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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죽거리 잔혹사 [dts] - [할인행사], (2disc)
유하 감독, 이정진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말죽거리 잔혹사는 대한민국의 억압적인 교육 환경 속에서 자란 남자라면 학창 시절에 한번쯤은 가져 봤을 욕망의 판타지이다. 극중 권상우는 두 권위와 싸워야 했다. 첫번째는 썩어빠진 교육이고 두번째는 양아치들이다. 권상우는 양아치들을 때려눕히고 이렇게 말한다. "대한민국 학교 다 좆까라 그래." 여기서 '학교'란 아마 저 두가지를 포괄하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 동시에, 영화는 그 억압적이었던 학창 시절을 추억한다. 그 선은 매우 어중간하다. '친구'나 '품행제로'처럼 '그냥 놀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랄한 비판'도 아니다. 영화는 권상우와 이소룡의 힘을 빌린 판타지로 가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 권상우는 학창 시절 많은 소심한 아이들이 꿈에서만 그치던 것을 실현한다. 이소룡처럼 강해져서 거대한 힘들을 응징하는 것. 감독도 학창 시절, 그런 것을 꿈꾸지 않았을까? 아니면, 영화 속 권상우처럼 실현했거나.
영화의 마지막은 '택시 드라이버'(어느정도 영향을 받았을 듯)를 연상하게 한다. 거울을 보고 혼자 지껄이고 수련을 하고 나서 악을 해치운다. 그리고 붉은 피를 쏟으며 소리친다. 이 멋진 장면은 실행에 옮기지 못한 많은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 척척 진행되던 각본대로다. 그렇기 때문에 말죽거리 잔혹사를 통해 대리만족의 희열을 맛 볼 수 있는 것이다.
영화는 이소룡(시대)에서 성룡(시대)으로 옮겨지면서 끝난다. 이렇게 시대는 바뀌지만, 지금도 대한민국 학교는 변한게 좆도 없다.