화의 인물들의 감정에 관객이 몰입하기란 힘들어 보인다. 생략과 절제가 과도하여, 인물들의 감정과 행위에 대한 설득력 마저 앗아간듯 하다. 인물들의 미묘한 내면을 따라가기에는 지나치게 표면이 부족하다. 너무 설명적이거나 친절해도 안되지만, 이 영화는 조금만 더 드러냈어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